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정일보 박혜범 논설위원] 찻잔 속에 든 암흑의 우주를 바라보면서
문득 한 가지 드는 의문은
한 조각 빛도 없는 깊은 어둠 저 암흑의 우주는
어디가 시작이고 어디가 끝이냐는 것이다.
저 깊고 깊은 심연의 우주가 암흑인 것은
신이 처음부터 빛을 창조하지 않은 것일까
아니면 신이 창조한 빛이
아직 우리에게 이르지 못한 까닭일까
옛 사람들이 한 티끌 속에 온 우주가 들었고
찰나의 생각이 영겁의 시간이라 하였는데
과연 저 암흑의 우주에서
시간과 공간은 무엇이고 어떻게 작용하고 있을까
걷기운동을 끝내고 카페에 앉아 땀을 식히는 잠시
한 잔의 에스프레소를 시켜놓고 바라보고 있으려니
찻잔 속에 깊고 깊은 암흑의 우주가 들었고
끊임없이 생멸하는 암흑의 별들이 아름답기만 하다.
저작권자 © 서울시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