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정일보] 낮에 강변 카페에서 만난 이가, 사람이 한세상을 사는 일들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일은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이라며, 그렇잖으냐고 나의 동의를 구하기에,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은 형벌이라고 하였다.
사랑은 사람이 가장 견디기 어려운 최악의 형벌이다. 그래서 숨을 쉬며 사는 내내 때때로 가슴이 먹먹하도록 들쑤시며 고통스럽고 아픈 것이라고 하였다.
수많은 사람들이 사람이 겪는 고통에 대하여, 수많은 경험과 이야기들을 하지만, 창자가 끊어지고 뼈가 부러지는 고통은 참아낼 수 있고, 혹 참아내지 못한다고 하여도, 그건 한때의 고통일 뿐이다.
그러나 사랑의 고통은 견딘다고 견뎌 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한순간도 숨을 참지 못하듯, 참는다고 참아지는 것은 더욱 아니다.
이해한다고 이해가 되는 것이라면 그건 사랑이 아니다. 보기 싫다고 싫어지는 것이라면 역시 사랑이 아니다. 헤어져서 미워한다고 미워지는 것이라면 그것 또한 사랑이 아니다. 사랑은 아무도 어찌하지 못하는 것이다. 어쩔 수가 없는 것이다.
말 그대로 원수는 잊을 수가 있어도, 사랑의 고통은 잊을 수가 없고, 잊는다고 잊혀 지지도 않는 것이다. 그것이 사랑이다. 사랑이 그런 것이다.
그래서 사랑은 하면 하는 만큼 고통스럽고 커지는 형벌이다. 그것도 사는 내내 치러야 하는 최악의 형벌이다.
강변의 수양버들이 시도 때도 없는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리며 제 몸을 치듯, 그렇게 가슴을 치며 평생을 아픈 것이 사랑이고, 그것이 최악 형벌이라는 내 말귀를 못 알아듣는 이에게 살아보라고 하였다. 살아보면 알 것이라고 일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