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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칼럼] 멀리 태평양을 건너온 귀한 동영상을 보면서

[섬진강칼럼] 멀리 태평양을 건너온 귀한 동영상을 보면서

  • 기자명 박혜범 논설위원
  • 입력 2021.08.05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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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정일보 박혜범 논설위원] 뭐 그래봤자 창문 밖 풀매기 작업이지만, 더는 미뤄서는 안 되겠다 싶어 아침을 서둘러 먹고 벼르던 풀매기 작업을 끝낸 후 녹초가 되어 앉아있는데, 멀리 태평양을 건너 미국에 계시는 선배님이 보내온 귀한 동영상을 열어보니, 부제 그대로 아련한 추억을 따라가는 모처럼의 시간이 되었다.

1960년대 말에서 1970년대 초 불과 5~60년 전 우리네 농촌마을의 풍경들을 편집한 것인데, 1960년 전후 농촌에서 태어나 올해 60의 회갑을 맞이하는 사람들은 또렷이 기억할 것이고, 65년 이후에 태어난 사람들은 어렴풋이 기억나는 장면들일 것이고, 1970년 이후에 태어나 나이 50을 살고 있는 사람들은 기억에 없을 것이다. 물론 지금의 젊은 세대들은 상상도 못하는 장면들이다.

샤워를 끝내고 녹초가 되어, 배경음악으로 깔린 요절한 비운의 가수 배호가 부르는 추억의 소야곡을 함께 들으며 풍경들을 보고 있으려니 까맣게 잊고 있던 얼굴들과 산천들이 저절로 떠오른다.

소식이 끊긴지 오래인 고향마을의 친구들은 어찌 사는지, 몇 해 전 듣기로는 몇몇은 세상 여행을 끝내고 신선이 되어 선계로 돌아갔다고 하는데, 생각하면 모두가 그리운 시절의 그리운 모습들이다. 

문득 드는 생각은, 산기슭에 자리한 마을 호롱불 아래서 태어나,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어찌어찌 살아남아, 지금 강변에 앉아서 천리를 훤히 보고, 지구촌 곳곳의 소식들은 물론 바다 건너 일본 도쿄에서 벌어지고 있는 올림픽 경기를 실시간으로 보고 있는 스마트폰 시대를 살고 있는 나는 물론이지만, 격변의 세월을 대한민국 너 참 용케도 잘 견디며 살아냈다는 생각이다.

바라건대 1960년대 해마다 격어내야 했었던 가난과 죽음의 보릿고개를 넘는 일보다, 훨씬 더 무서운 역병 코로나가 온 나라에 창궐하고 있는 지금, 삶의 희망을 잃고 있는 국가와 국민 모두 잘 견뎌내어, 지난 세월을 그래왔던 것처럼, 더 좋은 나라 더 좋은 세상으로 발전하여 나가기를 손 모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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