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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칼럼] 마크 트웨인의 '3만 달러의 유산'에서 보는 욕심이 가져오는 파국

[문학칼럼] 마크 트웨인의 '3만 달러의 유산'에서 보는 욕심이 가져오는 파국

  • 기자명 서울시정일보
  • 입력 2023.11.29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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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망 조절은 어려우며, 지나친 욕심은 결국 파국 초래

민병식 컬럼니스트
민병식 컬럼니스트

[서울시정일보 민병식 논설위원] 미국을 대표하는 유명 작가 중 한 명인 마크 트웨인(1835~1910)은 장편 소설을 쓰기 전에 이미 단편소설 작가로도 대단한 인기를 누렸는데 1865년 단편 ‘뜀뛰는 개구리’를 발표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본격적으로 단편을 쓰기 시작했고 여러 걸작을 남겼다. 마크 트웨인의 작품은 당대에도 문학성을 인정받으며 인기를 누렸고, 후대 소설가들에게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무라카미 하루키, 커트 보네거트, 리차드 브라우티건 등 여러 작가들이 마크 트웨인에게 영향을 받았고 이들 역시 훌륭한 단편소설을 발표했다.

단편 3만 달러의 유산은 자신의 경험을 담은 이야기기도 하다. 3만 달러의 거액 상속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소식을 들은 살라딘과 일렉트라 포스터 부부, 일렉트라는 아직 받지도 않은 유산을 상상으로 투자하여 상상 속의 주식 중개인에게 계속 가상의 지시를 내려 부부는 부자가 되었고, 그들이 상상한 포트폴리오는 24억 달러로 늘어난다. 환희에 도취 된 소박한 점원과 그의 아내는 크고 화려한 저택에서 생활하며 전용 요트를 타고 유람하는 꿈을 꾼다. 그러나 유산상속 소식은 장난으로 드러났고, 횡재는 생기지 않았다. 놀라서 할 말을 잃은 부부는 상심 하다가 죽는다.

우리는 실제로 돈을 버는 일 자체보다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더 많이 흥분한다. 복권을 사서 이것이 당첨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흥분감이 실제로 당첨되어 돈을 받는 것보다 더 큰 기쁨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데 뇌가 복권이 당첨될 것이라는 기대를 즐거워하기에 복권을 사는 것이다. 신경경제학자들이 인간 두뇌의 내부 활동을 추적하는 것이 가능해지기 오래전에 마크 트웨인은 거액의 상금을 기대하는 것이 상금을 받는 것보다 더 기분이 좋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초기의 회고록인 ‘고난의 길’에서 자신의 동업자가 1862년 네바다에서 은 광맥을 발견했을 때의 일을 회상한다.

“건전지를 몸에 연결한 것처럼 "밤을 꼬박 새우며, 샌프란시스코 중심부에 세울 예정인 2에이커 대지의 저택과 3년에 걸친 유럽 여행 계획을 머릿속에 아주 생생하게 그리는 동안 미래의 환상에 열중한 내 몸은 침대 위에서 빙빙 도는 것 같았다.”

환희에 찬 열흘 동안 트웨인은 서류상으로 백만장자였다. 그러던 중, 은 광맥에 대한 트웨인과 동업자의 소유권 행사가 법적인 절차에 의해서 갑자기 무효화 되었다. "울화가 치밀고 상심하여 가슴이 아팠던" 트웨인은 자신이 횡재를 했다는 의기양양한 기분을 결코 잊을 수가 없었다고 한다. 바로 이 경험으로 3만 달러의 유산’에서 같은 주제를 다시 제기하며 살라딘과 일렉트라 포스터 부부가 3만 달러의 거액을 상속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를 그린 헛된 몽상을 작품으로 희화화 한 것이다.

이 작품은 사람들의 탐욕을 조롱하고 부자가 되었다고 상상하는 것이 얼마나 허무한지를 보여주는 내용으로 마크 트웨인 자신도 그런 인물 중 한 명이었다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마크 트웨인 자신도 수많은 투기사업에 돈을 탕진하고 욕망에 몸을 맡겼다. 탁월한 문학작품을 쓸 만큼 충분히 지혜롭고 이미 부유한 상황임에도 횡재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과 행동에서 벗어나지를 못했다. 이 작품은 우리가 욕망을 조절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우며 지나친 욕심은 결국 파국을 가져온다는 것을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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