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리용호 외무상이 23일(현지시각)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미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과대망상이 겹친 정신이상자” “악통령” 등 북한 특유의 화법으로 원색적 비난을 가하자 이를 본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은) 리틀 로켓맨”이라고 맞받아치면서 북미 양국의 말싸움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
23일 북한 리용호 외무상은 유엔 기조연설을 위해 연단에 오르자마자 “4일 전 신성한 유엔회의장을 어지럽힌 미국 대통령이라는 자의 연설을 논평하고 본론으로 들어가려 한다”며 “망발과 폭언을 늘어왔기에 우리도 같은 말투로 대답하는게 응당하다”고 발언을 시작했다.
이는 지난 19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로켓맨’이라고 지칭하며, “미국과 동맹국에 위협이 된다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된다.
이어 리 외무상은 “트럼프는 망언으로 취임 8개월 만에 백악관을 수판알 소리 요란한 장마당으로 만들고 유엔 무대까지 돈과 칼부림 밖에 모르는 깡패들의 난무장으로 만들었다”면서 “권모술수를 가리지 않고 한 생을 늙어온 투전꾼이 미국 핵 단추를 쥐고 있는 위험천만한 현실이 국제평화에 최대 위협”이라고 발언을 이어갔다.
리 외무상은 트럼프 대통령의 계속된 ‘로켓맨’ 발언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트럼프는 상식과 정서가 온전치 못한 데로부터 우리 국가의 최고 존엄을 로켓과 결부해 모독하려 했지만, 오히려 그로 인해 그는 전체 미국 땅이 우리 로켓의 방문을 더욱 피할 수 없게 만드는 만회할 수 없는 과오를 저질렀다”고 말했다.
또한 최근 한국이 거론한 ‘북한 지도부 제거작전(참수작전)’을 의식한 듯 “미국과 그 추종세력이 우리 공화국 지도부에 대한 참수나 군사적 공격 기미를 보일 때에는 가차 없는 선제행동으로 예방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엄포를 놔 이목을 끌었다.
한편 이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리 외무상의 연설 후 바로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리틀 로켓맨’으로 칭하며 “(리 외무상이) 리틀 로켓맨의 생각을 말한 것이라면 북한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응수했다.
한반도의 전쟁위기가 갈수록 고조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쓸데 없는 ‘입싸움’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서울시정일보 서홍석 기자 suk158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