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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칼럼] 잊지 말아야 할 역사의 대상은 바로 우리들 자신 대한민국이지 일본이 아니다

[섬진강칼럼] 잊지 말아야 할 역사의 대상은 바로 우리들 자신 대한민국이지 일본이 아니다

  • 기자명 박혜범 논설위원
  • 입력 2023.03.17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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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 일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자위대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는 장면이다
사진 설명 : 일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자위대 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는 장면이다

[서울시정일보 박혜범 논설위원] 언제부터인지 알 수는 없지만, 한국과 일본의 사이를 이야기 할 때면, 긍정과 부정을 떠나 자유로이 전개되어야 할 모든 주제와 토론들을 블랙홀처럼 흡수해버리는 것이,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 는 말이다.

처음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이 말이 어느 시대 어느 나라 어떤 사람이 어떤 목적으로 한 말인지 알 수는 없지만, 그 의미를 해석하여 보면, 이유가 무엇이든 잘못된 과거를 잊어버리고 되풀이 하지 말라는 뜻이며, 그랬을 경우 대가가 가혹하다는 경고다.

문제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이 말이 내포하고 있는 잊지 말아야 할 역사의 대상이 무엇이냐는 것이다. 

알기 쉽게 한·일 관계로 설명을 하면, 잊지 말아야 할 역사의 대상을 과거 이른바 야만의 시대에 대한제국을 식민지로 만들어 지배한 일본이냐, 아니면 변화의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고 일본의 식민 지배를 자초한 우리들 자신이냐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해석하면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짧은 한마디 말에서, 잊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는 역사는, 타국을 침략한 일본임과 동시에 그런 치욕을 당할 수밖에 없었던, 우리들의 나라 대한제국의 잘못에 대한 반성과 경계가 함께 있다.

그러나 촌부의 생각은 좀 다르다. 길고 긴 역사 속에서 이어오고 있는 국가 간의 전쟁을 비롯한 온갖 정치사와 단체는 물론 공사(公私)를 막론하고, 잊을 만하면 반복되고 있는 역사의 원인을 살펴보면,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이 말이 강조하며 경고하고 있는 역사의 대상은, 이른바 승자를 향한 것이 아니고, 그렇게 당할 수밖에 없었던 자신과 자국의 나라와 민족에게 던지는 경고의 의미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국가와 국가 간의 전쟁이든 사업이든 공사를 막론하고, 이른바 승자인 가해자에게는 그 역사라는 것 자체가 빛나는 시대의 자랑거리가 될 뿐이므로 굳이 애써 잊지 말아야 할 이유가 없고, 그 대상이 되었던 상대에 대하여, 기억할 이유도 없을뿐더러 가치도 없는 과거의 일이다.

그러나 이유가 무엇이든 패배하고 치욕을 당했던 피해자의 입장에서 그 역사라는 것은, 절대로 잊을 수가 없을뿐더러, 잊어서도 안 될 일이기에, 그렇게 당할 수밖에 없었던 잘못에 대한 통절한 자기반성과 함께 이에 대한 끊임없는 교육과 대비를 자자손손 해야 하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고 가르침이기에, 잊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는 대상이 자신이며 자국과 자국민들이라는 것이고, 그래야 맞는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과거의) 역사로부터 배우지 못한 사람 또는 국가와 민족은 그것을 되풀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비유가 적절한지는 모르겠지만, 중국 춘추(春秋) 시대에 오(吳)나라의 왕 부차(夫差)가 아버지의 원수를 갚고자 섶에 누워 잠을 자며 복수를 꾀하여 월(越)나라의 왕 구천(句踐)을 항복시켰고, 패한 구천은 쓸개를 맛보며 복수를 꾀하여 다시 부차를 패배시킨 고사에서 유래한 와신상담(臥薪嘗膽)이, 잊지 말아야 할 역사의 대상이 무엇이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알게 하여 주는 좋은 본보기라 할 수 있다.

정리하면, 결코 잊지 말아야 할 역사의 대상은, 과거의 잘못을 잊고 다시 그 잘못을 반복하고 있는 나 자신이지 남이 아니다.

한·일 관계도 마찬가지다. 우리 민족이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할 역사의 대상은, 급변하는 문명과 시대의 조류에 대비하지 못하고, 우물 안의 개구리들로 살면서, 지들끼리 파당파쟁을 지어 날마다 싸움으로 지새면서, 임금과 전국의 벼슬아치들이 매관매직에 혈안이 돼버린 연유로, 나라라는 법과 조직 자체가 온갖 부정부패로 썩어서, 스스로 망해버린 우리들의 나라 대한제국이지, 그런 나라와 국민들을 거저주워서 식민지로 만든 일본이 아니다.

가만히 지난 100년의 역사를 돌아보면, 외세에 의한 해방과 건국이었고, 오늘 우리들이 이만한 자유와 문명을 누리며 살고 있는 것 자체가 또한 자유를 사랑하는 민주국가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음은 아무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나지 않은 내면과 이면을 보면, 치욕적인 식민지 신민으로는 살 수 없다며 일제에 저항하면서, 한편으로는 통절한 자기반성을 통한 깨달음이 가르치고 있는 실상의 존재인 일본이라는 현실을 절치부심하는 마음으로 따라 배워서 일본을 이기자며 끊임없이 국민들을 깨우친 간재(艮齋) 전우(田愚1841~1922년)선생을 비롯한 수많은 유명무명의 스승들과 애국지사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마침내는 지구촌을 쥐락펴락하고 있는 선진 7개국(미국·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캐나다·일본)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것은 물론 사실상 제8의 멤버로 초대되어 G7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나라가 된 것이다.

여기서 우리들이 정말 깊이 생각해야 할 것은, 세계의 정치와 경제를 좌지우지하고 있는 주요 7개국 정상회담의 멤버들인, 미국·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캐나다·일본을 보면, (캐나다 제외) 야만의 시대에 타국을 침략 식민지배에 혈안이 됐었던 국가들이었고, 동시에 2차 세계대전을 치고받은 전쟁 당사국들인데, 저들에게 식민 지배를 당하는 수모를 겪었고, 저들이 벌인 전쟁의 승패로 해방되었고, 저들의 세력다툼으로 국토와 민족이 둘로 쪼개진 대한민국이 어느새 저들이 무시하지 못하는 강국이 되어 확대된 G7의 일원으로 초대를 받아 참석을 하는 등 대접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결론을 지으면, 세상 어떤 철학 어떤 정치 어떤 이념이라 하여도,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말이 경고하고 있는 역사의 대상은 우리들 자신이지 남이 아니다.

해방 후 강산이 여덟 번을 변하고 있는 2023년 이 봄날의 한·일 관계를 보면, (사람들 저마다 평가가 다르겠지만) 분명한 사실은 일본은 과거의 제국주의 일본일지 몰라도, 오늘 우리들의 나라 대한민국은 과거 임금과 조정의 신하들이 뇌물로 벼슬을 사고파는 등 온갖 부정부패로 나라와 국민들이 통째로 썩어버렸던 무능한 이씨왕조의 나라 대한제국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난 시대에 저질렀던 온갖 살인과 약탈 만행에 대한 반성이든 사과든 그것은 당사자이며 가해자인 일본의 문제이지, 피해자의 후손들인 오늘의 대한민국이 강요할 문제가 아니고 강요해서 될 일도 아니다. 과거의 잘못에 대하여 반성 사과하지 않는 부끄러움까지도 일본의 몫이라는 말이다.

결코 잊지 말아야 할 역사의 대상은 잘못된 정치로 나라와 국민이 그런 치욕을 당한 대한제국의 후손들 바로 우리들 자신 대한민국이지 일본이 아니라는 것이다.

결론은 2023년 봄꽃들이 만발하고 있는 우리들의 나라 대한민국에게, 일본은 무시의 대상은 될 수 있어도,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며, 증오와 배척의 대상은 더욱 아니다. 그러므로 일본은 일본으로 두고, 대한민국은 G7과 함께 G8의 자리로 나가면 된다.

그런데 문제는 과거에 매몰되어 과거를 팔아 먹고사는 부류들과 온갖 부정부패로 썩어빠진 정치가 문제인데, 이러한 현상은 그 치욕적인 식민 지배를 자초했던 대한제국의 잘못을 다시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잘못된 정치 부패한 정치 이것이 오늘 우리 국민들이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할 역사의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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