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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칼럼] 오노레 드 발자크의 환타지 소설 '영생의 묘약'이 경고하는 지나친 욕심의 부작용

[문학칼럼] 오노레 드 발자크의 환타지 소설 '영생의 묘약'이 경고하는 지나친 욕심의 부작용

  • 기자명 서울시정일보
  • 입력 2023.01.03 0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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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답게 주어진 것에 만족하고 순리대로 살아야 한다.

민병식 칼럼니스트
민병식 칼럼니스트

[서울시정일보 민병식 논설위원] 현대 환상 문학의 거장 이탈로 칼비노(1923~1985)는 저서 '세계의 환상 소설'에서 발자크, 호손, 디킨스, 모파상 등 대문호들도 판타지 소설을 즐겨 썼고 작품의 수준도 매우 뛰어났다고 밝히고 있다.

프랑스 사실주의 문학의 거장으로 꼽히는 오노레 드 발자크(1799 ~1850)는 51년간의 길지 않은 생애 동안 100여 편의 장편소설과 여러 편의 단편소설, 여섯 편의 희곡과 수많은 콩트를 썼는데 '영생의 묘약'(1830)은 '미지의 걸작'이라는 이름으로 나왔으나 한 권의 책안에 '영생의 묘약'과 '미지의 걸작' 이렇게 두 편이 들어 있다.

작품은 16세기 이탈리아의 한 부자 노인이 죽은 자들을 살려낼 수 있다는 동방의 약을 손에 넣는 것으로 시작한다. 이탈리아 도시 페라라에 방탕한 청년 ‘돈 후안 벨리데로’가 살았는데 엄청난 부자인 그의 아버지 ‘바르톨로메오’는 죽은 자를 살려낼 수 있는 '동방의 묘약'을 손에 넣었다. 이 약을 죽은 사람의 몸에 바르면 그 부위가 되살아난다는 것이다. 돈 후안은 아버지가 죽기 직전에 남긴 유언에 반신반의하면서도 시험 삼아 아버지 시신의 오른쪽 눈에 발라 보았더니 그 눈이 반짝 뜨며 살아났다. 공포에 질린 돈 후안은 아버지의 눈을 뽑아버리고는 장례를 지낸다. 아버지의 부탁을 저버리고 영생을 돕지 않은 것이다.

돈 후안은 막대한 유산으로 온갖 호사와 방탕을 만끽한 뒤 자신이 늙어 죽을 차례가 되자 이번에는 자신의 아들을 시켜 보관하고 있던 '영생의 묘약'을 바르게 한다. 그러나 죽은 뒤 되살아난 신체 부위는 얼굴과 오른팔뿐이었다. 아들의 실수로 신체의 일부만 살아난 것이다. 삶도 죽음도 아닌 존재가 된 그의 머리가 죽은 육체에서 떨어져 나와 자신의 시성식을 집전하는 사제의 머리를 물어뜯는다.

막대한 부와 묘약을 지닌 채 그는 거칠 것 없는 인생을 살았던 돈 후안은 아들을 순종적인 아들로 키워내고 자신의 아버지처럼 솔직하게 얘기하지 않는 영특함을 발휘하면서사 사는 동안 영생을 꿈꾸며 준비를 철저히 했다. 그러나 두 번째 인생을 준비하던 돈 후안은 과연 자신의 꿈을 이루었을까. 아버지를 죽음으로 몰아넣고 얻은 영생의 묘약은 그에게 어떻게 작용했을까.

결국 돈 후안은 얼굴과 오른 손만 남은 괴물이 되었다. 이 작품은 누군가로부터 소중한 것을 빼앗으면 그것이 어떻게 부메랑이 되어 다시 되돌아오는지 보여주며, 인간의 과대한 욕심이 어떤 부작용은 일으키는지 경고함으로써 사람답게 살 것과 주어진 것에 만족하고 순리대로 살아야한다는 교훈을 현재의 우리에게 말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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