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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 칼럼] 그것이 진짜 문제가 아니고 이것이 진짜 문제다

[섬진강 칼럼] 그것이 진짜 문제가 아니고 이것이 진짜 문제다

  • 기자명 박혜범 논설위원
  • 입력 2024.01.11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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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 탐조가(探鳥家) 정정환이 촬영한 수컷 촉새의 모습이다.
사진 설명 : 탐조가(探鳥家) 정정환이 촬영한 수컷 촉새의 모습이다.

[서울시정일보] 타인과의 대화를 미주알고주알 글로 다 쓸 수는 없지만 대략 정리하면, 지인이 서울대병원을 퇴원하는 이재명의 메시지와 경찰의 수사 결과 발표를 이야기하면서, 진짜 문제라며 혀를 차기에, 그것이 문제가 아니고 이것이 진짜 문제라고 하였다. 다음의 글은 봉산 촌부가 제기한 진짜 문제다.

문제⓵ 상대를 죽여서 없애야 하는 전쟁 같은 정치가 문제가 아니다.

문제⓶ 자신에게 불리한 증거들을 없애고 증인들을 죽여 없애는 잔인한 인간의 정치가 문제다.

문제⓷ 이러한 사실들을 잘 알면서도 지지하는 국회의원들과 당원들이 진짜 문제다.

문제⓸ 진짜 심각한 것은, 국가의 사법권으로 이러한 범죄를 단죄하지 못하고 있는 나라의 국법 상실이 문제다.

문제⓹ 진짜 정말 심각한 것은, 나라의 주인인 국민이 이처럼 통째로 썩어서 범죄자들의 소굴이 돼버린 정치판을 어찌하지 못하고, 저들과 함께 휩쓸리며 망하고 있는 지금의 현실을 모르고 있다는 것 이것이 문제다.

문제⓺ 진짜 진짜 정말 심각한 것은, (뭐 다 늙은 우리야 이제 죽는다 한들 여한이 있겠냐마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이 모든 결과는, 젊은 애들 자신들이 짊어져야 할 빚이고 예고된 지옥으로 가는 길임에도, 젊은 애들이 이걸 모른다는 것, 이것이야말로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것으로, 나라의 흥망이 걸린 정말 심각한 난세의 징조이고 망국의 문제다.

윗글은 호기롭게 진짜 문제라는 지인의 말에 반론하여, 그것이 진짜 문제가 아니고 이것이 진짜 문제라며 제기했던 내용들을 간추린 것인데, 이 글을 읽는 사람들의 생각은 어떤 것인지 궁금하다.

모르긴 해도 나와 지인의 생각이 다른 것처럼, 이 글을 읽은 사람들 역시 저마다 자기의 생각 속에서 문제를 보고 문제로 삼을 것이다.

게재한 사진은 지리산과 섬진강을 사랑하는 환경운동가이며 현재 “지리산 사람들 운영위원”인 정정환 군이 촬영한 수컷 촉새다.

정정환은 오랜 벗으로 지내는 중산리 벽봉(碧峯)선생의 둘째 아들이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니고 어려서부터 섬진강과 지리산의 자연을 연구하며 세상의 소금이 되겠다는 자세로 열심히 사는 연유로, 내 나름 지켜보고 있는 나이 서른을 갓 넘긴 총각이다. 기대해도 좋은 전도가 양양한 젊은이라는 말이다.

오늘도 자신의 전공인 지리산과 섬진강에서 겨울을 지내는 새들의 사진을 게재하였는데, 그중에 내 눈에 든 한 마리 수컷 촉새의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려니, 늘 그렇듯 부질없는 생각 속에서 부질없는 생각이 서로 엉킨다.

다만 하나, 메마른 덤불 속에서 쉼 없이 주변을 살피는 저 작은 새가 바라보고 있는 시선의 시선 끝이 어디이고, 무엇인지 알 수는 없지만, 저 시선 하나로 살아 있음을 증명하면서, 자신과 숲과 그 모습을 렌즈에 담고 있는 작가에게 희망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날마다 살아서 쉼 없이 움직이는 저 한 마리 작은 새처럼, 오늘을 사는 이 땅의 젊은이들이 자신들이 해야 할 일들이 무엇인지 날마다 쉼 없이 살피면서 잊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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