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정일보 박혜범 논설위원] 굳이 젊어서 들었던 옛 사람들의 말이 아니라도
내가 한 세상을 살면서 느낀 것은
날마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하루는
그 누구도 피할 수 없고
어떻게든 살아내야만 하는 것이 하루고
그 하루가 우리네 인생이라는 것이다.
오늘도 이리 봐도 둘 데 없고
저리 봐도 줄 곳도 없는 하루
날마다 괜히 저 혼자 부산을 떨며 성화인
그래 봤자 딱히 쓸 곳도 없는 늙은이의 하루
들길을 걸어 비탈진 산길을 돌아 걷는데
산정마을 아낙네가 잡풀 우거진 봉산 뙈기밭을 매고 있다.
이른 아침부터 봉산 뙈기밭 쓸데없는 잡풀을 매고 있는 산정마을 아낙네의 마음이나
쓸모없는 해묵은 뱃살을 빼기 위해
산길을 걸으며 하루를 시작하고 있는 늙은 내 마음이나
생각해 보니 여름 뙤약볕 아래 힘들긴 마찬가지고 다 같이 하루를 살아내는 일들이다.
강물은 안개를 삼키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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