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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칼럼] 의로운 의사(醫師)가 의사(醫事)가 되고 의사(醫詐)가 돼버린 것은, 의사(醫師)가 절대 부족하기 때문이다

[섬진강 칼럼] 의로운 의사(醫師)가 의사(醫事)가 되고 의사(醫詐)가 돼버린 것은, 의사(醫師)가 절대 부족하기 때문이다

  • 기자명 박혜범 논설위원
  • 입력 2024.03.06 2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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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 지난 정월 대보름날 구례군 토지면(吐旨面) 구만(九滿)들에서 태우는 액막이 달집이 타는 모습이다.
사진 설명 : 지난 정월 대보름날 구례군 토지면(吐旨面) 구만(九滿)들에서 태우는 액막이 달집이 타는 모습이다.

[서울시정일보] 우리가 사용하는 일상의 용어에서 깊이 생각해 봐야 할 명칭들 가운데 대표적인 교사(敎師) 의사(醫師) 검사(檢事) 판사(判事) 변호사(辯護士)의 의미를 즉 국가가 정하고 국민이 인정하여 수긍하고 있는 이들 직업군의 사회적 역할을 보면, 현실은 참담하기 그지없고 국가와 우리 사회의 미래를 생각하면 암담하기만 하다.

(좋은 의미로 해석해서) 검사(檢事) 판사(判事)에게 일을 한다는 의미의 일 사(事)를 붙인 것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봉직 헌신하라는 의미이고, 변호사(辯護士)에게 선비 사(士)를 붙인 것은, 말 그대로 선비정신 선비의 마음으로 옳고 그름에 대하여 특히 억울한 이들의 원을 풀어주는 사람이라는 뜻인데,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스승 사(師)를 붙인 교사(敎師)와 의사(醫師)의 의미다.

사람에 따라 여러 해석이 있겠지만, 국가와 우리 사회가 교사(敎師)와 의사(醫師)에게 스승 사(師)를 붙인 것은, 국가와 사회적 역할에서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이며, 동시에 받들어 존경하며 존중해야 한다는 국민적 합의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이들이 보여주고 있는 행태들을 보면, 고귀하고 고명한 이름에 걸맞은 사명감은 돈과 권력에 팔아먹은 지 오래고, 특히 사람이 사는 상식과 도덕성은 물론 양심마저 내팽개치고 온갖 불법과 탈법으로 돈벌이에만 몰두하며 세상을 어지럽히고 있는 싸구려 잡인들 잡놈들 잡것들이 돼버렸다는 사실이다.

이들 가운데 이 봄날 아픈 환자들을 인질로 잡고 의사 증원에 반대하고 있는 의사(醫師)들의 행태는 어떠한 명분으로도 이해할 수가 없지만, 더는 묵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다른 사람들의 사례를 들 것 없이) 사고의 후유증으로 25년 동안 1년에 몇 번씩 참아내기 어려운 통증에 시달리며 병원을 드나들고 있는 내가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체험의 결론이다.

한마디로 대한민국 의료계는 존경하는 의사(醫師)들이 국민의 건강과 환자들을 치료하여 살리는 직업이 아니고, 전국에 산재한 유명 대학병원들과 사립병원들은 물론 길거리 병의원들 모두 국민의 생명을 가지고 자신들의 돈벌이에 몰두하는 집단이 된지 오래고, 의사들은 그런 병원들의 돈벌이 도구 머슴 좀 더 삭막하게 말하면 노비가 돼버린 것이 지금 우리들이 보고 있는 병원과 의사들이다.

고귀하고 존경하는 이름의 의사(醫師)가 이 지경이 돼버린 것은, 의사의 수가 절대 부족이고, 그 결과는 병원과 의사가 환자를 만들고 경증의 환자를 중증의 환자로 만들어 죽이고 있는 세상이 돼버렸기에 하는 말이다.

가벼운 경증과 시간을 다투는 중증의 환자를 막론하고 (1년에 몇 번씩 정기 검진하는 환자들 포함) 시간으로 담당 의사를 2분 면담하기 위해 하루를 허비해야 하는 현실은 심각한 문제일뿐더러, 2분으로 환자의 진맥과 처방을 끝내는 구조는 의사의 돈벌이를 위한 것일 뿐 환자를 위한 의료라고 할 수가 없다. 

부연하면, 의사가 환자에게 약을 처방할 때는 자신들이 처방하는 약이 부작용이 없는지 또는 기존 다른 병으로 복용하고 있는 약과 어떤 작용이 있는지 등등을 세밀하게 살펴야 하는데, 그냥 기계적으로 처방하는 연유로, 즉 처방된 약의 부작용에 따른 피해가 헤아릴 수 없이 많고 이것이 환자 개인에는 혹을 떼려다 더 큰 혹을 붙이는 꼴이 돼버리고, 이로 인한 개인적 사회적 비용이 얼마나 되는 지를 정부와 전문 학자들이 계산하여 보면, 국민이 놀랄 수치가 나올 것이기에, 다른 건 몰라도 이 문제는 국민 건강을 위하고 건전하고 생산적인 국가의 의보행정을 위해서도, 시급히 개선되어야 한다는 것이 촌부의 생각이다.

결론은 간단하다. 의사가 환자를 검진 약을 처방하는 시간이 고작 2분이라는 것은, 아무리 의과학이 발달하였다 하여도, 이건 아니다. (신도 할 수 없는 시간이다.)

최소한 의사가 환자에게 처방하는 약에 대한 부작용 유무를 확인하고 환자를 위한 적절한 약을 찾는 시간으로는 턱없이 부족하고, 그 피해는 환자가 고스란히 떠안고 감내해야 하는 또 다른 병이 되고, 다시 환자는 또 그 의사를 찾아가서, 또 다른 병에 대한 처방을 받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는 근본 원인은 의사의 수가 절대 부족하기 때문이고, 대학병원들의 경우 의사들이 돈벌이로 내물려 혹사당하는 도구가 돼버렸기 때문이다.

흔히 우리가 아는 유명 대학병원에서 진료하는 의사들의 행태를 보면, 한마디로 존경과 의로움의 상징인 스승 사(師)의 의사(醫師)가 의사(醫事)가 되고 의사(醫詐)가 돼버린 것은, 의사(醫師)가 절대 부족하기 때문이다.

좀 더 직설로 표현하면, 국민의 생명과 공익을 앞세우고 있는 국공립 대학병원들이, 의로움을 제일의 덕목으로 실천해야 할 의사(醫事)들을, 돈벌이 도구로 내몰아 경증의 환자들을 중증의 환자들로 만들어 가진 돈을 털어먹는 사기(詐欺) 집단이 돼버렸다는 말이다.

돈벌이를 위해 생사람을 환자로 만들어 죽이고 있는 것이, 오늘 우리 사회의 병원과 의사들이라는 의미다.

정리하면, 의사의 수를 늘리는 증원은 시급하고 반드시 해야 할 일이기에, 어떠한 대가를 치르더라면 반드시 성공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동시에 가혹한 환경에 내몰리면서도 찍소리 한 마디 못하고 있는 수련의들에 대한 처우를 보면, 이른바 카페 아르바이트하는 사람만도 못하는데, 이를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합리적이고 합당한 시간과 연봉으로 개선 바로잡아야 한다.

그리고 마지막 환자를 대하는 의사들은 의무적으로 자신들이 처방하는 약이 환자에게 적합한지 또는 중복되는 약은 없는지를 반드시 확인하여, 환자를 먼저 깊이 진심으로 생각하고 배려하는 의사의 의무를 다하게 하여야 한다.

혹사당하고 있는 의사들을 위하고 환자를 위하는 차원에서, 예를 들어 주 52시간제처럼 환자 1인당 최소한의 시간을 지키면서, 처방하는 약으로 인한 2차 3차 피해가 없는지를, 열 번을 보든 백 번을 보든 매번 볼 때마다 반드시 확인하도록 명문화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다른 건 몰라도 국공립 대학병원에서 의사가 2분으로 환자의 진맥과 처방을 끝내는 지금의 구조는 의로워야 할 의사들을 돈벌이를 위한 도구로 내몰아 혹사를 시키는 것일 뿐, 환자를 위한 의료라고 할 수가 없다

게재한 사진은 지난 정월 대보름날 구례군 토지면(吐旨面) 구만(九滿)들에서 용의 해를 맞이하여, 한 해의 건강을 기원하며 액막이로 태우는 달집인데, 치솟는 불의 기세가 마치 승천하는 한 마리 화룡(火龍)과 같아 상서롭기만 하다.

바라건대 기왕 옷소매를 걷어붙이고 의사 증원에 나선 윤석열 대통령에게 당부하고 싶은 것은, 이번 기회에 국공립 대학병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 불합리한 문제까지 반드시 개선하여 진실로 국민을 위하고 공익을 위하는 단체로 만들어 주면 참 좋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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