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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칼럼] 오 헨리 '낙원에 들른 사람들'에서 보는 진정한 '욜로'의 의미

[문학칼럼] 오 헨리 '낙원에 들른 사람들'에서 보는 진정한 '욜로'의 의미

  • 기자명 민병식 논설위원
  • 입력 2024.01.09 15:05
  • 수정 2024.01.09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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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올 삶의 행복을 위해 열심히 고군분투하는 진정한 욜로

민병식 칼럼니스트
민병식 칼럼니스트

[서울시정일보 민병식 논설위원] 오 헨리(O Henry, 1862~1910)는 미국의 모파상으로 불릴 정도로 미국 단편소설의 최고로 일컬어지는 작가로 본명은 윌리엄 시드니 포터이다. 19세기에서 20세기 초반 도시 서민 생활을 소재로 유머와 애수가 넘치는 300편 가까운 작품을 썼으며 그의 작품은 갑작스러운 반전을 거쳐 예기치 못했던 대단원에 이르는 플롯 구성 방식으로 등장인물의 심리 상태나 감정보다는 극적인 사건에 좀 더 집중하며 반전의 이야기를 전개한다는 점에 있어서 특징이 있다.

뉴욕 브로드웨이의 로스터 호텔, 이곳은 최고의 시설과 최고의 음식,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한. 이 로스터 호텔에 매년 7월이면 ‘마담 엘르와즈 다르시 보몽’이라는 명함을 직원에게 내밀며 투숙하는 여인이 있다. 이 '보몽 부인'은 상류사회의 품위 있는 몸가짐과 예의 바르고 우아한 태도로, 이 부인이 벨을 누르면 호텔의 모든 종업원들이 앞을 다투어 그녀의 시중을 들려고 한다. 보몽 부인은 저녁 식사 때면 레이스로 장식된 앞가슴에 연분홍 장미가 꽂혀 있는 환상적인 이브닝 가운을 입었고 웨이터들로부터 존경에 가득 찬 시선을 받고, 영접을 받는다. ​보몽 부인이 투숙한지 3일 째 되던 날, 젊은 남자가 호텔에 투숙객으로 온다. 그는 잘생기고 단정했으며 세련된 모습의 헤럴드 패링턴이라는 사람이었는데 패링턴이 도착한 다음 날 보몽부인이 손수건을 떨어뜨렸고 패링턴이 손수건을 주워 준다. 그들은 발코니에서 잠시 대화를 나누게 되고 두 사람은 호텔에서의 휴식과 행복에 대해서 대화를 나눈다.

그리고 사흘이 지난 일요일 저녁, 두 사람은 발코니의 식탁에 앉아 대화를 나눈다. 보몽부인은 1달러를 꺼내 보이며 내일 아침 8시 휴가가 끝나면 8달러의 주급을 받을 때 까지 자신에게 남아있는 마지막 1달러이며 자신은 양말 가게에서 일하고 있는 점원이라고 밝히고 이 휴가를 위해 1년 동안 급료를 저축해왔고 지금 입고 있는 드레스는 75달러짜리 맞춤복으로 할부로 구입했으며, 이름 역시 보몽 부인이 아닌 매미 시비터라고 밝힌다. 일주일 만이라도 귀부인처럼 지내고 싶었고, 이제 그 휴가는 끝이 났으며 이제 직장과 세들어 사는 초라한 방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선생님을 좋아했기에 다 말씀드린다고 말한다. 그녀가 이야기를 마치자 해럴드 패링턴은 자신도 주급 20달러에서 조금씩 저축해서 호텔에 왔으며 내일 아침 상점 수금일을 하러 간다고 말하며 이름은 제임스 맥매너스라고 말한다.

최고급 호텔에서 휴가를 즐기는 남자와 여자, 서로 끌림을 느꼈지만, 알고 보니 전 재산을 털어서 휴가를 온 거다. 어쩌면 이 시대의 욜로족과 공통점이 있는 듯 보인다. 사전적 의미를 보면, 욜로는 ‘인생은 한 번뿐이다’를 뜻하는 You Only Live Once의 앞글자를 딴 용어로 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며 소비하는 태도를 말한다. 작품에서 이 시대의 아픔을 본다. 평생을 일해도 집 한 칸 장만하기 어려운 시대, 자신이 갖는 목표나 이상을 달성하기 보다는 먹고 살기도 빠듯하여 고군분투해야하는 시대, 우리도 작품의 주인공들처럼 현재의 충족을 위해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진정한 욜로는 현재에 집중하기도 하지만 미래에도 내가 원하는 것을 누릴 수 있도록 준비하는 것일 것이다. 지금을 살기도 빠듯한 우리,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위해서 소비하며 이를 통해 얻는 행복감을 바탕으로 더 나아가 앞으로 다가올 삶의 행복을 위해 열심히 고군분투하는 진정한 욜로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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