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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칼럼] 김주영 작가의 '아무도 모르는 기적'이 말하는 양심과 순수

[문학칼럼] 김주영 작가의 '아무도 모르는 기적'이 말하는 양심과 순수

  • 기자명 서울시정일보
  • 입력 2023.07.24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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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늘 지니고 다녀야 할 양심과 순수의 마음을 잃지 말라 경고
악한 사람들은 벌을 받고 착한 사람은 복을 받는다는 권선징악의 교훈

민병식 칼럼니스트
민병식 칼럼니스트

[서울시정일보 민병식 논설위원] 김주영(1939 ~ ) 작가는 경북 청송 출생으로 서라벌예대를 졸업하고 1971년 단편 ‘휴면기’로 월간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한국 문학사에 남을 걸작 ‘객주’를 내면서 작가로서의 명성을 얻었고 대표작으로 ‘천둥소리’, ‘활빈당’, ‘화척’, ‘야정’, ‘홍어’, ‘아라리 난장’, ‘멸치’, ‘홍어’ 등이 있으며 대한민국 문화예술상, 이산문학상, 대산문학상, 김동리문학상, 은관문화훈장 등을 수상했다.

객주를 쓴 작가, 소설가 김주영의 짧은 소설인 이 작품은 1950년대를 배경으로 한 설화에 근간을 둔 소설로 작가가 2018년에 펴낸 작품이다. 산골마을에 사는 여덟 살 준호는 아버지를 따라 시골 장터를 가게 되는데 아버지는 준호에게 새 고무신을 사주고, 주모는 어머니의 낡은 고무신이 떠올라 신발 좌판 주인이 조는 틈을 이용해 자신의 고무신과 어머니의 고무신을 바꿔치기 한다는 것이 그만 도둑으로 몰린다.

그 와중에 아버지를 잃어버리고 울면서 아버지를 찾아다니던 준호는 이웃인 삼복이 아저씨의 도움으로 화물트럭을 얻어 타고 낮선 아저씨들과 함께 집으로 향하는데 그 트럭에는 다양한 인간 군상 들이 있다. 야바위꾼, 장물아비, 가짜 약을 파는 약장수, 돌팔이 발치사, 썩은 생선을 속여 파는 생선 장수, 화류계 여인, 노름꾼, 잘난 체 하는 넥타이를 맨 신사 등이 타고 있었는데 어둠 속에 고개를 넘던 트럭 앞에 호랑이가 나타나 꿈쩍 않는다. 신사가 제안을 한다. 호랑에에게 바칠 재물이 필요하니 옷을 던져 호랑이가 그 옷을 물면 그 사람만 남기고 가자는 거다. 제일 먼저 도박꾼이 옷을 던지는데 호랑이는 물지 않는다. 호랑이는 어떤 사람의 옷도 물지 않았다. 장물아비는 준호가 신발을 훔쳐 갔다며 준호의 옷을 던져보자고 한다. 모두가 동의하고 준호의 옷을 던지자 호랑이가 덥썩 문다. 결국 보호해야 할 어린이인 준호를 아무 거리낌 없어 호랑이 앞에 내던지고 트럭은 고개 아래로 달려간다.

그런데 호랑이는 트럭을 따라간다. 준호는 트럭이 사라지자 가슴 안에 안고 있던 고무신도 잃어버린 채 간신히 집에 도착한다. 한편 아버지와 삼복이 아저씨는 계곡에서 트럭이 굴러 떨어져 산산조각 나고 여기저기 시신이 나뒹굴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삼복이 아저씨는 트럭 전복사고를 알리기 위해 마을로 갔다가 준호가 무사히 귀가했음을 알게 된다. 그런데 희한한 것은 두 켤레의 고무신이 준호네 집 앞마당에 가지런히 놓여있고 고무신에는 짐승의 이빨 자국이 선명히 나 있었다.

작품에 나오는 인간 군상들은 직업으로 보아도 세상의 더러운 때가 잔뜩 낀 협잡꾼들이다. 모두가 자신들이 살기 위해 어린아이를 호랑이에게 던져 버리는 비열함을 보이는 탐욕과 욕심에 찌든 어른들, 작품은 준호라는 아이를 등장시켜 어른들에게 그렇게 살지 말라고 경고한다. 트럭의 사고를 통해 악한 사람들은 벌을 받고 착한 사람은 복을 받는다는 권선징악의 교훈이 지금의 현대사회에도 통용이 될지, 준호를 지켜준 호랑이가 다시와도 이 혼탁한 사회를 정화시킬 수 있을지 의문점이 남는 이 시대, 작가는 우리들의 마음에 늘 지니고 다녀야 할 양심과 순수의 마음을 잃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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