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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포커스] 여성단체협의회 "허 명 회장"...위대한 여성으로 지위 향상과 권익 도모를 위해 헌신 봉사

[인물포커스] 여성단체협의회 "허 명 회장"...위대한 여성으로 지위 향상과 권익 도모를 위해 헌신 봉사

  • 기자명 고정화 기자
  • 입력 2021.05.24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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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사는 삶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하는 활동
■남성과 여성이 차별 없이 함께하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

[서울시정일보 고정화 기자] 한국여성단체협의회에 한국여성항공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허 명 회장이 지난 2월 28일 당선됐다.

허 명 회장은 당시 당선 소감으로 “위대한 여성, 하나 된 여협이라는 슬로건처럼 여협의 결속력을 다지고 여협의 미래와 비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여성단체협의회는 1959년 창립해 여성의 부당한 차별 철폐와 여권 신장을 위한 단체로 UN 및 세계여성단체들과의 교류와 협력을 통해 여성의 지위 향상과 권익을 도모하고 있다.

국내는 60여개 회원단체로 결성되어 17개 시도 여성단체협의회의 회원 500만 명의 회원으로 모든 분야에서 정보교류와 여성의 지위 향상과 권익을 위해 활동을 하고 있는 단체다.

오늘의 인물 인터뷰로 허 명 회장을 만나본다.

1. 사회 활동가로 뛰어든 계기가 무엇인지?

1998년 남편이 교환교수로 독일 베를린에 살았던 처음 2년 동안 저의 두 딸이 다니던 베를린에 있는 유럽학교 1층에는 장애인 학교인 비잘스키 학교가 있어서 아침 마다 학교 앞에서 장애 학생들을 데리고 오는 학부모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또한 피부색이 서로 다른 장애 아이들을 서 너 명 씩 데리고 오는 보호자들을 보며 많은 학부모들이 장애인을 입양해서 키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장애가 있는 아이들을 데리고 오는 보호자들의 표정은 밝고 즐겁게 보였으며, 아이들을 차에서 휠체어로 옮길 때도 시종 웃는 얼굴로 아이들을 정성스럽게 도와주고 있었습니다. 그때 저는 남을 위한  봉사라는 것이 과연 어떤 것인가 마음속으로 되새기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점차 그곳 학교생활에 적응되면서부터 아이들도 학교에서 돌아오면 장애인 친구들과 강당과 운동장에서 함께 놀았던 일들을 재미있게 이야기 했습니다. 그 후 죤 에프 케네디 스쿨(John F. Kennedy School)로 학교를 옮긴 뒤로 두 딸들은 장애인 학생들을 위한 봉사활동에 더 적극적이었고, 저도 장애인을 위한 봉사 기구인 베스트 버디스(Best Buddies)의 독일 베를린 창설을 적극 주도하였으며, 그들을 위한 모든 행사에 함께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했습니다.

저는 또한 독일 양로원에서 알츠하이머 환자,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돌보기도 했고, 이주 여성의 독일 정착을 돕기도 했으며, 베를린 다문화 가정의 문제 아이들과 학부모를 상대로 생활상담 및 진로 상담을 했습니다. 우리 딸들이 다니는 학교의 각종 기념행사에는 물론, 학교 바자회를 열어 모은 돈으로 가정 형편 때문에 수학여행을 가지 못하는 학생들을 도와주기도 했습니다.

독일 이민 가정 아이들의 독일 사회 적응과 장애인 교육 그리고 아동심리학이 제가 자유 베를린대학에서 공부한 분야이기에 관심을 갖고 사회활동 활동 한 것도 사실입니다. 지금은 제 아이들이 성장하여, 원하는 대학을 졸업하고 원하는 직장을 갖고 있기에 저는 저의 계획대로 봉사활동에 전념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봉사는 삶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하는 활동이기 때문에 봉사하는 마음 자세의 기본은 겸손이라고 생각합니다. 봉사가 자기만족과 자기과시를 위한 것이 된다면 그것은 이미 봉사가 아니라 권위적 활동으로 변질했다고 봅니다.

봉사는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마음으로부터 다가가서 도아 주는 것이어야지, 위에서 아래로 은혜를 베푸는 시혜의 의미가 되어서는 절대로 안 된다는 것이 봉사에 대한 제 생각입니다. 웃는 얼굴로 다정하게 여러 명의 신체적, 지적 장애아동들을 돌보던 베를린의 학부모들의 모습은 제가 사회활동을 하면서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는 모델입니다.

2. 여성단체협의회의 중요한 역할이 무엇인지~:

1959년 창립당시 시대상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권리를 제한 당하던 시기로 사회 개혁이 필요한 때였습니다.

여성의식과 여성의 주체성이 미비한 시기였기에 여성단체들이 연대하여 우리 한국여성단체협의회가 설립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과거에 우리 여성들은 무대 뒤에서, 그늘진 곳에서 온갖 힘들고 궂은일을 다 하면서도 말도 안 되는 불평등한 대우를 받았습니다. 이처럼 불공정한 대우는 지양되어야 하지요.

하지만 아직도 우리사회 곳곳에서는 여성에 대한 성 차별적 문제가 숨어 있습니다. 같은 일을 해도 여성은 보수와 승진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우리 한국여성단체협의회가 있는 것입니다.

저희 여성들은 정당한 대우를 받는 것이 목표이지, 여성이기 때문에 특별한 대우를 요구하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여성의 인권신장을 위한 여성운동을 주도하고 현실화시킨 여협의 활동은 1960년대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여성발전을 통한 국가 발전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여성운동을 지속할 것입니다.

3. 임기중에 중요하게 이루고 싶은 공약은?

저는 크게 다섯 가지를 공약했습니다.

1) 여성의 권익옹호와 양성평등, 여권신장을 위해 더 열심히 할 것

2) 2018년 3.8 세계여성대회에서 본회에 신설된 Me too운동본부를 활성화 하여 피해자 입장에서 문제해결에 최선을 다함

3) NGO단체로서 정치적 중립을 지키되 국가와 사회의 발전을 위한 정책을 끊임없이 제시

4) 여협 리모델링 후 수익사업으로 회원단체의 복지를 위해 지원정책을 펼침

5)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 확대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

현재 가장 중요하다 생각하는 것은 5번,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 확대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2015년 한국여성단체협의회는 지역구 여성의원 30% 법제화를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을 요구하는 1만명 서명운동을 하여 3당 대표에게 전달하였습니다.
2017년 문재인 대통령 후보께서도 한국여성단체협의회를 방문하여 여성 단체 대표들을 만난 자리에서 여성국회의원 30%를 약속하신 바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여성단체협의회는 2022년 6.1 지방선거에서 여성들이 지방의회 및 자치단체장으로 대거 진출할 수 있도록 다방면으로 운동을 전개할 예정입니다.

4. 사회활동가로서 바라보는 우리나라여성복지에 대해?

여성복지는 많이 나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몇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첫 번째로는 성범죄 문제입니다. 성범죄가 끊이지 않고 일어나는 원인 중 하나는 성범죄자에 대한 처벌이 너무 가볍다는 데 있다고 봅니다. 성범죄자에 대한 처벌은 엄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피해자에 대한 보호장치가 대단히 미흡해서 2차, 3차 피해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이 점은 반드시 개선되어야 합니다. 여성이 정당한 대우를 받으면서 안전하게 활동할 수 있는 사회가 되도록 우리 모두가 부단히 노력해야 합니다.

다음은 직장 내 여성 차별을 꼽을 수 있습니다.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상위 200대 상장사의 등기임원 1,441명을 조사한 결과, 여성 등기임원은 65명으로 전체의 4.5%로 집계됐고, 단 1명도 없는 기업은 146곳으로 전체의 73%나 됐습니다. 우리나라가 성평등 지수에 있어 국제적으로 한참 최하위 평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기도 합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매년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OECD 국가를 대상으로 여성의 일자리 환경을 측정하고 직장 내 여성 차별 수준을 지표화한 ‘유리천장 지수’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이 지표에서 한국은 OECD 29개 회원국 중 최하위를 기록, 9년 연속으로 꼴찌를 기록했습니다. 이를 통해 아직 우리 사회가 여성을 보는 눈이 평등하지 않으며, 이러한 차별을 막는 제도적 개선 방안이 필요할 때입니다.

물론, 여성들을 우대해달라는 것이 아닙니다. 같은 조건에서 여성과 남성의‘동일노동 동일임금’을 말씀드리는 겁니다. 무의식적으로 사회에 깔린 차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저 역시 노력해보려 합니다.

5. 사회활동으로 보람을 느낀 부분을 꼽는다면?

봉사단체 하나를 조직해서 7년 동안 운영하면서 매년 200명의 중, 고등학생을 모집하여 이제까지 1,000여 명과 함께 봉사활동을 했습니다. 나눔과 배려를 실천하기 때문인지 이들 중 단 한 명도 소위 말하는 문제아가 없었습니다.

한 번은 송파경찰서 청소년과와  학교폭력, 절도, 인터넷 중독, 공중도덕불감증 등 탈선행위를 했던 소위 비행청소년들을 데리고 남한산성 산행을 한 적이 있습니다. 산 정상에서 그들과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기회를 가졌는데 놀랍게도 그들에게서 착한 면들을 발견했습니다.

마음을 열고 조금만 사랑과 관심을 쏟으면 얼마든지 그들을 구제 할 수 있겠구나 느꼈습니다. 아빠가 방문할 때 마다 더 좁아진 아빠의 어깨를 볼 때 마음이 몹시 저려 온다던 한 소년교도소에 있던 학생의 말이 가끔은 나를 슬프게 합니다.

6. 사회활동가로 단체를 이끌어 가면서 제일 어려운 부분을 꼽는다면?

단체를 이끌어가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재정문제였습니다. 과거 독일에서 봉사단체를 만든 후 기부금을 모금했을 때와 우리나라에서 단체 활동하며 기부금을 모금할 때는 다르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봉사단체를 만들었을 때, 주변에서 믿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에는 시민사회단체가 너무 많고, 이를 악용하는 사람들도 너무 많아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우리나라는 시민사회단체에 대한 정치적인 면도 고려하여 후원하는 점도 아쉬운 부분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시민사회단체에 대한 신뢰회복과 봉사에는 정치적인 면이 고려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언급 드린 것처럼 시민사회단체를 악용하는 사람도 있지만, 진심으로 사회에 도움이 되고 싶어 시민사회단체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더 많습니다.

시민사회단체는 단체의 활동을 활발히 해나가고 재정의 투명성을 높여나가 시민들에게 신뢰을 주는 것이 우선시 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시민들과 기업들이 단체에 믿고 후원할 수 있도록 건강한 기부 생태계를 구축해 나가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7. 미래를 향해 뛰고 있는 각 분야의 젊은 여성들을 위해 특별한 조언은?

우리나라 인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여성이 행복해야 가정도, 사회도, 국가도 행복합니다. 우리의 정당하고 지극히 합리적인 요구와 권리를 우리 스스로 찾기 위해서 우리가 먼저 나서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목표를 이루기 위해 뛰고 계시는 우리 젊은 여성들께 겁내지 말고 도전해 주십사 부탁을 드리며, 경험들이 모여서 나를 더 성숙하게 만든다는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리 한국여성단체협의회도 여러분들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 매일, 매순간 함께 나아가겠습니다. 남성과 여성이 차별 없이 함께하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역경이 사람을 강하게 만든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신체적, 가정적, 사회적 역경을 극복하고 위대한 업적을 남긴 인물들은 수 없이 많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용기와 자신감을 가지고 일하면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동일한 목표를 향해 거대한 대열을 이루어 우리 모두 힘을 합쳐서, 위대한 여성이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멋있게 보여주도록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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