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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칼럼] 사람의 생각이 형체가 있고 색깔이 있고 무게가 있다면

[섬진강칼럼] 사람의 생각이 형체가 있고 색깔이 있고 무게가 있다면

  • 기자명 박혜범 논설위원
  • 입력 2021.07.14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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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 며칠 전 장맛비가 몰아온 먹구름이 뒤덮은 오후 갑자기 국사봉(國師峯) 하늘이 열리며 먹구름 사이로 내보인 환상적인 하트다.
사진 설명 : 며칠 전 장맛비가 몰아온 먹구름이 뒤덮은 오후 갑자기 국사봉(國師峯) 하늘이 열리며 먹구름 사이로 내보인 환상적인 하트다.

[서울시정일보 박혜범 논설위원] 만화와 같은 상상이지만, 만약 사람이 사람을 향해 마음으로 생각하는 생각들마다 형체가 있고 색깔이 있고 무게가 있다면, 그리고 그것들이 동시에 자신과 상대방의 눈에 보이고 체감할 수 있다면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인간만이 가지는 궁극적인 최고의 가치라는 사랑하는 이를 생각하는 생각은 어떻게 생겼으며 무슨 색이고 그 무게는 얼마나 될까?

만약 세상 그 어떤 것에도 비할 수 없는 뜨거운 사랑에 빠진 두 사람이 서로를 생각하는 그 마음의 생각은 형체도 색깔도 무게도 똑같을까?

만일 멀리 떨어져서 서로 그리워하는 연인이 있다면, 그리워하는 마음속 생각은 어떤 모습이고 무슨 색이며 그 무게는 얼마나 될까?

어디 이뿐인가? 진실과 거짓은 물론 미움과 분노와 증오 그리고 슬픔과 아픔 등등 사람이 살면서 사람을 만나 일으키는 온갖 생각들 모두 저마다 어떻게 생겼고 어떤 색깔이며 그 무게는 얼마나 될까?

모르긴 해도 진실로 서로 사랑하여 만나는 사람들이나, 서로 미워하며 헤어지는 사람들이나, 형체도 색깔도 무게도 결코 같지는 않을 것이다.

그것이 무엇이든, 사람들 저마다 다르고 차이가 있어, 이것이라고 콕 집어 단정할 수는 없지만, 분명한 사실은 이 모든 것들은 반드시 상대적인 것이라,  철새처럼 한때의 일로 보고 가볍게 느끼는 사람이 있고, 반면 산보다 크게 보면서 더 무겁게 느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다.

굳이 고통스러운 증오와 분노는 이야기할 것 없이, 서로 만나 죽고 못 사는 사랑이든, 이별의 슬픔이든, 마음이 일으키는 생각의 형체야 어떻게 생겼든, 진실로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을 슬퍼하는 사람이 일으키는 생각의 무게는 그만큼 무거울 것이고 색깔은 그 어떤 색보다 짙을 것이므로, 그래서 하는 말이다.

그래서 다시 또 해보는 상상은,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하는 만큼 꼭 그만큼의 무게를 감당해야 하고, 미워하는 사람은 미워하는 만큼 딱 그만큼의 무게를 감당해야 하는데, 이 모든 것들로부터 사람들 각자는 얼마나 견디며 버텨낼 수 있느냐는 것이다.

초저녁부터 나도 모르게 일어나는 만화와 같은 상상을 따라 글을 쓰다 보니, 모든 것들은 본래부터 형체도 없고 색깔도 없고 무게도 없는 내 마음이 일으키는 생각이 만들어내는 형체이고 색깔이고 무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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