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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칼럼] 이준석, 적반하장도 이런 적반하장이 없다

[섬진강칼럼] 이준석, 적반하장도 이런 적반하장이 없다

  • 기자명 박혜범 논설위원
  • 입력 2021.12.03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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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 섬진강 푸른 하늘에 뜬 흰 구름이다.
사진 설명 : 섬진강 푸른 하늘에 뜬 흰 구름이다.

[서울시정일보 박혜범 논설위원] 뉴스를 보면 국민의힘 대표 이준석이 당무를 거부하며, 국민들이 애써 힘을 모으고 있는 정권교체의 열망에 재를 뿌리고 있는 이유가, 윤석열 측근들이 자신을 모욕했다는 것이고, 그 당사자들을 내치기 전에는 복귀하지 않겠다고 하는데......

특히 저녁을 먹으며 본 JTBC 뉴스룸과의 인터뷰를 지켜본 촌부의 결론을 정리하면, 이준석이 지적하는 것 가운데 하나인, 윤석열 선대위가 국민들로부터 불신을 받고 있는 구태정치인들과 국민들의 지탄을 받고 있는 사법고시 출신들로 채워진 것은 문제이고, 촌부 또한 누누이 지적하며 우려하고 있는 문제이기에 이의는 없다.(이준석이 모시는 김종인 역시 이제 그만 물러나야 할 구태의 표본이다.)

그러나 그렇다 하여도, 당 대표의 자격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그 방식과 언어가 가히 충격적이었고, 특히 현란한 말솜씨와 표정으로 감추고 있는 그 이면을 보면, 윤석열과 그 측근들을 세금을 도둑질하려는, 아주 질적으로 나쁜 패거리들로 규정하여버렸는데, 이는 윤석열을 실패시키는 것을 떠나, 국민들이 윤석열을 통해서 이루려는, 정권교체의 꿈까지 산산이 깨버렸다는 사실이다. 칼을 갈았다는 생각이다.

진실로 안타까운 일이지만, 여기서 우리들이 생각해보아야 할 것은, 과연 이준석의 요구가 타당한 것이냐는 것이고, 또 하나는 이제야말로 윤석열의 진면목이 어떤 것인지를 확실하게 보고, 대통령의 직무를 맡겨도 좋을 능력이 있는지를 판단할 기회라는 것이다.

예를 들면, 지리산 산골마을 이장(里長)의 자리가 그리 호락호락한 것이 아니다. 평생을 같은 골짜기를 오르내리며, 한마을에서 이웃으로 살아오고 있는 사람들이라, 서로를 속속들이 잘 알다보니, 좋은 점이 많지만, 반면 크고 작은 오해와 다툼들이 끊이지 않는 것은 물론, 때로는 친하게 살던 이웃들로부터 멱살을 잡히는 일들이 다반사다.

(법으로 정해진 이장의 임기는 2년이지만 연임이 가능하고 마을에 따라서는 변동이 있을 수 있음) 그가 누구든 이장의 직분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시시비비를 당하는 것은 허다하고, 아주 가끔은 참기 어려운 모욕적인 욕설을 듣는 일들이 있는데, 그럴 때면 이장은 이장이라는 자신의 체면과, 마을 주민들의 화합을 위하여 적당히 넘어갈 뿐, 당무를 거부하며 몽니를 부리고 있는 국민의힘 대표 이준석처럼 그렇게 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이준석은 윤석열 측근들이 자신을 모욕했다고 하는데, 그동안 인생의 선배이며, 정치인으로 자당 대선 경선에 나선 윤석열 후보를 향하여, 그리고 최종 경선에서 대선후보가 된 윤석열을 향하여, 온갖 모욕적인 언사들을 수없이 쏟아낸 것이 이준석 자신인데, 적반하장도 이런 적반하장이 없다.

무엇보다도 정치의 요체는 국민을 화합하고 민생을 안정시키는 일인데, 끊임없이 남녀를 가르고, 늙은이와 젊은이를 가르고, 세대를 가르고, 직업을 가르고, 빈부를 가르는 등등, 사회와 사람들이 사는 온갖 것들을, 자신의 잣대로 좋다 나쁘다고 선별하여 가르고, 민심을 이간하여 대립으로 몰아가는, 저 썩어빠진 정치판의 모리배를 어찌할 것인가?

생방송 인터뷰 중에도, 자당의 대선 후보인 윤석열을 향하여, “정치 신인”이라 하는 것은, 여전히 윤석열을 자신이 정치를 가르쳐야 하고, 윤석열은 자신에게 정치를 배워야 하는, 정치 미숙아 취급이었는데, 결론은 인터뷰 자체가 당 대표가 결코 해서는 안 될 자해(自害)였으며, 윤석열을 완벽하게 죽이려는 정밀하게 조준된 저격이었다.

부연하면, 촌부가 윤석열 후보를 다시 보게 된 계기가, 아무리 당 대표라 하여도, 옛날 같으면 아들뻘인 나이 어린 이준석이 쉬지 않고 쏟아내는 인생과 인격을 통째로 싸잡아 무시하는 모욕적인 언어들을 묵묵히 참아내며 티내지 않는 것이었는데.......

이젠 윤석열의 판단과 결단이 무엇인지를 확인하는 일만 남은 것 같다. 대통령은 결단의 직업이니, 윤석열이 어떤 결단을 하는지, 그 결단을 통해서 과연 대통령의 자리를 맡겨도 되는지, 우리 국민들은 확인할 기회이고, 윤석열은 자신의 능력을 국민들에게 증명하여 보일 절호의 기회다.

윤석열이 이준석의 요구를 받아들이면, 스스로 이준석의 인터뷰를 인정하고 확인하는 것이므로, 선거는 사실상 포기해야 하고, 거부하면 이준석이 가졌다는 2030의 표를 잃고(?) 바라는 대선의 승리를 장담할 수가 없게 된다.

무엇보다도 어떤 방식으로든, 윤석열이 이준석과 타협하는 순간, 윤석열은 이준석에게 정치를 배우며 보호를 받아야 하는, 정치 미숙아로 낙인이 돼버리는데, 윤석열이 어떤 결단으로 인생 최악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낼지 두고 볼 일이다.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들은, 윤석열이 내보이는 결단을 보고, 윤석열을 퇴행정치의 잔당들로 퇴출시킬지, 아니면 이준석을 정치판의 모리배로 응징할지를 판단할 것이고, 그 판단한 결론을 따라 민심도 국운도 요동을 칠 것이다. 물론 윤석열과 이준석 둘 가운데 한 명은 살고, 한 명은 사라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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