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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칼럼] 썩은 물에 배를 띄워 갈 수는 있어도 낡고 썩은 배는 어떠한 물에도 띄울 수가 없다

[섬진강칼럼] 썩은 물에 배를 띄워 갈 수는 있어도 낡고 썩은 배는 어떠한 물에도 띄울 수가 없다

  • 기자명 박혜범 논설위원
  • 입력 2021.12.14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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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 낡고 썩어 강가에 버려진 배다
사진 설명 : 낡고 썩어 강가에 버려진 배다

[서울시정일보 박혜범 논설위원] 세상의 크고 작은 모든 배를 띄우는 것은 물이다. 그러므로 세상의 모든 배는 반드시 물이 있어야 뜨고, 물 위에 떴을 때 비로소 생명을 갖고 나름의 역할을 하는 것이 배다.

강을 오가는 나룻배도, 어부가 고기를 잡는 배도, 화물을 실어 나르는 배도, 전쟁을 하는 배도, 하다못해 아이들이 소꿉놀이하는 종이배도, 반드시 물이 있어야 한다.

이와 같이 세상의 모든 배는 반드시 물이 있어야 하고, 물이 없으면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 것이 배다.

여기서 재미있는 것은, 배는 반드시 물이 필요하지만, 물은 굳이 배가 필요하지도 않을뿐더러, 배는 항상 물을 두려워하며 물을 가려야 할 이유가 분명히 있지만, 물은 배를 두려워하지도 않으며, 배를 가릴 이유도 없고, 가리지도 않는다는 사실이다.

소용돌이치고 있는 대선의 강물에서, 어느 배가 온전히 살아남아 강을 건널 수 있느냐고, 어떤 이가 묻기에, 승객들이 지명 수배자의 인질이 돼버린 배와, 선장과 승객들이 배를 탈취하려는 모사꾼에게 장악돼버린 배, 둘 가운데 어느 배가 더 위험하냐고 되물었더니, 한숨만 쉰다.

한마디로 썩은 물에 배를 띄워 바라는 곳으로 갈 수는 있지만, 낡고 썩은 배는 배 자체를 물에 띄울 수가 없으니, 낡고 썩은 배를 타고서는 어떠한 물도 건너지 못한다는 것, 이것이 세상의 상식이고 진리다.

지금 이 엄동설한에 소용돌이치고 있는 강물을 건너고 있는 제20대 대선 정국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 민심이라는 물이 썩은 것일까? 여야 정당이라는 배가 낡고 썩은 것일까?

분명한 한 가지는, 바탕이 썩은 물이든 맑은 물이든, 물을 건너가야 하는 배의 문제이니, 냉정한 판단과 결단력이 필요한 때가 바로 지금이고, 그 결단력이 실행되는 배가 소용돌이치는 대선의 강물을 건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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