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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칼럼] 마르틴 안데르센 넥쇠의 '종신형'에서 보는 '삶에는 정답이 없다’

[문학칼럼] 마르틴 안데르센 넥쇠의 '종신형'에서 보는 '삶에는 정답이 없다’

  • 기자명 서울시정일보
  • 입력 2022.11.08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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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과 이상 사이의 괴리를 어떻게 좁혀갈 것인가?
환경에 지배를 받는 삶이지만, 어떠한 선택도 가치는 존재한다.

     민병식 칼럼니스트
     민병식 칼럼니스트

[서울시정일보 민병식 논설위원] 마르틴 안데르센 넥쇠(1869-1954)는 덴마크가 자랑하는 최고의 소설가로 영화로 만들어진 '정복자 펠레'의 작가이도 하고 덴마크 최초의 사회주의 문학가로도 꼽히고 있다. 넥쇠는 가난한 집에서 11남매 중 넷째로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지는 일에 투입되어 어릴 때부터 갖은 고생을 하며 자랐다고 한다. 힘든 일을 하면서도 공부를 쉬지 않아 교사가 되었고 문학에 뜻을 두어 29세 때 단편집 '그림자'로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이어 발표한 '정복자 펠레'가 성공하면서 전업 작가의 길에 들어서 85세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글쓰기를 계속하여 30여 편의 작품을 남겼다.

주인공 ‘마티스 로우’는 늙은 부모에게서 태어난 것이 불만이었다. 어머니는 사십대였고 아버지는 그보다도 열 살이나 위였다. 마티스가 장난치고 노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부모는 무엇이든 하지 못하게 했고 마티스는 집을 나가고 싶은 생각과 자신을 붙잡는 늙은 부모라는 현실 속에서 갈등하지만 결국 그대로 머물러 어망을 손질하고 조그만 땅을 일구며 아무 기쁨도 느끼지 못하며 살아간다. 부모가 세상을 떠나면 넓은 세상을 향해 나아가리라고 결심하지만 자녀가 없는 숙부의 상속자가 되어 결혼을 하고 마을에 눌러 살게 된다. 아들 한스가 태어나지만 자신의 발목을 잡았다는 생각에 정을 주지 않았고 한스는 사랑을 베풀지 않는 아버지 마티스를 무서워한다. 어느 날 한스가 헛간에서 맷돌을 돌리며 물을 튀기자 마티스가 심하게 야단친다. 겁에 질려 우는 아들을 보던 마티스는 자신이 어린 시절 혼자 헛간에서 놀던 일을 떠올리며 아들을 달래고 함께 즐겁게 놀아준다. 이후 마티스는 아들도 자신처럼 환경과 관계에 묶여 부자연스러운 삶을 살게 될 것을 우려해 아들이 바다로 나가 훨훨 날아오를 수 있도록 하기위해 일자리를 수소문하고 드디어 선원으로 취직이 되어 마을을 떠나게 된 한스는 아버지에게 함께 떠나자고 하나 아들의 제안에 기뻐하면서도 마티스는 다시 ‘자기 감옥’으로 돌아온다.

주인공 마티스는 물론 우리 모두가 부모를 선택해서 태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누구나 태어나면서부터 자신을 둘러싼 환경에 지배를 받으며 살아가야 한다. 세상에 자신이 원하는 대로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작가 넥쇠는 우리도 모두가 주인공 마티스와 다름없이 세상의 종신형을 받은 존재이며, 그것은 우리 삶의 또 다른 이름임을 지적하면서 현실과 이상 사이의 괴리를 어떻게 좁혀갈 것인가에 대한 화두를 던지고 있다. 한 치 앞을 모르는 삶 앞에서 우리는 선택의 문제에 수시로 맞닥뜨리게 된다. 어떤 선택을 하든지 후회는 따를 수 있다는 것과 선택을 통해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으며 어떠한 선택도 가치가 있다는 것을 대해 작품은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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