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된 인물 중 유일하게 불구속상태였던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관이 검찰의 세 번째 영장청구에 결국 구속됐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검사)은 15일 새벽 우 전 수석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구속했다.
권순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우 전 수석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권 부장판사는 "혐의사실이 소명되고 특별감찰관 사찰 관련 혐의에 관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우 전 수석은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재직할 당시 국정원에 지시해 공직자와 민간인을 광범위하게 불법 사찰한 혐의를 받는다.
특히 검찰은 우 전 수석이 자신의 의혹을 내사 중이던 이 전 특별감찰관의 뒷조사를 국정원에 시킨 사례를 사적 권한 남용의 대표적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그는 박근혜 정부의 이른바 블랙리스트에도 개입한 혐의도 받는다.
또한 우 전 수석은 검찰 조사와 법원 영장심사 때 국정원에 불법사찰을 지시한 적이 없으며 민정수석의 직무권한 범위에서 통상적인 업무를 수행했을 뿐이라고 항변했지만, 법원은 그의 범죄 혐의가 상당 부분 소명됐다고 판단했다.
앞서 검찰과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조사를 다섯 차례나 받았다. 이 과정에서 두 차례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법원에서 모두 기각됐으며 대부분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국정원 특수활동비 상납 의혹 사건과 관련해 주요 공직자들과 우 전 수석까지 구치소에 갇히면서 사실상 수사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우 전 수석은 지난해 12월 ‘최순실 게이트’ 5차 청문외에 증인으로 출석해 “박근혜 대통령과 김기춘 전 비서실장을 존경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그는 “박 전 대통령을 존경하느냐”는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문에 “존경한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일한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말을 믿었기에 존경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김기춘 전 비서실장에 대해서도 존경했다고 발언했다.
서울시정일보 박찬정기자 ckswjd2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