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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칼럼] 헤밍웨이 '누구를 위해 종은 울리나' 에서 공동의 선을 말하다

[문학칼럼] 헤밍웨이 '누구를 위해 종은 울리나' 에서 공동의 선을 말하다

  • 기자명 서울시정일보
  • 입력 2023.03.07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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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육강식의 전쟁과 싸움, 갈등으로 범벅된 오늘날의 지구촌에 경종 울려

       민병식 칼럼니스트
       민병식 칼럼니스트

[서울시정일보 민병식 논설위원] 스페인에 특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었던 어네스트 헤밍웨이(1899~1961)가 스페인 내전을 계기로 소설을 쓰게 되는데 바로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For Whom the Bell Tolls)'가 그것이다. 작품을 스페인 내전이 끝나던 1939년에 집필을 하였고 1940년 출판되었다.

1917년 러시아에서 볼세비키 혁명이 성공하고, 소련이 탄생하였는 바 이것으로 유럽의 자본가와 부르조아 들은 공포에 떨게 된다. 스페인은 여러 번의 쿠테타로 정국이 혼란스러운 가운데 당시 국왕이었던 알폰소 13세는 여론의 압박에 밀려 1936년 총선을 실시하고 그 결과 사회주의 노동당, 공화파, 공산당의 연합파가 승리, 과반의석을 차지, 결국 알폰소 13세는 이탈리아로 도망가고 스페인은 토지개혁, 은행과 대기업의 국유화, 노동자들의 대량파업 등으로 극심한 혼란기에 접어들게 된다. 1936년 7월 우파 정치지도자 칼보 소텔로가 암살되면서 이것을 빌미로 프랑코 장군을 비롯한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키는데, 이탈리아의 무솔리니와 국가 파시스트 당, 독일의 히틀러와 나치당이 쿠데타군을 지원하였고, 결국 스페인 공산당은 다른 국가에 지원을 요청 결국, 아나키즘, 사회민주주의, 공산주의, 극좌파, 자유주의를 아우르는 다양한 이념을 가진 3만 2천 명이 국제여단이라는 이름으로 맞서게 된다. 그러나 내전은 결국 쿠데타 군의 승리로 끝나고 그 수장인 프랑코는 1975년 자신이 죽을 때까지 권력을 잡는다

즉, 스페인 내전은 공화파가 집권하고 있던 중 이에 반발하는 프랑코 장군을 중심으로 하는 스페인 군부에서 반란을 일으켜 내전으로 확대된 전쟁이다. 헤밍웨이는 이 전쟁에서 파시스트에 대항하여 스페인 공화파에 가담하였고 앰블런스 운전기사로 참전하여 폭격을 받아 부상을 입었다고 한다.

줄거리는 아주 단순하다. 다리 폭파 임무를 부여받은, 파시즘을 혐오하는 젊은 미국 지식인의 3박 4일간의 전쟁 중 이야기, 스페인 세르비아에 있는 다리 폭파 임무를 부여받은 주인공이 지역 게릴라의 도움으로 완수하는 과정을 전지적 시점의 나레이션으로 풀어간 소설이다.

미국의 젊은 대학교수인 로버트 조던은 스페인 내전에 반(反)프랑코파의 골즈 장군 휘하의 게릴라 부대에 참가하고 세고비아 남쪽 과다라마 동굴지대에서 마리아라는 여인을 만나는데 그녀의 아버지는 시장으로 파시스트에게 총살당하고 자신은 강간을 당하였다. 마리아는 게릴라 부대의 대장인 파블로에 의해 구출되었지만, 정신적 충격에 빠져있는 상태였다. 조던과 마리아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가 되고 마리아는 조던과의 사랑을 통해 정신적인 충격에서 안정감을 되찾아가게 된다. 조던은 마리아와 함께 적군의 중요한 교량을 폭파하는 임무를 맡아 작전에 성공하지만 적탄에 맞아 쓰러진다. 심각한 부상을 입은 상태로 움직일 수 없게 되자 같이 남겠다는 마리아를 떠나라고 설득하고 홀로 남아 기관총을 잡고 동료들이 탈출할 수 있도록 돕는다.

헤밍웨이는 1930년대 경제 대공황과 스페인 내전을 겪으면서 삶을 긍정하고 공동체 의식을 표현하기 시작한다. 그 전까지는 전쟁에 대한 혐오 등에 대한 것이 작품의 주제였으나,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에서는 사회의식과 공동의 선에 대한 중요성을 표현한다. 주인공 조던은 개인을 희생하여 공동의 선을 지키려 하는 헤밍웨이의 주제를 대변하는 인물이다. 누군가가 죽었음을 알리며 울려 퍼지는 ‘종’과 같이,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운명으로 받아 들이고, 구호로만 부르짖는 것이 아니라 개인과 인류와의 관계, 지상에 벌어지고 있는 자유의 위기와 전 세계의 자유와의 관계, 개인의 무력함과 연대책임의 중요성 등을 이념으로 갈등하는 사회에 기꺼이 자신을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공동의 선을 강조함으로 약육강식의 원리로 전쟁과 싸움, 갈등을 일삼는 오늘날의 지구촌에게 경종을 울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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