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정일보 박혜범 논설위원] 눈으로 보고 있어도 보이지 않는 것과
보이지 않아도 보이는 것에 대하여
뭔 소린지 듣고 있어도 모르는 것과
듣지 않아도 뭔 소린지 아는 것에 대하여
그럴 것이라고 짐작했던 것과
전혀 짐작하지 못했던 것에 대하여
궁금한 일을 묻고 싶은 것과
묻고 싶어도 침묵해야 하는 것에 대하여
영원히 변하지 않을 것 같은데 쉬이 변하는 것과
쉬이 변할 것 같은데 영원히 변하지 않는 것에 대하여
가끔은 흔들려도 좋은 것과
절대로 흔들려서는 안 되는 것에 대하여
안다고 아는 것이 아닌 것과
모른다고 모르는 것이 아닌 것에 대하여
생각하고 있었던 것과
미처 생각지도 못한 것에 대하여
그리고 마지막 내가 아둔한 것과
눈치가 없는 것에 대하여
헷갈린다.
지금 나는 창문 밖 운무를 바라보며 헷갈리고 있다.
섬진강은 안개를 삼키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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