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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칼럼] 먼저 깨닫고 행하는 자에게 천명(天命)이 돌아가고 그가 봄날의 주인이다.

[섬진강 칼럼] 먼저 깨닫고 행하는 자에게 천명(天命)이 돌아가고 그가 봄날의 주인이다.

  • 기자명 박혜범 논설위원
  • 입력 2024.03.14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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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 말없이 진리를 전하고 있는 화엄사 구층암 뜰의 돌탑과 잣나무다.
사진 설명 : 말없이 진리를 전하고 있는 화엄사 구층암 뜰의 돌탑과 잣나무다.

[서울시정일보] 다음은 옛 노래 “수일과 순애”의 가사다.

1절 : 꿈엔들 변할 줄을 생각이나 했으랴. 그렇게 다짐하고 맹세했던 내 사랑 해마다 찾아드는 삼월 열나흘 저 달이 흐리거든 어느 하늘 밑에서 아~~아~아~아~ 찢어진 가슴 안고 우는 줄 알아다오.

2절 : 황금에 눈이 멀어 마음 변한 너에게 사나이 첫 순정을 속절없이 짓밟혀 한 맺힌 가슴 안고 되돌아서서 미칠 듯 외쳐봐도 대답 없는 강물은 아~~아~아~아~ 무심한 메아리만 물 위에 번져가네.

문득 눈에 든 달력 보니 (3월 14일) 삼월 열나흘이라, 잊고 있던 공전절후(空前絶後)의 명대사 “순애야 김중배의 다이아몬드가 그렇게 좋더냐”라며 소설 속 주인공인 가난한 사내 이수일이 절규한 실연의 비통함을 노랫말로 지은 옛노래 “수일과 순애”가 생각나서, 유튜브를 뒤져 가만히 듣고 있으려니, 예나 지금이나 봄날의 사달이라는 뭐 그렇고 그런 실없는 생각이다.

그런 잠시 다른 한편으로 지금, 이 봄날에 벌어지고 있는 여야 국회의원 공천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 가난한 사랑을 버리고 김중배가 주는 화려한 보석 다이아몬드 반지를 선택한 심순애가 훨씬 더 인간적이고 솔직하다는 것이다.

여나 야나 사람들이 사는 상식을 벗어난 후보들을 공천하면서 매번 국민의 눈높이와 도덕성에 맞추었다고 강조하는데,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과 국민의힘 대표 한동훈 그리고 난립한 군소정당 대표들이 말하는 국민의 눈높이와 도덕성이 달라도 너무 달라서 혼란스럽기만 하다.

먼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을 보면, 2015년 8월 최전방을 지키는 우리의 아들 젊은 군인 2명이 DMZ 수색 중 북한군이 땅속에 설치한 목함지뢰에 다리를 잃은 사건을 빗댄 목발 경품 발언 등등, 정봉주가 과거에 쏟아냈던 헤아릴 수 없는 온갖 막말들과 거짓말 논란으로 온 나라가 시끄러운데…. 

역설적으로 우리가 냉정하게 생각해 봐야 할 것은, 정봉주의 막말이 공천권을 쥐고 있는 민주당 대표인 이재명이 형수에게 저지른 패륜과 제기되고 있는 검사 사칭 등 각종 범죄에 비할 바이며, 조국혁신당 대표 조국에 비하면 어떻고, 그리고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공천된 이른바 친명파들의 면면에 비하면 어떠냐는 것이다.

⓵정봉주 ⓶이재명 ⓷조국 ⓸친명파 후보들 ⓹ 그리고 지지자들의 행태를 보면, 누구를 똥 묻은 개라 하고, 겨 묻은 개라고 구분할 수가 없는 것으로, 작금 더불어민주당은 대한민국 야당 역사상, 아니 정당 역사상 가장 저급한 잡것들 잡놈들 잡범들의 소굴로 정당이라고 할 수가 없는데, 이재명은 이걸 국민의 눈높이라고 하고 지지하는 사람들은 좋다고 하니, 세상이 미친 건지 사람들이 미친 건지, 마냥 헷갈리는 봄날이다.

여당인 국민의힘 또한 별반 다르지 않다. 당대표 한동훈이 강조하고 있는 국민의 눈높이와 도덕성에 맞지 않는다며 돈 봉투 수수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정우택 의원(충북 청주상당)의 공천을 취소했다는 뉴스보다 먼저 나왔어야 할 것은, 5.18 부정과 전두환 찬양 관련 도태우와 일제 강점기 찬양 조수연 그리고 지지자들을 모아 국회의원 당선 축하 파티를 한 박덕흠의 공천을 취소하는 것이 국민의 눈높이고 도덕성인데, 한동훈이 보는 국민의 눈높이와 도덕성은 영 다른 것 같다.

글쎄 도태우 조수연 박덕흠 가운데 누구를 더 엄중히 보고 반응해야 할 지는 사람들 저마다 다르겠지만, 만일 내가 한동훈이라면 박덕흠을 즉시 조치하여 공천을 취소했을 것이다.

온 나라 국민을 상대로 승리해야 하는 총선에 미치는 영향이 도태우와 조수연보다 훨씬 더 악성이라는 의미다.

거두절미하고 한동훈이 당장은 총선이라는 봄날의 화전놀이를 멋지게 마무리하고, 그리하여 자신의 꿈을 이루는 강을 건너고 산을 넘을 생각이라면, 오직 국민의 눈높이와 도덕성을 따라서 갈 뿐, 한동훈 자신의 눈높이와 도덕성으로 국민을 대해서는 안 되는 것인데….

안타깝게도 지금 한동훈은 이재명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눈높이와 도덕성을 국민에게 강요하고 있는데, 이것이 심각한 문제다.

한마디로 하늘이 준 절호의 기회를, 아니 세상의 잡범이며 패륜아 이재명이 알아서 바치고 있는 기회를 스스로 망치고 있는 것이 한동훈이기에 하는 말이다.

정리하면, 여나 야나 한동훈이나 이재명이나 상대방 눈의 티는 잘 보면서 자기 눈에 든 대들보는 보지 못한다는 것 이것이 문제인데, 이번 총선은 남의 눈에 든 티를 드러내는 것보다, 자기 눈에 든 대들보를 뽑는 정당이 승리할 것이다.

늘 하는 말이지만, 자연에서 자연으로 보거나 인간으로 인간사를 보면, 오직 서로 생각하고 바라는 것이 다른 다름이 있을 뿐, 옳고 그름은 없다.

특히 동서양을 막론하고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들이 벌이고 있는 정치사를 보면, 오직 서로 다른 다름만 있을 뿐, 옳고 그름은 물론 선도 악도 없는 것이기에, 남의 눈에 든 티를 지적하는 것보다, 자기의 눈에 든 대들보를 뽑아내는 것으로, 상대방과 차별하고 경쟁하면 승리한다는 뜻이다.

사실이 이러함에도 잡범 이재명이나, 범죄자들을 응징하는 검사 출신 한동훈이나 둘 다 똑같이 날마다 국민의 눈높이를 말하고 도덕성을 강조하는데, 정작 자기들의 눈높이와 도덕성으로 국민을 보고 국민에게 강요하고 있다는 것, 바로 이것이 우리 시대 부끄러운 정치이고 봄날의 비극이다.

끝으로 게재한 사진은 말없이 진리를 전하고 있는 화엄사 구층암 돌탑과 이른바 뜰앞의 잣나무다.

날마다 수많은 사람이 오고 가지만, 옛사람이 돌탑을 세우고 한 그루 잣나무를 심어 법을 전하는 뜻을 누가 알 것인가? 옛사람이 인연이 있는 이가 보고 깨닫는다고 한 것이 이것을 두고 말함이다.

인연이 있는 이가 보고 깨닫는다는 이 말을 달리 해석하면, 인연과 기회는 누구에게나 있다는 가르침이니, 목적이 무엇이고 수단이 어떻든 차기 대권을 꿈꾸는 정치인 한동훈과 이재명에게 이 봄날은 인연이고 기회인데, 둘 가운데 누가 먼저 깨달아 알고 행할지 두고 볼 일이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먼저 깨닫고 행하는 자에게 천명(天命)이 돌아가고 그가 봄날의 주인이 된다는 것이다.

봉성산(鳳城山) 門이 없는 門 허허당(虛虛堂)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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