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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칼럼] 대통령 윤석열과 여당이 사는 길은, 두 마리의 개를 동시에 잡는 것뿐이다

[섬진강칼럼] 대통령 윤석열과 여당이 사는 길은, 두 마리의 개를 동시에 잡는 것뿐이다

  • 기자명 박혜범 논설위원
  • 입력 2022.08.03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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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 두 마리의 개가 말 그대로 밥그릇 싸움을 벌이며 개판을 쳐버린 현장이다
사진 설명 : 두 마리의 개가 말 그대로 밥그릇 싸움을 벌이며 개판을 쳐버린 현장이다

[서울시정일보 박혜범 논설위원] 어린 시절의 기억이다. 해마다 여름 삼복이면 마을 사람들이 모여 개를 잡아 삶아 먹는데, 이게 보기엔 쉬운 일 같지만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다.

말 그대로 복날 개 패듯 한다는 말처럼, 몽둥이로 두들겨 패는데, 잘못하면 개에게 역습을 당해 사람이 되레 개에게 물려 크게 피해를 보기 때문에, 사나운 개일수록 사전 준비가 철저해야 하는 일이 이것이다.

한 가지 공통점은 마을사람들이 초복부터 말복까지 몇 번에 걸쳐 개를 잡아 삶아 먹는데, 먼저 잡을 놈을 고르는 기준이 이미 사전에 정해져 있다는 사실이다.

뉘 집 개를 막론하고 시도 때도 없이 짖어대며 동네를 시끄럽게 하는 정신 나간 놈이거나, 아니면 남의 집 닭과 토끼 등등 가축을 해치는 사나운 놈을 가장 먼저 잡는다. 한마디로 가족과 마을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는 놈을 가장 먼저 잡는다,

뉴스를 보면 여당인 국민의힘이 의원총회를 열어 권성동 원내 대표의 지휘 결재로 비대위 발족을 위한 수순에 돌입하였다 하는데, 보도되고 있는 과정과 절차를 보면, 점입가경으로 이런 가관이 없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위기에 처한 현재의 당 상황을 비상 상황으로 규정하고, 당을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기로 뜻을 모은 그 뜻이 누구의 뜻인지 알 수는 없지만, 명색이 의원들 각자가 헌법기관인 국민의힘 의원들이 부끄러움도 모르고 저러고 있는 꼴들이 우습지도 않다. 그저 저것들을 지켜보고 있는 국민들의 인내가 대단하다는 생각이다.

뭐 그래봤자 지들끼리 벌이는 밥그릇 싸움일 뿐이지만, 당이 처한 현재의 상황을 비상 상황으로 규정하고 비대위 구성에 찬성했다는 88명의 국민의힘 의원들이 비상 상황으로 보고 있는 그 비상 상황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저들이 내세우는 표면적인 이유는, 당 대표가 성 상납 증거인멸교사 의혹에 연루되어, 직무를 정지당한 작금의 상황을 지칭하고 있지만, 그건 지들의 이야기일 뿐이고, 문제의 심각성은 민심을 회복해야 하는 정치의 차원에서 보면, 국민들이 보는 비상 상황과는 결이 다르다는 것이다. 정확히는 지금 국민의힘 의원들이 의도적으로 비상 상황을 왜곡하고 있다는 의미다.

옛날 풍습으로 말하면, 복날 개 한 마리를 잡아 삶는데도 과정과 절차가 있고, 오늘날로 말하면 개 한 마리를 도살하는데도 정해진 법규가 있는데, 윤핵관의 핵심이며 민심 이반으로 비롯하는 이 모든 사단의 원인인 권성동이 조급해하며 서두르는 것은 인지상정으로 이해가 되는 일이다.

그러나 국민의힘 의원들이 권성동의 장단에 맞추어, 이미 제 스스로 명을 다한 병들고 미친 개 한 마리를 잡아 삶는 일에 저리도 쫓기듯 서두르는 것은, 권력 앞에서 말 잘 듣는 개보다 더 빠르게 꼬리치며 엎드리는 간도 쓸개도 없는, 썩어빠진 우리네 국회의원들의 속성이지만, 민심을 두려워하며 올바로 반영시키는 정치의 차원에서 보면, 본질을 보지 못한 것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옛날 개를 잡아 삶아먹는 복날의 풍습으로, 국민의힘 의원들이 벌이고 있는 짓들을 보면, 개를 잡아 삶아 먹는 일에는, 먼저 잡아야 할 놈과 나중에 잡아야 할 놈이 있는 것인데, 국민의힘 의원들은 먼저 잡아 삶아야 할 놈과 나중에 잡아 삶을 놈을 분별하지 못한다는 말이다.

국민의힘 의원들과 당원들이 알아야 할 것은, 대통령 윤석열과 여당이 사는 길은, 두 마리의 개를 동시에 잡는 것뿐. 지금 이 여름 삼복에 병든 개 한 마리를 잡아 삶는 일로는 바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도 없을뿐더러, 옳다고 인정할 국민은 이 땅에 없다는 사실이다.

국민의힘이 잃어버린 민심을 회복하기 위하여, 특히 대통령 윤석열의 지지율을 반등시키기 위해, 권성동 원내 대표의 지휘아래 벌이고 있는 삼복염천에 병든 개 한 마리를 두들겨 잡아 삶는 퍼포먼스로는 어렵다는 것이다. 턱도 없는 짓이다.

복날 기운 떨어진 마을 사람들을 위하여 개를 잡아야 하는데, 권력의 핵심인 대감댁에서 기르고 있는 사나운 개와, 저 혼자 천방지축 날뛰며 짖어대다 광견병에 결려 곧 죽게 된 자두나무집 이가네 병든 개와 둘 가운데 어느 놈이 더 나쁘냐고 물어보고, 그런 후 어느 놈을 먼저 잡는 것이 좋으냐고 물으면, 권력의 핵심인 대감댁 개를 먼저 잡고, 제 스스로 날뛰다 깊은 병에 결려 명을 다하고 있는 이가의 개는 쳐다보지도 않는다는 사실이다.

뭐 내버려 두어도 제 스스로 죽을병이 든 이가의 개는 나중에 잡아도 되는 일이고, 필요하다면 동시에 두 마리를 다 잡아서 커다란 가마솥에 넣고 삶으면 된다 할 것이다.

부연하면, 자신보다 백성들을 먼저 생각하고 덕으로 민심을 대하는 지혜를 겸비한 대감이라면, 마을 사람들을 불안하게 하는 자신이 기르는 사나운 개를 삼복의 복날 마을 사람들의 원기를 돋우는 복달임으로 기꺼이 내어 준다는 사실이다.

어렵게 생각할 것 없다. 하는 짓을 봐라. 이미 당 대표가 된 순간부터 본색을 드러낸 그대로 이준석 자체가 심각한 악성종양과 같은 것이지만, 이준석을 권성동에 비하면 국민들의 생각이 거짓말처럼 완전히 달라져버린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현상의 결과는 이준석의 지지와 윤석열의 부정평가로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한마디로 성 상납 의혹을 받고 있는 이준석보다, 윤핵관의 핵심으로 윤석열이 아끼며 챙기는 친구인 권성동이 보이고 있는 이해할 수 없는 작태들을, 더 나쁘고 심각한 악으로 보고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여당인 국민의힘이 민심을 회복하고 대통령 윤석열의 지지율을 반등시키는 답은 간단하다. 먼저 호가호위하며 권력을 독식 사유화하고 있는 권성동을 먼저 잡고, 이미 스스로 명을 다한 이준석은 나중에 잡으면 된다.

알기 쉽게 설명하면, 권성동이 원내 대표직에서 물러난 후 새로운 대표를 뽑아서, 그 대표로 하여금 비대위를 구성하면 되는 일이고 이것이 순리이며, 민심에 부응하는 정치이고 시대에 부합하는 정치다.

그렇게 하는 것이 사나운 대감댁 개와 자두나무집 이가네 병든 개 두 마리를 동시에 잡아 삶는 지혜이며, 이것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는 시작이며 상식과 정의를 바탕으로 하는 올바른 자구 노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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