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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칼럼] 쉼 없는 하늘 불식여천(不息如天)을 보면서 쓰는 글

[섬진강 칼럼] 쉼 없는 하늘 불식여천(不息如天)을 보면서 쓰는 글

  • 기자명 박혜범 논설위원
  • 입력 2023.12.19 00:56
  • 수정 2023.12.19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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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 날마다 때때로 순간마다 내 눈앞에서 나를 깨우치고 있는 글귀 불식여천(不息如天)이다
사진 설명 : 날마다 때때로 순간마다 내 눈앞에서 나를 깨우치고 있는 글귀 불식여천(不息如天)이다

[서울시정일보] 나의 정치적 정체성은 무엇일까? 여야와 좌우를 가리지 않고 쓰는 비판의 글로 불필요한 오해를 받는 나의 관점에서, 스스로 생각하는 나는 여당도 야당도 아니며, 보수도 진보도 중도도 아닌, 언제 어떤 상황에서든 바로 지금 나갈 방향, 필요한 답을 찾는 사람으로, 실상인 현실 현재를 중시하는 실사구시(實事求是)라고 생각하며 사는데….

그런 나를 안다는 친구는 나를 합리적인 보수라고 하고, 내 피붙이인 딸은 나를 합리적인 진보라고 하고, 또 어떤 사람은 나를 합리적인 중도라고들 하는데, 내가 생각해도 헷갈린다.

뭐 위안이라면 셋 모두 “합리적”이라는 말이 앞에 붙어서 좋긴 하지만, 이게 좋아할 일인지도 의문이다.

다음의 내용은 눈앞에 있는 쉼 없는 하늘 불식여천(不息如天)을 보면서, 나 스스로 과연 나는 어떤 부류일까를 생각하다, 현대 정치사를 통해서 내가 가진 지론을 밝히면, 어떤 평이 나올까 궁금하여 쓰는 글이다.

해방 이후 오늘 우리가 세계가 인정하는 자유민주의의를 바탕으로 역동적인 국가로 성장하여, 세계 10대 경제국으로 대접받으며 이만큼이라도 삶의 풍요를 누릴 수 있게 하여 준 인물들을 꼽으라면, 개인적인 사관이고 주의 주장이지만 다음 세 사람이다.

첫째는 박정희다. 6·25 전란과 부패한 여야 정치로 국민과 국토가 사실상 회복할 수 없는 깊은 상처를 입고 신음하고 있던 가장 암울하고 절박했던 시절, 혁명을 일으켜서 “하면 된다.” “우리도 할 수 있다.” “우리도 하면 된다.”라는 한마디로, 잠자는 국민의 역동성을 일깨워 국민 스스로 새로운 눈을 뜨게 함과 동시에, 무능과 불신을 가능성과 확신의 신념으로 바꾸어, 국민 스스로 절망의 구렁에서 일어서게 하면서, 단기간에 세계가 놀라는 역동적인 나라로 성장 발전시킨 박정희 대통령이다.

박정희 대통령이 서독을 방문하면서 깨달은 우리도 할 수 있다 하면 된다는 정신은 이후 우리 국민의 역동성이 되었고 대한민국의 역동성이 되었다.

부연하면, 1967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박정희 대통령이 재선 공약으로 천명 당선 이후 당시 (김대중의 전라도 푸대접이라는 호남 홀대론을 중심으로) 야당의 맹렬한 반대는 물론 내각인 경제기획원의 반대를 극복하고, 경부고속도로를 (1968년 2월 1일부터 1970년 7월 7일까지 2년 5개월만에 완공) 기획 완공한 역동적인 박정희 대통령의 결단력과 실행의 근원이 우리도 할 수 있다. 하면 된다는 마음의 생각 즉 정신이 시작이고 과정이고 완성이었다.

이 결단이 없었다면 이른바 한강의 기적은 없었을 것이며, 오늘 우리가 누리고 있는 삶의 풍요는 없다는 의미다. 모르긴 해도 공산화되어 있거나, 아니면 잘해봤자 사람들이 지금 우리나라로 돈 벌러 오려고 기를 쓰고 있는 동남아 어느 나라의 수준이 되어 헤매고 있을 것이다.

둘째는 유수호다. 1971년 박정희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다 체포된 부산대학교 총학생회장 김정길을 구속적부심으로 석방한 유수호 판사의 양심적인 판결은 이른바 피 끓는 젊은 학생들에게 민주화 운동을 지속할 수 있게 하는 계기와 힘이 되었다.

당시로서는 감히 나서지 못하는 대통령의 퇴진을 외치다 체포된 부산대 학생회장 김정길을 구속적부심으로 석방한 유수호 판사의 판결이, 이후 이어지는 부마사태와 6월 민주항쟁으로 이어지고 군사정권을 끝장내는 민주화 운동의 물꼬가 되었다는 의미다.

부연하면 조국 근대화를 이룬 박정희 대통령이 잠자는 국민의 역동성을 일깨운 “하면 된다.” “우리도 할 수 있다.”라는 정신이, 그대로 학생들이 박정희 정권에 저항하는 정신이 되고 역동성이 되었는데, 이는 유수호 판사의 판결이라는 연결통로 물꼬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체포된 부산대 학생회장 김정길을 석방한 유수호 판사의 판결은 권력의 힘에 막혀 방향을 잃고 무기력해진 학생 운동에 즉 지친 학생들에게 너희도 할 수 있다. 하면 된다고 깨우쳐주고 나갈 방향을 일러주는 집게손가락이 되었고, 학생들에게는 우리도 할 수 있다. 하면 된다는 학생 운동의 희망이 되었고, 역동성 즉 저항하는 힘으로 발현된 것이다.

셋째는 이건희다. 1993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신경영 선언으로 대변되고 있는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어 보자.”라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역동적인 슬로건으로 만년 하청업체인 삼성전자를 세계적인 초일류기업으로 바꾸었고, 동시에 대한민국의 국민정신을 업그레이드시키면서 산업구조를 바꾸게 한 이건희 회장이다.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꾸어 보자.”라는 이건희 회장이 선언한 역동적인 슬로건은 썩어빠진 정치와 방향을 잃고 침체하고 있는 경제는 물론 국민 모두에게 그렇지! 바로 그거다는 깨우침과 동시에 우리는 할 수 있다는 희망의 에너지 즉 다시 한번 해보자는 역동성으로 오늘에 이른 것이다.

지금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세계가 놀라며 열광하는 한류 자체가 지칠 줄 모르는 국민의 역동성 결과이고 위기 때마다 발휘되는 발상의 전환과 역동성의 결과다.

부연하면, 이제까지 그래왔듯이, 지금 국가와 국민을 위기로 내몰고 있는 저 썩어빠진 정치도 필연에는 역동적인 국민의 심판으로 정리될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이 무궁한 우주에서 가장 역동적인 것이, 쉼 없는 하늘이고, 쉼 없이 흘러가는 강물이고, 쉼 없이 일렁이는 바다이듯, 우리 국민의 역동성 또한 쉼 없이 발휘될 것이기에, 나는 우리 국민의 역동성을 믿는다.

위 언급한 세 사람이 내가 현대 한국사에서, 오늘의 대한민국을 있게 한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람들이고, 그들의 역사인데, 이 글을 읽은 사람들은 나를 여야는 물론 보수 중도 진보 셋 가운데 어느 부류라고 할지 모르겠다.

끝으로 내가 내 책상 정면에 걸어놓고 있는 유일한 단 하나 글귀가 쉼 없는 하늘이라는 네 글자 불식여천(不息如天)이다.

이 불식여천을 어떻게 해석하냐는 것은 사람들마다 다르겠지만, 스스로 쉼이 없는 하늘, 저 텅텅 빈 허공 푸른 하늘 자체가 역동적인 생명으로, 언제나 지금 바로 지금만 있을 뿐, 살불살조(殺佛殺祖) 즉 만나는 즉시 죽여야 할 부처도 없고 스승도 없으며, 과거도 없고 미래도 없다.

정리하면, 지나온 역사를 돌이켜보면 박정희와 유수호와 이건희 세 사람이 있었고, 우린 그 세 사람의 덕을 보고 있다는 것일 뿐, 즉 세 사람이 과거의 인습과 관습에 얽매이거나 현재에 머물지 않고 행하였듯이, 세 사람은 만나면 죽여야 하는 부처이고 스승이라는 것이, 나의 주장이고 개똥철학인데, 이런 나는 보수 중도 진보 셋 가운데 어디에 속하는 부류일까. 할 일 없는 밤 뜬금없는 생각이다.

봉산(鳳山) 문(門)이 없는 門 허허당(虛虛堂)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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