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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칼럼] 레프 톨스토이의 '작은 악마와 빵 조각'에서 배우는 지나친 욕심 버리기

[문학칼럼] 레프 톨스토이의 '작은 악마와 빵 조각'에서 배우는 지나친 욕심 버리기

  • 기자명 서울시정일보
  • 입력 2023.01.16 10:16
  • 수정 2023.01.16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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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자기 욕심의 충족으로 행복추구는 곤란.

민병식 칼럼니스트
      민병식 칼럼니스트

[서울시정일보 민병식 논설위원] 러시아 문학을 대표하는 대문호 레프 톨스토이 (1828~1910)는 도스토예프스키와 함께 19세기 러시아 사실주의 문학의 정점이자 위대한 사상가로 여겨지는 인물이다. 안톤 체호프는 "톨스토이는 모든 이를 대변한다. 그의 작품은 사람들이 문학에 거는 기대와 희망을 모두 충족시켜 준다."라고 말했으며, 막심 고리키는 "한 세기에 걸쳐 체험한 것의 결과를 놀랄만한 진실성과 힘과 아름다움으로 표현했다."라고 말하며 톨스토이를 '세계 전체'라고 일컬었다.

러시아의 한 시골 마을에 농부가 살고 있었다. 그 농부는 가난했지만 매우 성실해서 새벽부터 저녁 늦게 까지 열심히 농사지으며 살아가는 사람이었다. 그는 씨를 뿌리고 쟁기질을 하다가 배가 고프면 느티나무 밑에서 외투에 싸놓은 빵 한 조각으로 점심을 때우곤 했다. 그런데 어느 날 점심을 먹으려고 느티나무 아래로 갔더니 놓아둔 빵조각이 사라졌다. 그는 할 수 없이 물로 허기진 배를 채우면서 말했다.

‘오늘 하루 굶는다고 죽지는 않겠지 누군가 나보다 배고픈 사람이 가져 갔을거야. 그 사람이라도 잘 먹으면 좋겠지.'

배고플 때 준비된 빵이 없어지면 분명 농부가 빵 도둑에게 악담을 퍼 부면서 죄를 지을 것이라고 생각한 작은 악마의 계략이었다. 그런데 농부는 오히려 빵을 훔쳐간 사람을 축복한다. 분한 작은 악마는 다른 작전을 세운다. 머슴을 자처하며 농부로 큰 수확을 거두도록 하고 농부에게 술 만드는 방법을 가르쳐 주어 쾌락을 알게 만든다. 농부는 이때부터 망가지기 시작한다. 많은 친구들을 초청하여 먹고 마시며 놀다가 만취하여 늑대처럼 변해 서로에게 사납고 거칠게 대하고 모두 산돼지처럼 변해 소리 지르며 인간이 아닌 짐승들이 되어간다.

이를 지켜보던 대장악마는 몹시 흡족하여 도대체 술에 어떤 약을 넣었기에 그토록 착하던 농부들이 저처럼 거칠고 사납고 더러운 짐승처럼 되게 하였느냐고 질문하자 작은 악마는 자신이 한 일이라고는 농부에게 필요한 양보다 더 많은 수확을 얻도록 한 것 밖에 없다고 하며 짐승의 피는 인간의 마음속에 항상 있다고 대답한다.

욕심이다. 하나를 가지면 둘을 가지고 싶고, 한 단계 오르면 또 두 단계, 세 단계를 오르고 싶은 것이 극히 인간적인 마음이다. 작품은 자신에게 주어진 것에 감사하고 안분지족(安分知足)하는 마음으로 살라고 충고 하고 있다. 배금주의와 황금만능주의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 맛난 음식과 커다란 집, 경제적으로 구애받고 싶지 않은 본능적 욕구를 부인하자는 것은 아니나, 욕심이 삶의 궁극적 욕망이 되어 불법을 저지르고 타인에게 피해를 주면서까지 자신은 행복해 지려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이기심과 악마적 속성은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며, 또 반성과 회개가 가능한 인간이기에 넘어지려 하다가도 바로서야 하는 것이다. 현실과 이상의 간격은 끝이 없을 것이다. 우리는 감사해야 하고 만족해야 한다. 인간답게 살아야 할 권리만 주장할 것이 아니라 의무도 이행해야 할 만물의 영장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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