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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칼럼] 코로나19. 봄날의 청승 코로나 확진 통보를 받고서 쓰는 글

[섬진강칼럼] 코로나19. 봄날의 청승 코로나 확진 통보를 받고서 쓰는 글

  • 기자명 박혜범 논설위원
  • 입력 2022.04.06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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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 꽃들이 만발한 섬진강 풍경이다.
사진설명 : 꽃들이 만발한 섬진강 풍경이다.

[서울시정일보 박혜범 논설위원] 어제 5일 오후 3시 신속항원검사에서 양성이 나왔고, 이에 PCR검사를 해놓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오늘 오전 8시 18분 양성 확정 통보와 함께 자가 격리 대상자로 지정되었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하여 다음의 글은 막연한 두려움을 넘어 공포를 가지고 있는 이들을 위하여, 촌부가 겪고 있는 코로나 확진 전후 증상들을 가능한 자세히 기술하여 공개하는 것이니, 읽고 참고하여 조그마한 도움이라도 되기를 바란다.

내가 처음 이건 이상하다는 낌새를 챈 것이 어제 정오 무렵이었다. 갑자기 겉옷을 벗을 정도로 더위가 느껴지면서, 온 몸이 나른하다는 느낌과 함께 때 아닌 졸음이 쏟아진 것을 시작으로, 심하지는 않았지만 머리에 열이 나면서 속이 메스꺼웠는데, 살면서 느꼈던 감기 증세와는 조금 다른 처음 느껴보는 이상하고 복합적인 증상이었다.

그래서 서둘러 점심을 먹고 구례 보건소에 찾아가 항원검사를 받았고, 이어 오후 3시에 유전자 증폭검사를 하고, 오늘 오전 최종 확정되었다.

확정 통보를 받고 가만히 돌이켜 보면, 어디를 가든 반드시 마스크를 야무지게 착용하고 사는 연유로, 어디서 감염이 되었는지는 알 수가 없다.

그동안 내가 문제가 있다고 체감하는 정도의 증세는 전혀 없었지만, 양성 결과를 놓고 보면, 낌새는 3일부터 있었다는 생각이다.

일정하지 않지만 머리가 가끔 찌릿 하는 처음 겪어보는 통증이 순간적으로 나타났다 사라지는 일이 몇 번 있었다.

특이한 건 목이 아픈 것은 아니었지만, 조금 불편한 이물감이 있었는데, 4일 아침 작은 콩만 한 가래가 한 번 나온 이후에는 정상적인 컨디션이었다.(증상이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3·4·5일 3일 동안 설사는 아니지만 평소보다 변이 잦았다.)

그런데 어제 정오 무렵 갑자기 뭔가 문제가 있다는 증상이 있었고, 항원검사 결과 양성이었는데, 이후 증세를 설명하면, 일단 보건소에서 처방해준 해열진통제를 받아오긴 하였지만 먹지는 않았다.

해열진통제를 먹을 정도는 아니었지만, 체질 탓인지 아니면 기존 먹고 있는 소염진통제 효과인지는 모르겠지만, 해질 무렵 열과 두통은 사라졌고 이후 전무하였다.

그런데 문제는 이후다. 초저녁부터 목이 간질거리면서 마른기침이 나오기 시작하였고, 동시에 호흡 곤란을 느낄 정도는 아니지만, 코 막힘이 시작되었고, 밤새 조금 답답함에 수시로 일어나 따뜻한 물을 자주 마시며 뒤척이기는 하였지만, 이것도 아침을 먹고 나서는, 목의 간질거림과 코 막힘이 체감할 정도로  완화되었다.

재밌는 것은, 방안에 앉아있거나 누워있으면 증세가 계속되는데,(누워있는 상태가 가장 심하다.) 밖에 나가서(마당) 봄바람을 맞으며 봄볕 속을 걸으면 증상이 완화되어 별 느낌이 없는데......

글쎄 뭐랄까 이정도면 이건 코로나가 아니고, 지난 봄날에 만났던 아름다운 이를 그리는 상사병이지 않나 하는 그런 생각이 들 정도다.

양성 결과를 안 어제부터 내가 하는 일은, 가습기를 틀어놓고 따뜻한 차를 끊임없이 마시면서, 수시로 죽염을 입에 물고 침으로 녹여 삼키고 있는 것뿐인데, 나름 현재까지 나의 증세가 이만한 이유가 뭔지를 찾아보면, 평소 자연에 길들여진 체질도 체질이지만, 지난 3월 15일 수술한 이후 하루 3회 계속 복용하고 있는 소염진통제 효과를 단단히 보고 있다는 생각이다.

어제 처음 증상을 체감했던 정오가 다된 현재, 내가 자각하고 있는 증세를 설명하면, 코 막힘은 사실상 사라졌고, 목의 간질거림과 마른기침의 횟수는 많이 완화되었는데, 현재는 살짝 아주 살짝 목의 통증이 느껴지는 정도이고, 특별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은 목소리가 코맹맹이 소리로 변했다는 것이다.

아직은 진행 과정이라 뭐라고 장담할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지금 체감하고 있는 이 상태라면, 오후 해질 무렵에는 이 모든 증상들이 사라질 것이라는 그런 생각이 들 정도다.

지금 현재의 심정을 피력하면, 그동안 막연히 생각하고 있던 코로나에 대한 두려움과는 달리, 어제 오후 3시 양성 결과를 통지 받은 이후 지금까지, 특별한 심리적인 불안감이나 스트레스는 전혀 없는데......

정작 한 가지 의아한 것은, 그동안 정부가 발표한 대책이라는 것을 보면, 나는 60세 이상에다 오래전 사고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환자라, 중증으로 가는 것을 막는 약을 처방받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막상 내가 당해보니 딸랑 해열진통제 하나뿐 (이것도 환자 본인 부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이다.

한마디로 이것이 정부가 국민을 위하는 방역이라면, 이런 방역을 왜 해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어리석은 국민들이 정치 방역에 속았다는 생각이다.

하여 촌부 개인적인 경험이 전부가 아니고, 일반화 할 수도 없는 일지만, 몇 몇 가까운 이들에게 전화로 일러주고 있는 것은, 코로나 겁내지 말라는 것이며, 정부를 믿지 말고 비상용으로 소염진통제를 챙겨두고, 감기에 좋은 채소들을 된장국으로 끓여먹으라는 것이다. 한마디로 심리적인 안정이 가장 중요하고, 코로나에 대비하는 생활과 섭생을 잘 하라는 것이다.

지금 코로나 양성으로 격리 상태인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심리적인 안정을 유지하면서, 이 정도 경험으로 지나가기를 바랄뿐인데....

말 그대로 봄이 돼버렸던, 아름다운 그 봄날 사월 열흘 그날의 기억은 여전히 생생한데, 혼자서 창가에 앉아 다시 그 사월의 봄날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려니, 이런 청승이 없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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