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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칼럼] 차마 전하지 못하는 이별의 인사

[섬진강칼럼] 차마 전하지 못하는 이별의 인사

  • 기자명 박혜범 논설위원
  • 입력 2021.07.02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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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 자욱한 아침 안개 속에서 또렷한 창문 밖 담장의 장미꽃이다.

[서울시정일보 박혜범 논설위원] 본시 꽃이란 화려하게 피었다가 이내 곧 시들어 저버리는 것이 섭리인데, 지난 유월 한 달 내내 한 송이 아름다운 꽃 붉은 장미꽃으로 피었다가 시들어버린 것이 몇 날인가

하마 벌써 저도 몇 번은 지고 말았을 일인데, 내 창문 밖 담장에서 아름다운 자태를 흩트리지 않고 붉은 꽃으로 피었다가 꽃으로 지고 있는 한 송이 장미꽃이 안쓰럽기만 하다.

뉴스를 보면 장마의 비바람이 몰려온다는데 걱정이다. 그동안 혹 참새라도 날아와 흔들어버리면 어쩌나 걱정을 했었고, 소낙비가 세차게 몰아칠 때도 걱정을 했었고, 가끔 거칠게 강을 오르내리는 바람이 불 때도 걱정을 했었는데....

이제 더는 힘들 것 같다.
장마가 몰아오는 비바람에는 견디지 못할 것 같다.

장마가 몰아오는 모진 비바람에 한마디 인사도 없이 이별하는 것이 싫어서, 좋은 날 다시 아름다운 꽃으로 환생하기를 바라는 내 마음의 간절한 기도를 이별의 인사로 미리 전하고 싶은데, 내가 더 슬퍼서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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