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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칼럼] 찰스 디킨스 '크리스마스 캐럴'이 말하는 이웃 사랑

[문학칼럼] 찰스 디킨스 '크리스마스 캐럴'이 말하는 이웃 사랑

  • 기자명 서울시정일보
  • 입력 2023.12.19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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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루지 영감의 회개와 반성을 통한 변모,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외치는 작품

민병식 칼럼니스트
민병식 칼럼니스트

[서울시정일보 민병식 논설위원] 셰익스피어에 버금간다고 평가되는 빅토리아 시기의 찰스 디킨스(Charles John Huffam Dickens 1812-1870)의 작품으로, 작가가 어린 시절 지독한 가난 속에서 살다가 성공한 문학가의 삶을 살면서 영국의 극심한 빈부격차와 서민들의 가난한 삶을 안타까워하면서 쓴 대표작 중 하나이다. 이 작품이 발표되었던 1840년대는 극심한 빈부격차로 가난한 이들은 생존의 위기의 시기로 당시는 런던의 빈민층 문제가 심각했는데 이 작품에서 얘기하는 자비, 공동체에 대한 생각, 친절에 대한 주제 등이 당시 독자들에게 많은 공감을 불러왔다고 하는데 1843년 당시, 초판 6,000부가 하루 만에 매진될 정도로 대단한 인기를 끌었고 이 작품은 디킨스를 위대한 영국 작가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우리도 어렸을 때 책으로 교회에서 연극으로 접했을 그 누구나 아는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보자.

스크루지는 동업자 제이콥 말리가 죽고 혼자 상점을 운영하고 있다. 오늘은 바로 말리가 떠난지 일곱 번째 되는 크리스마스 이브, 천하에 둘도 없는 구두쇠인 스쿠루지는 혹독한 추위의 크리스마스 이브이지만 사무실 직원 크래칫의 방에는 오직 한 덩어리 석탄 조각이 타고 있을 뿐이다. 스크루지는 모두가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인사하는 말을 귀찮게 여기며, 텅 빈 자기 집으로 돌아온다. 그날 밤 예전의 동업자인 말리의 망령이 나타난다. 망령은 "살아생전에 욕심쟁이요 구두쇠였기 때문에 쇠사슬에 묶인 채 이렇게 고생하는데, 너도 역시 마찬가지지. 그러나 네게는 구원의 길이 남아 있다. 내일 밤부터 하룻밤에 한 가지씩 너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보이는 망령이 나타나 네게 구원의 길을 가르쳐 주리라" 라고 말한 뒤 사라진다.

시계가 새벽 1시를 치자 첫 번째 유령이 나타나서 따라오라고 한다. 그것은 '과거의 크리스마스 유령'으로서, 그에게 어린 시절의 착했던 소년의 모습과 지금은 없는 착한 여동생 펜과, 그가 돈 때문에 버린 옛 애인이 행복한 가정을 이루어 사는 모습을 보여준다.

두 번째 유령은 '현재의 크리스마스 유령'으로서, 현재의 사무실 직원인 밥 크래칫(Bob Cratchit)의 가정을 보여준다. 박봉으로 찢어지게 가난한데도, 온 가족이 식탁에 둘러앉아 크리스마스의 사랑과 행복을 나누고 있다. 스크루지는 죽은 여동생의 아들, 조카 프레드(Fred)의 가정도 본다. 모두 스크루지를 욕하지만, 조카는 오히려 스크루지를 두둔하며 축배를 들었다.

세 번째 유령은 '미래의 크리스마스 유령'으로서, 스크루지가 차디찬 방에 홀로 죽어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의 죽음에 대해 마을 사람들은 슬퍼하기는커녕 오히려 기뻐한다. 장례식에 참석한 마을 사람은 아무도 없다. 교회 한 쪽에 마련된 자사의 초라한 묘지를 보고 스크루지는 흐느낀다.

이런 광경을 보고 충격을 받은 스크루지는 망령을 붙들고 필사적으로 자비를 구한다. 그러나 깨어 보니 그것은 꿈이었고, 때는 크리스마스 아침이다. 스크루지는 맨 먼저 할 일이 있었다. 서기 크래칫 네 집에 큼직한 칠면조를 보내고 뒤이어, 가난한 사람들을 위하여 많은 액수의 돈을 기부하고, 조카네 집으로 달려가 즐거운 크리스마스 만찬에 참석한다. 이 축복받은 크리스마스 이후 그는 완전히 다른 인간으로 바뀐다는 개과천선의 이야기이다.

사실 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의 시대에서는 작품 속 스크루지 영감보다 더 악하고 베풀줄 모르는 이들이 더 많을 것이다. '크리스마스 캐럴'을 통해 일깨우게 되는 크리스마스 정신은 바로 이웃 사랑의 정신이다.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돌아보고, 사랑을 베풀 줄 아는, 조금은 더 넉넉한 마음을 지닐 것을 우리에게 요구하는 것이다.

인간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고집이 세진다고 하는데 호르몬의 영향이라고 한다. 오로지 자기생각이 맞고 타인의 생각은 참고를 하나 절대 반영되지는 않는다. 찰스 디킨스는 이러한 점을 파악하고 괴팍하고 고집스런 늙은이, 스크루지 영감을 주인공으로 설정하고 절대 변하지 않을 것 같은 노인의 변화를 통해 사회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 인간성의 회복을 촉구한 것 아닌가 한다. 평생을 고집스럽고 자기 마음대로 살아온 타인에 대한 배려라고는 전혀 없는 스크루지 영감의 회개와 반성을 통한 변모는 모든 가진 자들이 어려운 이웃을 위해 자신의 것을 베풀고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들자는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지금의 대한민국을 향해 외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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