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섬진강칼럼] 상식과 바름으로 변화를 선택해준 호남의 젊은이들에게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섬진강칼럼] 상식과 바름으로 변화를 선택해준 호남의 젊은이들에게 깊은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 기자명 박혜범 논설위원
  • 입력 2022.03.11 00:52
  • 수정 2022.03.11 00:53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 설명 : 올봄에 처음 피고 있는 섬진강 매화꽃이다.
사진 설명 : 올봄에 처음 피고 있는 섬진강 매화꽃이다.

[서울시정일보 박혜범 논설위원] 어제 저녁 출구조사가 발표되고 초반 개표를 보고 있는데, 서울에서 광고회사에 다니는 이른바 “이대녀”로 불리는 딸에게서 “전라도는 아직도 민주당이네”라는 단문의 카톡이 날아왔다.(뻔한 결과에 실망하고 있을 아비를 위로하는 차원.)

그래서 “안타깝게도 전라도는 여전히 민주당이다. 이제껏 그래왔듯이, 향후 50년 후 오늘도 오늘일 거라는 것 이것이 비극이다.” 라고 답을 보냈다.

내가 평생을 지긋지긋하게 보아온 민주당 일당독식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매번 묻지마 투표로 홀로 섬이 돼버린 전라도는, 앞으로 50년 후 딸이 지금의 내 나이가 되어 있을, 2072년 3월의 대선에서도, 전라도는 여전히 특정 정당에 묻지마 투표를 하고 있을 거라는 뜻이다.

밤을 새며 지켜본 대선의 개표 상황이 보여주고 있는 결론은, 지난 37년을 그래왔듯이 전라도는 처음부터 끝까지 부끄러운 묻지마 몰표였다.  

고질적인 영호남 지역주의를 바탕으로, 듣도 보도 못한 희한한 세대포위와 이대남과 이대녀로 갈라 친 결과인 0,73%의 승리에 가슴을 쓸어내리면서, 제20대 대통령 윤석열 당선을 축하하는 “사람은 역사를 만들고 역사는 사람을 만든다.” 제하의 글을 게재하였는데, 그 새벽에 동녘 하늘의 서광 같은 깜짝 놀랄 댓글 하나가 달렸다.

다음은 오는 6월에 실시되는 전남 곡성군 도의원 선거구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정치인이며, 특히 “2020년부터 (사)전국쌀생산자협회 사무총장과 대통령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농수산식품분과 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각종 농어촌 정책과 의제를 수립하고 있는 정홍균 선생의 댓글을 원문 그대로 옮긴 것이다.

어제 전남 최종 투표율 81.1% 가운데 이재명이 받은 86.1%(1,094,872표)와 윤석열이 받은 11,4%(145,549표)를 분석한 선생이 “제가 나름 주먹구구식으로 계산해보니 호남청년들의 기여도가 (지난 18대 박근혜 당선인 호남득표율 기준) 260,000표 중 15.6% 차지합니다. 호남 발전에 마중물이 되길 기대합니다.”고 결론을 짓고 있는 글을 읽어보면, 전라도 기성세대들은 물론 호남에서 득표에 실패한 국민의힘 당사자들 모두 생각해 볼 부분이 많다.

【호남 청춘들의 봄은 춘래불사춘이네요. 귀농 2년차 스물아홉 아들과 개표방송을 보면서 소위 이대남들의 마음을 이제야 쪼오끔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윤후보의 승리는 호남 청년들이 보내준 1%에 힘입어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전국판세 지도를 본 아들은 요즘 서울 청년들이 호남을 멀티세븐으로 비꼬는데 딱 맞아 떨어졌다며, 요즘 이대남 청년들의 언어인 취집, 공대남, 퐁퐁맨, 설겆이 등등 이해가 안 되는 말뜻을 아들로부터 설명을 듣는데 어른으로서 부끄러울 뿐이었습니다.

 부모와 자식세대 간의 세대갈등을 부추기는 정치, 젠더갈등을 부추기는 페미정치에 이대남들의 불만이 반영된 표라는 분석입니다.

행안부나 고용노동부, 복지부, 교육부에서 하는 일을 억지로 끌어다가 짜집기해서 만든 여가부는 굳이 없어도 된다며 최근 군대내 여군들의 남군에 대한 사조직화 사례와 여성할당제에 불만을 토로하는데 신체적 차이와 역할의 차이를 남성에 대한 역성차별로 이용한다는 불만을 듣고 성평등에 대한 고민을 다시해봅니다.

멀티세븐이 뭔 뜻이냐고 물어보니 게임 용어인데 마치 호남 유권자들의 몰빵 지형도가 그렇다며 약무호남 시무국힘이라고 아들 녀석이 매운 고추를 멕입니다.

밤새 가슴 졸인 것보다 이번 개표방송 덕분에 이대남 아들의 속내를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시대의 급소를 짚어주시는 최진석 교수님을 매우 존경하고 사숙으로 따르는 분이신데, 선생님 말씀처럼 이제 대한민국도 전술국가에서 전략국가로 변모해서 세계를 주도하는 중심국가로 이끌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대녀인 촌부의 딸은 서울에서 광고회사에 다니고 있고, 이대남인 정홍균 선생의 아들은 귀향하여 농사를 짓고 있는데, 여기서 눈여겨 보아야 할 것은, 전라도 출신으로 서로를 모르는, 이 두 20대 남녀가 서울과 전라도에서 투표를 하고, 똑같은 한탄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특히 개표방송을 보면서 정선생 부자가 나누었다는 이야기는, 윤석열이 전남에서 얻은 11.4는 사실상 20대들이 주도한 것임을 알 수가 있고, 그 젊은이들의 뒤에는, 철학이 있는 정치를 외치고 있는 철학자 최진석 교수가 있음을 알 수가 있다. 

이는 철학자가 펼쳐든 대한민국 읽기를, 젊은이들이 따라서 읽고 있는 것으로, 전라도가 이들에 의해 바뀌고 있으며, 바뀔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하는 고무적인 일이다.

“윤후보의 승리는 호남 청년들이 보내준 1%에 힘입어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나 싶다.”는 정선생의 독백은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한다.

끝으로 정선생 부자의 대화를 통해서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서울 출신인 윤석열이 전라도에서 득표에 실패한 이유가, 지역주의와 정파적 사고만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저작권자 © 서울시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