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섬진강칼럼] MBC가 폭로한 김건희의 목소리를 듣고

[섬진강칼럼] MBC가 폭로한 김건희의 목소리를 듣고

  • 기자명 박혜범 논설위원
  • 입력 2022.01.17 21:36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 설명 : 지리산 화엄사 동백꽃
사진 설명 : 지리산 화엄사 동백꽃

[서울시정일보 박혜범 논설위원] 어제 MBC가 폭로한 김건희 녹취록에 관한 전체적인 촌평을 하자면, 그냥 세상물정 모르고 제 할 일만하는 재미없는 남편의 성공을 위해서, 나름 뭔가를 열심히 챙겨주려고 애를 쓰고 있는 여자, 흔히 보는 잘 아는 친구의 마누라, 또는 이웃집 아줌마였다.

전직 검찰총장 부인이고, 대선후보 부인이라는 체면을 생각하는, 좀 더 그럴싸한 정제된 말로 내숭을 떨어댈 것이라는, 뭐 상상했던 것보다는 조금은 낯설지만, 솔직함을 넘어 시원하고 털털한 어투는, 흔히 하는 말로 생각보다는 좀 센 여자의 거침없는 수다 정도였다.

한 가지 안타까운 것은, 만약 슬하에 자식이 있었다면, 이른바 자식에게 인생을 몰빵하고 있을 강남의 여자였을 것인데, 자식이 없어 부부 단 둘이만 살다보니, 자식에게 갔어야 할 관심이 남편에게 간 것뿐이며, 그 결과 이런 수모를 당하고 있다는 인간적인 고통과 아픔이 있다는 것이다.

정리를 하면, MBC가 호기롭게 폭로한 김건희 녹취록은, 태산이 떠나갈 듯 요동쳤으나 뛰어나온 것은 쥐 한 마리뿐이라는 고사 그대로, 그 쥐 한 마리에게 MBC가 놀아나고, MBC는 국민 전체를 상대로 시청률 장사를 했다는 것 그것이 전부였고, 이에 대하여 MBC가 치러야 할 대가는 혹독할 것이다.

다음은 김건희가 속았느냐는 문제다. 7시간 분량 전체를 다 들어보지 못해 뭐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법률적인 위법 여부는 논외하고) 김건희를 잡으려고 작심하고 달려든 기자라는 사람과 김건희 둘 가운데 누가 속이고 누가 속았느냐는 것인데, (촌부의 느낌은) 김건희를 잡는 낚시는 기자가 기획하고 실행했지만, 결론은 그것을 간파한 김건희에게 역으로 기자가 자신이 던진 떡밥을 덥석 물고, 낚여버린 물고기 신세가 돼버렸다는 것이다.

특히 민주당과 이재명의 입장에서 보면, 이재명의 형수 욕설과 그 부인 김혜경의 녹음 파일을 공개 방송하라는 야당의 압력과 여론에, 기름을 붓고 불을 지른 꼴이 돼버린 것은. 쉽게는 회복되기 어려운 일이라는 사실이다.

다음은 언급한 사안에 관한 폭발성이 있느냐는 것인데, 박근혜는 썩어빠진 보수가 탄핵했다는 것과, 조국의 적은 민주당이라는 것, 그리고 안희정은 억울한 부분이 있다는 것과, 대선후보 윤석열은 문재인이 만들었다는 것, 이것들 모두는 특별할 것이 없는 것으로, 정파를 달리하는 사람들마다 견해가 다르겠지만, 한 가지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정파를 떠나고 남녀를 떠나, 국민들이 가지고 있는 보편적인 생각이며, 촌부 또한 동의하고 있는 것으로, 별것 아니라는 것이다.

부연하면, 안희정이 억울한 부분이 있다는 말꼬투리를 잡아, 어용 단체들을 동원 정치 쟁점화를 할 수는 있을지 몰라도, 처음 사건이 드러났을 때부터, 대부분의 여성들이 하고 있는 이야기에 불과하므로, 민주당에서 뻥튀기를 시도할 수는 있어도, 별 의미는 없을 것이다.

어떤 측면에서는 입이 있어도 말하지 못하고 있는, 국민들의 속을 시원하게 하여준 부분도 있음은 사실이다. 특히 결과론적으로 당시 쉬쉬하며 떠돌던 이야기 즉, 전라도 출신 총리 이낙연이 검찰을 시켜서, 강력한 대권 경쟁자가 될 조국을 제거했다는 이야기가 사실이 아니었음이 명백하게 드러난 것은, 의외의 수확이다.(이낙연이 김건희를 업어줘야 할 일이 돼버렸다.)

문제는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것이다. 이른바 여자가 나대는 꼴을 못 보는 전통적인 국민정서가 중요한 변수이지만, 같은 여자이면서도 여자가 나대는 꼴을 더 눈꼴셔하며 못 보는 여자들이, MBC가 폭로한 김건희의 목소리를 어떻게 들었느냐는 것이다.

이런저런 생각들을 해보면, 결국 김건희에 대한 판단과 심판은 국민들의 몫이 돼버렸고, 그 판단을 좌우하는 것은, 남편인 윤석열이 부르는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 한 곡이 될 것인데.....

본래 부부란, 서로가 상대의 부족함을 채워서, 비로소 온전한 일심동체를 이루는 존재인데, 과연 윤석열이 부르는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가 사랑하는 아내의 부족함을 완벽하게 채우고, 그것이 3월 9일 투표에서 어떤 평가를 받아, 어떤 결과로 나타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조언을 한다면 “그럼 마누라를 버리란 말입니까?”는, 20년 전에 노무현이 써 먹은 특허품이라 사용할 수가 없음으로, 이에 버금가는 한마디를 찾아서 아내에게 바치는 노래의 가사로 붙여야 할 것이다.

하다못해 신파극의 대사처럼, “일체 변명하지 않겠습니다.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 다만 별 재미없는 남자인 저를 사랑해준 여자이고 제가 사랑하는 아내입니다. 어떤 잘못을 했든 늦장가든 저를 위해서 한 일이고, 제가 사랑하는 아내입니다. 철없는 제 아내의 잘못에 대한 책임은 제가 지겠습니다. 모든 책임은 저에게 물어주십시오. 달게 받겠습니다.” 등등 최소한 국민들의 심금을 울리는 적절한 사과의 문장은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인데......

뭐니 뭐다 하여도 촌부의 관심은 하나다. “그럼 마누라를 버리란 말입니까?” 이 한마디로 모든 상황을 반전시켜버린 노무현처럼은 아닐지라도, 날고 긴다는 천하의 인재들이 다 모였다는 윤석열 선거캠프 특히 이준석이 큰소리치고 있는 홍보팀들이, 김건희의 녹취록으로 야기된 위기를 어떻게 반전시킬지, 기획과 연출을 비롯한 작문의 실력을 볼 수 있는, 참 좋은 기회라는 것이다. 재밌게 지켜볼 일이다.

저작권자 © 서울시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