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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칼럼] 봄날의 선물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다. 꽃들이 만발하는 정치를 하라는 것이다

[섬진강칼럼] 봄날의 선물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다. 꽃들이 만발하는 정치를 하라는 것이다

  • 기자명 박혜범 논설위원
  • 입력 2022.03.05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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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 작가 유안나 선생의 작품 “봄날의 선물”이다.
사진 설명 : 작가 유안나 선생의 작품 “봄날의 선물”이다.

[서울시정일보 박혜범 논설위원] 저 유명한 석봉(石峯) 한호(韓濩,1543년~1605년)를 조선 최고의 명필로 교육시킨 지혜로운 떡장수 어머니의 이야기다.

떡장수 어머니가 3년 만에 집에 돌아와, 여느 집 아들처럼 자신의 글공부를 자랑하는 어린 아들 석봉을 불러 앉혀놓고, 그럼 우리 아들이 글공부를 얼마나 잘하는지 보자며, 호롱불을 끄고 깜깜한 방안에서 자신은 떡을 썰고 아들은 글을 쓰는 시합을 하였다.

결과는 떡장수 어머니가 썰어놓은 떡은, 요즘은 말로 생활의 달인에 출현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모양과 크기가 똑같은 반면, 어린 아들 석봉이 쓴 글씨는 엉망진창이었다.

이후 석봉은 어머니가 호롱불을 끄고 떡을 썰어 보인 가르침을 따라, 각고의 노력 끝에 조선 최고의 명필이 되었는데.......

여기서 우리들이 생각해야 할 것은, 이른바 멀리 글공부를 떠났다가 3년 만에 집에 돌아온 아들에게 그렇게 했던 떡장수 어머니의 지혜로움과 아들을 사랑하는 지극한 마음이다.

당시의 상황을 추정해보면, 글을 모르는 떡장수 어머니가 오랜만에 집에 돌아온 아들과 그동안 쌓였던 그립고 보고 싶었던 정을 푼 뒤, 자칭 글을 잘 쓴다고 자랑을 하는 아들의 공부가 얼마큼 되었는지 궁금한데, 자신이 글을 모르니 알 길이 없고, 그렇다고 오랜만에 돌아온 아들을 앉혀놓고 물어볼 수도 없고, 무엇보다도 물어본다고 자신이 알 수 있는 일이 아닐뿐더러, 자칫하면 아들의 마음에 상처가 되고, 나름 애를 쓰고 있는 아들의 향학열에 찬물을 끼얹는 일임을 알았을 것이다. 한마디로 아들과 자신 모두에게 좋은 방법이 아님을 알았던 것이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어두운 밤에 호롱불을 끄고 떡장수인 자신은 떡을 썰고, 글공부를 하는 아들은 글을 쓰게 하는 시합을 한 것인데, 지금 우리들이 살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생각해도, 글을 모르는 어머니가 아들의 마음을 다치지 않고, 아들의 공부 상태가 어디까지 얼마나 되었는지 알아 볼 수 있는, 가장 지혜롭고 확실한 최고의 방법이었으며, 동시에 일자무식의 어머니가 전문적인 글공부를 하는 아들을 보다 더 차원 높은 학문의 세계로 인도 교육하는 최고의 철학이었다.

왜냐 하면, 그가 누구든 예를 들어서 저 유명한 추사 김정희라 하여도, 어둠 속에서 붓글씨를 제대로 쓴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사실이 이러함에도 아들과 시합을 한 어머니의 마음을 헤아려보면, 당시 교육이라는 것이 지금처럼 다양하고 전문적이며 복잡한 것이 아니고, 이른바 공맹사상인 사서삼경이 유일한 교과서였고, 그걸 잘 외우고 잘 쓰고 해석을 잘 하는 것으로, 잘하고 못하는 1 2 3등을 가렸던 시대이므로, (한문) 글씨를 잘 쓴다는 것은, 그만큼 열심히 노력했고 잘 안다는 뜻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시대와 이런저런 사정들을 감안하여 결론을 지어보면, 평생을 떡장수로 아들의 뒷바라지를 하고 있는, 어머니가 떡을 써는 솜씨는 눈을 감고도 할 수 있는 일이지만, 3년 공부 아니 평생을 공부를 한 사람일지라도, 별빛도 새어들지 못하는 호롱불을 꺼버린 깜깜한 방안에서, 붓글씨를 쓴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므로, 이미 승패가 결정되어 있는 일이었다.

떡장수 어머니의 눈에는, 한 조각 흐트러짐도 없이 가지런한 자신이 썰어놓은 떡과, 그야말로 한 글자도 바르게 쓴 것이 없는 엉망진창인 석봉의 글씨는, 이미 알고 있는 당연한 결과였지만, 어린 아들 석봉에게는 부끄럽기 짝이 없고 충격적인 일이었을 것이다.

어머니가 어린 아들 석봉을 멀리 보내 전문적인 글공부를 시키고, 훗날 조선 최고의 명필이 된 결과론을 가지고 생각해보면, 떡을 잘 써는 떡장수 어머니의 유전자를 그대로 이어받아 나름 글씨를 잘 썼을 것이고 어린 천재로 소문이 났을 것인데.... (이것이 어머니가 어린 아들을 멀리 보내 전문적인 글공부를 시킨 이유였을 것이다.) 

다시 켠 호롱불에 드러난 어머니가 썰어놓은 가지런한 떡과, 자신이 쓴 엉망인 글씨를 직접 확인하고 바라보고 있는 어린 아들 석봉이 받았을 충격과 마음이 어떠하였을 지는 충분히 짐작이 되고도 남는 일이다.

떡장수 어머니가 호롱불을 꺼버린 깜깜한 방안에서 아들을 앉혀놓고 아들아 나는 떡을 썰 테니 너는 글을 써라 하였다는 이야기가 대대로 사람들의 입에서 전해오고 있는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자식을 교육하는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을 깨우치는 깨우침이며, 자식들을 지혜롭게 교육하는 방법론의 가르침이다.

이것을 가장 알기 쉽게 비유를 하면, 촌부가 우리시대 최고의 철학자로 존경하는 최진석 교수도, 일자무식 떡장수 어머니에 비하면, 한낱 범부에 불과한 격으로, 떡장수 여인은 세상에서 가장 지혜로운 어머니였고, 철학을 겸비한 최고의 스승이었으며, 아들 석봉에게는  세상 그 어떤 스승보다도 훌륭한 최고의 교육이었고 빛나는 깨달음이었다는 사실이다.

끝으로 어제 촌부가 게재한 “멸치의 꿈” 제하의 글에서 강력히 촉구한 이야기, 안철수는 썩어빠진 정치판의 지겹고 역겨운 레퍼토리, 더럽고 구질구질한 야합과 거래의 산물인 공천권과 자리다툼 등등 모든 것들을 버리고, 특히 홀로 선하다는 씨알도 먹히지 않는 착각에서 벗어나, 이제야말로 국민들과 희로애락을 함께하는 정치인이 되어, 국민들 모두가 지지하는 국민의 희망이 되라고 한 것에 대하여....

그리고 온 나라 국민들의 뇌리에 부정적인 정치인으로 각인되어 있는 장제원을 중심으로 하는 윤핵관들과 이태규와 권은희로 대변되고 있는 안핵관들에게 어떠한 임명직도 받지 않겠다는 대국민 선언을 하라고 요구한 것은, 당면한 정권교체를 이루는 마지막 맞추어내야 할 퍼즐이며, 그들이 새롭게 사는 정치이기 때문이다.

이것을 호롱불을 꺼버린 깜깜한 방안에서 붓글씨를 썼던 어린 아들 한석봉의 마음으로 돌아가서 생각해보면, 촌부가 안철수를 비롯하여 윤핵관들과 안핵관들에게 촉구한 요구가, 결단코 개인의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고, 그야말로 바르고 큰 정치인으로 새롭게 거듭나는 정치를 하라는 뜻임을 알 것이다.

이들이 촌부의 말귀를 못 알아듣는 것이 아니고, 당장 윤석열이 대통령이 되었을 경우, 자신들의 눈앞에 펼쳐질 것들에 대한 탐욕에 빠져, 애써 못 들은 척 모르는 척 외면하고 있는 것인데....

진실로 이들이 두렵고 두려운 마음으로 깨달아야 할 것은, 자신들의 행위가 국민들이 열망하고 있는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져버리는 짓이며, 무엇보다도 정치로 성공하고 싶은 자신들의 욕망을 배반하는 것으로, 자신들의 미래를 생각하지 못하는 어리석음이라는 사실이다.

정리를 하면,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다. 보다 더 큰 정치를 하라는 것이다. 진짜로 정치다운 정치를 하는 정치인이 되라는 것이다.

지나가는 관광객들이 재미삼아 던져주는, 먹어서는 안 될 과자와 사탕의 맛에 길들여져서, 온갖 열매와 과일들이 넘쳐나는 숲으로 돌아가는 것을 잃어버리고, 날마다 길거리를 헤매고 있는 원숭이들이 누구이고 그들의 신세가 어찌 될지를 안다면, 바로 지금 자신들이 무엇을 해야 할지를 알 것이고, 일초도 망설일 이유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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