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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칼럼]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자신을 속이는 일이다

[섬진강칼럼]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자신을 속이는 일이다

  • 기자명 박혜범 논설위원
  • 입력 2021.09.11 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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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재한 사진은 섬진강 강변에 핀 꽃말이 “사랑의 변심” 또는 “순간의 즐거움”이라는 흔히 달개비로 불리는 닭의장풀 꽃이다.
게재한 사진은 섬진강 강변에 핀 꽃말이 “사랑의 변심” 또는 “순간의 즐거움”이라는 흔히 달개비로 불리는 닭의장풀 꽃이다.

[서울시정일보 박혜범 논설위원] 사람으로 태어나 한세상을 살면서, 세상에서 가장 손쉬운 일은, 사람이 세상을 속이는 일이고, 다음으로 쉬운 일은, 사람이 사람을 속이는 일이다.

누구나 정상적인 상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뭘 깊이 생각하고 멀리 볼 것도 없이, 지금 벌어지고 있는 썩어빠진 대한민국 정치판을 보면, 특히 지금 벌어지고 있는 대선 선거판을 보면, 사람이 세상을 속이는 일이 얼마나 손쉬운 일인지를 잘 알 것이다.

사람이 사람을 속이는 일 또한 이것이 얼마나 손쉬운 일인지, 이 역시 정치판을 휘젓고 있는 사람들은 물론 지금 대권 도전에 나선 후보들을 보면, 누구나 훤히 아는 일이다.

그러나 이와는 반대로 사람으로 태어나 한세상을 살면서,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이 바로 자신을 속이는 일이다.

중언부언 구차한 설명이 필요 없이, 사람들 저마다 인생을 살아오면서, 별건 아닐지라도 거짓말로 엄마를 속이고 주변 사람들을 속였던 자잘한 경험들을 통해서, 무엇보다도 스스로 자신의 양심을 속인 고통을 견디지 못하고 괴로워하다가 자살해버린 주변의 사람들을 통해서, 사람이 자신을 속이는 일이 얼마나 어렵고 고통스러운 일인지를 잘 알 것이다.

사람이 세상을 속이고 사람들을 속이는 일은, 목적 달성에 의한 유형무형의 이익이 수반되는 연유로, 그것이 무엇이든 일을 기획하고 성취하여 가는 과정에서 느끼는 짜릿한 스릴과, 마침내 이루어냈다는 성공으로 포장된 자기 합리화만 있을 뿐,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못하지만, 그런 사람들도 자신을 속이는 일은 어렵고 고통스러운 것이 바로 사람이다.

알기 쉽게 설명하면, 사기꾼도 도둑놈도 남을 속이고 도둑질을 하는 것은 손쉬운 일이지만, 이유가 무엇이든 자신이 자신을 속이는 일은 그만큼 어렵다는 말이다.

부연하면 모르긴 해도 이 지구상에서 국민들이 고등교육을 가장 많이 받은 나라를 꼽으라면 대한민국이 1위일 것이다. 특히 나라의 근간인 60대 이하만을 본다면 1위가 확실할 것인데, 재밌는 것은 부화뇌동을 가장 잘하는 우매한 국민들이 바로 우리나라 대한민국 국민들이라는 사실이다. 한마디로 지금 대한민국은 많이 배운 자가 도리어 어리석다는 식자우환(識字憂患)의 나라다.

어제 초저녁 방송에 출연하여 신분을 공개한 “고발 사주” 제보자의 인터뷰를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처음부터 챙겨보았는데, 제보 내용의 진실 여부는 논외하고, 예측했던 그대로 대한민국 정치판을 소꿉놀이하듯 가지고 노나 싶었는데, 그것으로 끝이 아니고 온 나라 모든 언론들까지 완벽하게 가지고 놀고 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정치판과 언론을 가지고 노는 비결을 완벽하게 터득했다는 의미다.

그동안 눈여겨 지켜보고 있던 한 사람으로 안타까운 것은 다음 두 가지다. 첫째는 (본인 할 나름이겠지만) 좋은 의미에서 이해를 한다면, 항차 유능한 정치 기획자와 평론가 한 사람을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특히 여성으로서는 보기 드문 독보적인 정치 기획자 평론가가 될 수도 있었고, 타고난 그 재능이 제대로 발현만 된다면, 썩어빠진 대한민국의 정치판을 일신하여 나가는 훌륭한 정치인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심히 안타까운 일이다.

둘째는 본인의 주장대로 제보된 내용이 사실이라면, 모든 국민들이 눈과 귀를 집중하여 시청하고 있는 공개된 인터뷰에서, 자신의 옷깃에 묻은 머리카락은 물론 실오라기 하나도 숨기지 말고, 있는 그대로 드러내서 당당하게 결판을 냈어야 했는데, 그러지를 못했다는 것이다.

제보한 것이 사실이라면, (글쎄 그것으로 대권 후보 윤석열이 비참하게 낙마되고 인생이 끝났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몇이나 될지는 모르겠지만) 혹 공수처 수사 결과 사실로 입증된다 하여도, 그건 한 사람 윤석열을 실패시키는 일이지, 자신의 정의를 실천하고 인생을 성공시키는 일이 아니라는 것, 가장 중요한 이것을 제보자는 놓쳤다는 것이다. 뭣이 중요한 것인지를 모르고 있다는 말이다.

어제 안타까운 마음으로 특별한 인터뷰를 보면서 내린 결론은, 대군을 몰아 천하통일로 나가는 전투에서 승리를 이루는 순간 결정적인 실패로 절망한 제갈공명이 피를 토하며 탄식했다는 (계략을 꾸미는 것은 사람이지만 그 일이 이루어지는 것은 하늘에 달려 있어서 억지로 할 수 없다.) 모사재인(謀事在人) 성사재천(成事在天)을, 계략을 꾸미는 것도 사람이고 그 일이 이루어지는 것 역시 계략을 꾸민 사람 자신에게 달렸다는 것으로 바꾸어야 한다는 것이다.

촌부의 조언이 귀에 들리지는 않겠지만, 제보자가 깨달았어야 할 것은, 살아야 할 날이 길고, 하고 싶은 일들이 하고많은 창창한 자신의 인생을 놓고 보면, 윤석열 후보는 이름조차 기억나지 않는 어린 시절 유치원에서 보았을, 미운 짓을 하던 짓궂은 친구만도 못하고.....

대통령 문재인과 국정원장 박지원 그리고 민주당과 국민의힘을 비롯한 안철수 등등 자신이 활동했던 정당들과 관계를 맺고 있는 인맥들은, 엄마의 손을 잡고 따라갔던 시장 어느 한 귀퉁이에서 호기심으로 보았던 사람들을 홀리던 각설이들만도 못하고, 이 모든 현상들은 한낱 장구경만도 못한 것임을 알았어야 했는데......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는 없지만, 기왕 하려거든 지혜롭게 했어야 했는데, 가치 없는 일에 자신이 살아야 할 길고 긴 인생을 걸어버린 것은, 나머지 생 전부를 잃어버린 것으로, 대권에 도전하고 나선 윤석열 후보를 낙마시키려다, 자신의 생을 망쳐버린 어리석음이었다.

토사구팽의 역사와 의미를 100% 이해한다면 촌부가 무엇을 말하는지 확실하게 알 것이다. 진심으로 조언을 한다면 더 늦기 전에 이제라도 별주부의 꼬임에 용궁으로 끌려가 용왕의 약이 되려다가 되살아 나온 토끼의 지혜를 생각하여 보기를 권한다. 

끝으로 게재한 사진은 섬진강 강변에 핀 꽃말이 “사랑의 변심” 또는 “순간의 즐거움”이라는 흔히 달개비로 불리는 닭의장풀 꽃이다. 

한해살이풀로 아름다운 파란색 꽃을 피우는 달개비를 잡초라 한다면, 잡초 가운데 가장 생명력이 질긴 것으로, 삼복염천에 뽑아서 던지면 죽지 않고 그 자리에서 다시 뿌리를 내리며, 보란 듯이 되살아나는 탓에 반드시 치워내야 하는데, 윤석열 후보와 제보자 둘 가운데 누가 살아날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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