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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칼럼] 우리들이 용기를 가지고 직시해야 할 역사의 기록을 보면서

[섬진강칼럼] 우리들이 용기를 가지고 직시해야 할 역사의 기록을 보면서

  • 기자명 박혜범 논설위원
  • 입력 2023.03.15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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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 우리들이 용기를 가지고 직시해야 할 역사의 기록 청호 유인수 선생의 “의병지명(義兵之名)”이다.
사진 설명 : 우리들이 용기를 가지고 직시해야 할 역사의 기록 청호 유인수 선생의 “의병지명(義兵之名)”이다.

[서울시정일보 박혜범 논설위원] 게재한 사진은 촌부가 앉아있는 여기 섬진강을 거슬러 조금 올라가서, 산과 강이 마주하고 있는 전남 곡성군 오곡면 천덕산 기슭에 은거했던 구한말의 애국지사 청호(靑湖) 유인수(柳寅秀 1860년 ~ 1927년)선생이 남긴 글 유고집(遺稿集) 396페이지 제목 “의병지명(義兵之名)” 해석하면 “의병이라는 이름”을 촬영한 것이다.

선생은 2001년 8월 15일 대통령 김대중으로부터 받은 건국포장(제1839호)을 받았는데, 당시 조선의 선비이며 항일의병장이었던 면암 최익현 선생을 스승으로 모시고 의병활동을 도왔던 선생이 남긴 글들을 읽어보면, 한마디로 개돼지보다 못한 삶을 살고 있는 참혹한 민생들의 참상에 가슴을 치는 이야기들이 많지만, 그 가운데 의병의 이름을 팔아 자체 경비가 허술한 만만한 마을들을 찾아다니면서, 살인과 약탈과 방화를 일삼으며 민생들을 도탄의 구렁으로 몰아넣은 “의병이라는 이름”의 내용은 가히 충격적이다.

선생은 “의병지명” 글의 말미에 “그래서 백성들의 도탄에 빠짐이 갈수록 심하였다.”며 안타까운 탄식을 하였는데.....

이로부터 120여년이 지난 오늘, 정작 끔찍하고 심각한 문제는, 청호 유인수 선생이 목격하고 알고 있는 떼강도들, 나라가 망해가던 시절 목적하는 재물을 빼앗기 위해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살인과 부녀자들을 겁탈하는 등 약탈과 방화를 일삼으며 백성들을 도탄의 구렁으로 몰아넣었던 이 떼강도들이, 해방 후 거의 모두 사실상 100% 다 항일의병과 독립운동가로 포상되었고, 더욱 기가 막히는 일은 대대로 후손들에게 받들어 본받아야 할 귀감으로 찬양 교육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부연하면 모든 기록들을 자료로 확보하고 있는 일본의 입장에서 보면, 하품이 나오는 일들이고, 비웃음거리만 되고 있는 일들이 이것이다.

며칠 전 촌부가 쓴 “강제징용 배상과 진실로 우리들이 생각해보아야 할 것들에 대하여” 제하의 글은, 청호선생이 목격했고, 촌부가 연구 발굴한 일제 강점기를 살았던 당사자들의 증언을 통해서 알게 된 진실과 그리고 80년대 이후 조직적으로 벌어진 강제징용 배상운동의 과정과 촌부가 직접 목격했던 사람들의 말 바꾸기 등등 사실을 바탕으로 쓴 것이다.

요약하면 촌부의 주장은 우리가 일제 강점기에 대한 일본의 책임을 제대로 물으려 한다면, 무조건 일본에게 반성과 사과를 요구하기 전에, 우리들 스스로가 통절한 자기반성을 통한 사실을 근거로 해야 한다는 뜻이었는데, 언제나 그렇듯 다시 또 일방적인 인신공격과 매도를 당하고 있으려니, 봄날의 하루가 언짢기만 하다.

사랑하여 결혼한 부부도 서로 싸우고 원수가 되는 일들이 다반사고, 부모와 자식도 서로 싸우고 죽이기도 하는 것이 우리네 인간사인데, 국가와 국가의 관계에서 침략전쟁은 말할 것이 없는 일이다.

알기 쉽게 설명하면, 이재명을 보라, 죽은 놈이 바보지 산 놈은 바보가 아니다. 무엇보다도 언놈이 옳고 그르냐를 떠나서, 지지하는 부류들마다 죽은 놈과 산 놈에 대한 평가가 다르고, 그 차이가 천양지차이듯, 일본과 한국의 관계 즉 가해자와 피해자로 구분되던 식민시대를 두고 벌이고 있는 논쟁 역시 똑같다는 사실이다.

지금 첨예한 논쟁거리가 되고 있는 강제징용의 문제 역시 똑같은 것으로, 일본의 관점과 피해자라며 배상을 요구하는 사람들의 관점이 다르기 때문에, 즉 주장하는 사실 자체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합리적인 판단과 합일이 불가한 것이다.

분명히 말하지만 촌부는 털끝만치라도 일제시대를 미화하거나 용인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한마디로 내 스스로 이야기하는 것이 쑥스러운 일이지만, 과거 촌부가 쓴 책을 두고, 친일청산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떤 것이 진정한 친일청산인지를 잘 보여주는 책으로, MBC문화센터(미래를 보는 아이들)에서 식민청산과 친일 등에 대한 의미 있는 작업이자 첫걸음이 될 것이라며, 추천도서로 추천을 했을 정도로, 나름 사실을 바탕으로 객관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을 여기에 밝힌다.

끝으로 촌부가 이 땅의 젊은이들에게 한 번 생각해 보기를 권하는 것은, 일제가 이 땅에 발을 딛기 전 조선말기 철종과 고종의 시대를 살았던 민생들과 일제시대를 살았던 민생들의 생활에 대하여, 스스로 잘못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숙고하여 보라는 것이다.

결론을 지으면, 지상 최고의 낙원인 조선과 백성들을 일제가 식민지와 신민으로 만들어버린 연유로, 아름다운 국토와 백성들이 다 함께 피폐하여버렸다는, 정말 웃지 못 할 주장은 문명한 세상의 조롱거리만 될 뿐이고....

이유가 무엇이든 스스로 자신이 원하여 일본으로 갔다고 하면서, 이것을 강제동원 강제징용이라며, 배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것으로, 이처럼 사실이 뒤바뀌고 왜곡된 일방적인 주장으로는, 일본정부를 압박하는 것은 고사하고, 잘못된 전쟁으로 수많은 인명을 살상한 과거의 일본에 대하여 반성하고 사과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선량한 일본국민들과 국제사회의 호응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 그동안 우리들이 목격하고 있는 현실이고, 지금도 그것을 확인하고 있는 참 재미없는 봄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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