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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칼럼]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는 의사 자신들과 국민을 위한 것으로 반드시 해야 할 시급한 일이다

[섬진강 칼럼]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는 의사 자신들과 국민을 위한 것으로 반드시 해야 할 시급한 일이다

  • 기자명 박헤범 논설위원
  • 입력 2024.02.20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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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 봉성산에 바라보는 아침 안개에 묻힌 구례읍의 모습이 한 폭의 그림이다
사진 설명 : 봉성산에 바라보는 아침 안개에 묻힌 구례읍의 모습이 한 폭의 그림이다

[서울시정일보] 거두절미하고 전혀 엉뚱한 소리로 들리겠지만, 대략 평균적으로 한 사람이 3시간 30분 동안 (합계 210분) 110명의 사람을 면담하는데, 이게 어떤 직업의 사람이 어떤 사람들을 상대로 무엇을 하는 거냐고, 광화문 네거리 길을 막고 묻는다면 과연 어떤 대답들이 나올까?

이걸 다시 세분하면, 한 사람당 평균 2분, 즉 120초이고, 이 120초라는 짧은 시간의 의미를 알기 쉽게 설명하면, 길게 줄을 서 있는 사람들을 상대로 즉석에서 끓는 기름에 튀겨내는 호떡 한 개도 2분이 넘을 것이고, 모르긴 해도 붕어빵을 구워내는 시간도 대략 쎈불로 구워내도 5분 안팎이 될 것인데…. 

어떤 직업을 가진 사람이 이처럼 짧은 2분, 즉 120초를 가지고, 어떤 사람을 상대로 무엇을 하느냐는 것이다.

슬프고 쓴 씁쓸한 이야기지만, 120초를 돈으로 환산했을 때 얼마의 액수냐는 물음이기도 하다. 좀 더 자극적인 말로 하면, 이유가 무엇이든 이 2분 즉 120초 동안 한 사람당 얼마를 내고, 상대는 얼마를 버냐는 것이다. 

흔히 아침 07시부터 시작하여 (새참 휴식시간 포함 합계 5시간) 12시에 오전 작업을 마치는 일반 잡부들의 노동 시간과 비유하면 어림도 없고, 남원 부사 변 사또가 기생 점고를 하는 시간에 비하면 턱도 없는, 한나절도 못 되는 3시간 30분 동안 한 사람이 110명을 차례로 만나 어떤 결정을 하는 이 직업과 사람이 광주와 전남에서 최고의 첨단 시스템과 의료진을 갖춘 “화순전남대학교병원”에서 벌어지고 있는 의료진들의 실태다.

덧붙이면, 어떤 과인지 밝힐 수는 없지만 (진료과마다 상황이 조금은 다르겠지만) 위 거론한 상황은 최소한 내가 지난 25년 동안 1년에 몇 번씩 드나들며 직접 보고 겪고 있는 것으로 100% 사실이다.

병원과 담당 의사에게 한 마디 불만도 토할 수 없는 것이 의사들에게 병과 생명을 볼모로 잡힌 환자들의 처지라, 매번 볼 때마다 환자들이 치미는 분노를 속으로 삼키고 있는 일이지만….

반대로 이걸 뒤집어 생각해 보면, 기계적으로 환자들을 진료하는 담당 교수들과 뒷바라지를 해야 하는 간호사들이야말로 최악의 환경에서 정신적 육체적으로 감내하기 어려운 중노동을 강요당하며 혹사당하고 있다는 증명이기도 하다.

부연하면 광주와 전남에서 최고라는 화순전남대학교병원과 서울 아산병원의 의료 행태와 환자를 대하는 태도를 즉 이것을 알기 쉽게 서비스 차원에서 단순 비교하면 1급 호텔과 모텔의 차이라고 생각하면 별 무리가 없을 것이다. 

이래서 돈 있는 사람들은 무조건 서울로 가고, 너나 나나 다들 가능한 서울로 가려고들 기를 쓰는 것이며, 가지 못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세상을 원망하는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국립대학병원 설치법에 근거한 특수법인이며 지역거점국립대학병원으로 광주와 전남에서 최고라는 화순전남대학교병원이 서울 아산병원과 경쟁력을 갖추려면 무엇보다도 의사를 비롯한 의료진들의 근무환경과 질을 개선하고, 지역 환자들을 진심으로 대하는 의료행정을 갖추려 한다면, 교수 한 사람이 진료하는 환자의 수를 최소한 평균 5분으로 늘려야 한다. 

그래야 기본적으로 사람의 건강과 생명을 살피는 의사는 정신적 육체적으로 과로하지 않은 최적의 환경에서 정밀하게 환자의 상태를 고민하며 볼 것이고, 환자들은 그만큼 편안한 마음으로 의사를 신뢰하기에 하는 말이다.

이렇게 하려면 필요한 양질의 의사들과 간호사들의 수를 먼저 확보해야 하는 것이 전제조건인데, 국립인 전남대병원의 의지도 없을뿐더러, 나라 전체적으로 보면 법률적으로 의사의 수를 늘리는 일이 정권의 사활을 걸어야 할 정도로 어렵다는 것, 이것이 문제다. 

가능한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기회에 정부가 대국민 의료서비스를 미래지향적으로 개혁 개선하는 차원에서 전국에 산재한 국립병원들을 질 좋은 양질의 의사들로 채우고, 대국민 의료서비스와 복지의 중심으로 만들어서, 민간 의료서비스를 이끌어 가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주면 좋겠다. 그러면 참 좋겠다.

결론을 지으면,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증원은 반드시 실현되어야 한다. 위에서 열거한 국립이며 광주와 전남에서 최고라는 화순전남대병원을 기준으로 설명하는 내 경험이 합리적이고 올바른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의대 학생들의 수 즉 의사들의 수를 늘리는 일이 민간 개원 의사들은 수입이 준다고 불만이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열악한 환경에서 신음하고 있는 의사 자신들을 위하는 일이며, 대국민 의료서비스의 질을 복지 차원으로 발전시키는 반드시 꼭 필요하고 시급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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