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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칼럼] 강제징용 배상과 진실로 우리들이 생각해보아야 할 것들에 대하여

[섬진강칼럼] 강제징용 배상과 진실로 우리들이 생각해보아야 할 것들에 대하여

  • 기자명 박혜범 논설위원
  • 입력 2023.03.12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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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 촌부가 발굴 정리한 전남 곡성읍 동악산 항일의병과 독립운동의 자료집이다
사진 설명 : 촌부가 발굴 정리한 전남 곡성읍 동악산 항일의병과 독립운동의 자료집이다

[서울시정일보 박혜범 논설위원] 거두절미하고 지금 연일 뉴스를 도배하고 있는 일제의 강제징용(또는 동원) 배상에 관하여, 이른바 죽창가를 부르며 찬성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 저 사람들 저 많은 사람들 가운데 진실로 스스로 일제시대 이 땅에 살았던 민생들의 실상에 접근해 본 사람, 또는 연구해본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있는지 의문이다.

하는 소리들을 들어보면, 저 수많은 사람들 모두 다 아니다. 단언하건대 하는 것으로 보아서는 한 사람도 없다는 것이 촌부의 판단이고 결론이다.

이따금 촌부를 찾아와서 일제 강점기가 어쩠다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에게 해주는 이야기는, 여기저기서 들은풍월이 아니고 본인 스스로 관심이 있는 사람과 역사에 대하여 찾아보거나 연구해 보았느냐고 물으면서 다음의 질문을 하는데, 지금 뉴스를 도배하고 있는 사람들 모두에게 드는 의문이고 질문이다.

해마다 설을 쇤 이맘때부터 보리이삭이 여물 때까지, 이른바 춘궁기 때면 보릿고개를 넘지 못하고 국민들이 길거리에서 굶어죽는 참상을 끝내기 위한 박정희의 정치적 결단과 녹색혁명이 성공, 그 과시적인 효과인 산업화의 부흥으로 일자리가 생겨나기 시작하였고, 마침내 다수확과 맛을 겸비한 유신벼의 성공으로(1976년) 쌀의 자급자족을 이루어 내고 해마다 굶어죽는 사람들이 사라지기 시작한 70년대 말까지, 인건비 특히 20대 이하 청소년들과 어린아이들의 노동력에 대한 가치가 한 달 월급으로 또는 1년 연봉으로 얼마인지 아는 사람들이 몇이나 있을까?

가난한 집의 가장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이 포도청이라는 목구멍이었고, 그 가장들이 가족들의 목숨을 지키기 위해 선택하는 방법이, 호랑이보다 무섭다는 사람의 목구멍을 줄이는 것이었고, 그 대상으로 가장 순 쉬운 방법은 양식을 축내는 아이들 특히 여자애들을 (사실상 인신매매를 하였음,) 살림이 넉넉한 남의 집의 애 보기나, 때마다 밥을 해주고 침식을 보장 받는 식모살이, 또는 아들이 없는 집의 씨받이로 보내는 일들이었는데, 이러한 현상은 전국의 마을마다에서 흔한 일들이었다.

여기서 알아야 할 것은, 남의 집 애 보기나 식모살이는 그냥 먹고 사는 것이 주목적일 뿐 사실상 무임금이었다는 사실이다. 물론 후처나 애를 낳아주는 씨받이로 가는 얼굴이 제법 반반한 여자 아이들의 경우는 달랐다. 한마디로 요즘 말로 아파트 한 채를 받았다고 보면 된다.

자 그럼 여기서 우리들이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은, 그렇다면 일제 강점기에 일본 천황의 신민(臣民)으로 살았던 나라도 없고 임금도 없었던 이 땅의 사람들은 어떤 삶을 살았느냐는 것이다. 민생이 어떠하였느냐는 것이다.

젊은이들은 물론 특히 노동력을 갖춘 청소년들과 여성들에게 부여된 역할과 그들이 자발적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이 무엇이었고 그들의 지식과 노동력은 물론 인격을 포함하는 가치는 어떤 평가를 받고 있었느냐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그들이 속한 가족이라는 자신의 가정과 총독부 치하의 정치에서 어떤 가치로 평가되고 있었는지를 아느냐는 것이다.

부연하면 지금 거리에서 죽창가를 외치고 있는 사람들은 일제 강점기를 어떠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는지 할 수만 있다면 현장에서 직접 물어보고 싶은데 아쉽다.

이야기를 정리하는 차원에서 설명하면, 압축하여 일제 강점기 36년과 해방 후 박정희의 산업화와 녹색혁명이 성공하여 국민들이 굶주려 죽는 고통을 면한 76년까지 31년을 비교하여 즉 해방 전 일제 36년과 해방 후 30년 세월 둘 가운데 사람의 가치 특히 여성들 가운데 10대 여자 아이들에 대한 가치가 어떤 가치로 어떤 평가를 받고 있었는지를 알 고 있으며, 만일 안다고 한다면 그렇다면 둘 가운데 어느 30년이 더 좋았느냐는 것이다.

만일 일제시대 36년이 사람의 가치를 특히 노동력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여 매달 월급을 얼마씩 푸짐하게 주면서 사람을 대접해준 정상적인 시대였다 한다면 지금 거리에서 반일의 죽창가를 부르고 있는 사람들의 주장이 옳고 맞는데, 문제는 만일 그렇다고 한다면 일제시대 36년이야말로 단군 이래 유일한 태평성대였다는 역설이 돼버리고, 일제는 한민족에게 은혜를 베푼 은인이 돼버린다는 사실이다.

안타깝게도 지금도 뉴스를 도배하며 쏟아내고 있는 저들의 주장들은, 역설적으로 해방 후 독립한 대한민국의 30년보다, 해방 전 일제시대 36년의 세월이 더 살기 좋았다는 증명을 하고 있는 꼴이 돼버렸는데, 이걸 이 참담한 노릇을 어찌해야 하느냐는 말이다.

지금 정치적으로 끝을 맺지 못하고 있는 강제징용의 문제에 대하여, 나름의 결단을 내리고 있는 윤석열 정부에게 찬성하고 있는 사람들과 그 반대편에서  반대를 주도하고 있는 야당과 사람들 모두에게 반드시 숙고하며 명심하라고 일러주고 싶은 것은....

진실로 사람을 닥치는 대로 강제로 연행하여 끌고 간 강제징용이 있었느냐는 것과 함께, 강제징용이 있었으면 언제부터였고, 그 필요가 무엇이었고 대상이 어떤 사람들이었느냐는 것이다

부연하면, 차후 자세히 기술할 기회가 따로 있겠지만, 촌부가 당시의 사람들을 직접 만나 의견을 듣는 등 연구에 의하면, 강제징용이 태평양 전쟁 이전에는 없었고 이후에는 있었다. 단 전쟁을 수행할 능력이 있는 장정들을 대상으로 하였다.

문제는 강제징용의 배상에 대하여, 국가적 차원은 물론 민족의 정기를 바로 세우는 차원에서라도, 반드시 생각해보아야 할 것은, 당시 일본으로 건너갔었거나, 또는 국내에서 일본인의 회사에 취업했거나, 또는 총독부 정치에 응했던 사람들 가운데는, 먹고 살기 위해 자발적으로 응했던 사람들도 있고, 특히 악질적인 친일적 사고를 가진 사람들이 태반이었는데, 그 모든 사람들을 강제징용이라 하는 것이 맞는 것이며, 그렇다고 한다면 이게 자신들이 주장하고 있는 친일청산에 부합하느냐는 것이다.

게재한 책 『천간지비 동악산』은 촌부가 발간한 것으로, 오래전부터 섬진강유역 항일의병과 독립운동의 역사를 발굴 연구하면서, 그 유적들을 지키고 보호하기 위하여, 가산을 탕진하다시피 하면서, 은밀하면서도 조직적으로 이루어졌던 항일의병과 독립운동에 관한 역사다. 이러한 역사를 후대에 전하는 자료로 남긴다는 차원에서, 관련 책들을 발간한 촌부의 입장에서, 강제징용 배상에 관한 결론은 다음 세 가지로 간단하다.

첫째는 민족문제연구소가 1994년 계획을 발표하고 2001년 친일인명사전편찬위원회가 구성되면서 편찬 작업이 시작되어, 2009년 11월 6일 3권으로 된 인쇄본으로 발간한 “친일인명사전”을 촌부는 절대로 믿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대단히 작위적이고 실상을 외면한 정치적인 것으로 가짜를 진짜로 만들고 진짜를 가짜로 만들어버린 아주 잘못된 것이다.)

둘째는 만일 촌부가 일본의 정치를 조언하는 사람이라면, 또는 그만한 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차라리 한국과 단교를 할지언정 절대로 배상에 응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알기 쉽게 설명하면 일제 강점기 식민통치에 대하여는 선린우호의 차원에서 열 번 백 번이라도 사과를 하지만, 지금 요구되고 있는 강제징용 배상에는 절대로 응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마지막 셋째는 무엇이 어찌됐든 친일 청산의 문제에서 가장 심각하고 중요한 것은, 지금과 같은 이른바 애국과 진보로 위장된 친일청산은 일시적으로 특정한 정파의 선동과 자신들이 바라는 정치에 성공할 수는 있을지는 몰라도, 역사적 사실에 부합하지도 않을뿐더러, 국가와 민족이 미래로 발전하여 나가는 차원에서 보면 백해무익한 것이다.

무엇보다도 이런 식으로는, 백 년이 가고 천 년이 가도, 절대로 일본을 극복하지도 못하는 것은 물론 일본을 이기는 일은 꿈조차도 꾸지 못하는 불가능한 일이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우리들이 스스로 만들어 우리 자신들을 죽이는 것은 물론 후손들까지 죽이는 올가미라는 말이다.

강물은 안개를 삼키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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