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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칼럼] 고작 “문가재인”의 손바닥에서 놀고 있는 이종찬을 보면서

[섬진강칼럼] 고작 “문가재인”의 손바닥에서 놀고 있는 이종찬을 보면서

  • 기자명 박혜범 논설위원
  • 입력 2023.08.30 18:18
  • 수정 2023.08.31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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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 가을비에 스스로 붉은색을 드러내고 떨어진 한 잎 낙엽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사진 설명 : 가을비에 스스로 붉은색을 드러내고 떨어진 한 잎 낙엽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서울시정일보 박혜범 논설위원] 광복회장 이종찬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 식자우환이다. 과연 이종찬 저 사람이 정한 항일과 친일의 기준은 무엇이고, 이종찬이 아는 항일과 친일은 무엇일까?

독립운동가의 후손이며 국가 고위직을 역임하고 대한민국 광복회 회장인 이종찬에게 “면암 최익현”과 “간재 전우”는 어떤 사람일까?

이 두 사람 가운데 지금 우리 대한민국은 물론 오늘 이종찬 자신이 영화를 누리고 있는 것이 누구의 덕이냐고 묻는다면 어떤 답을 할까?

이종찬에게 손기정은 여전히 국가와 민족의 영웅일까. 이제라도 정리해야 할 친일파일까?

(손기정을 어디에 두냐는 것은, 여전히 진행형인 올바른 친일파 색출과 단죄의 시작이자 해답이라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이종찬은 김구의 자서전 백범일지를 100% 사실로 믿고 있을까, 아니면 백범 김구가 자신의 독립운동을 과장하고 잘못을 숨기고 세탁하기 위해 쓴 (허구와 실화를 적당히 뒤섞어놓은) 것으로 볼까?

이종찬은 일제 강점기 총독부 치하를 떠나 만주벌판에서 풍찬노숙을 한 독립운동가들과 국내에 남아서 온갖 굴욕을 참으며 나라를 잃어버린 국민의 곁에서 희망이 되었던 독립운동가들 가운데, 어느 부류를 참으로 견디기 어려운 고초를 견뎌낸 훌륭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할까?

이종찬은 정율성과 홍범도 등등 자신들이 믿고 싶은 사람들이 저질렀던 배신과 살인 살육 등등의 잘못은, 그때는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이해하고 용서하면서, 왜 그들보다 잘못이 미미한 다른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하고 용서하지 않을까?

이종찬은 1938년, 교사의 신분으로 만주국 육군군관학교를 자원했다 탈락한 박정희가 혈서를 쓰고 기어이 입학한 이유에 대하여 스스로 연구하여 본 적이 있을까?

뿐만이 아니다. 사람들이 알기 쉬운 인물들의 사례를 들면, 육당 최남선과 위암 장지연 그리고 인촌 김성수와 김무성의 아버지로 알려진 삼일상회 대표 해촌 김용주가 정말로 변절한 친일파였는지 아니면 굴욕을 참으며 견뎌낸 애국지사들인지 독자적인 연구를 해 봤을까?

이종찬은 단군 이후 모든 시대와 왕들과 백성들이 숭고한 효행으로 찬양하고 실천했던 일, 해마다 전국 곳곳에서 가난한 부모들이 딸을 팔아먹은 인신매매가 일제 36년 동안 한 건의 기록도 없다는 사실에 대하여, 그 이유를 연구하여 보았을까?

이종찬은 지금의 경희대학교가 1911년 6월 10일 자신의 숙조부(작은 할아버지) 이시영이 각고의 노력 끝에 만주벌판에 세운 신흥강습소 신흥무관학교의 후신이고, 그 학교 출신인 “문가재인”이 국가관이 가장 확고해야 할 육군사관학교 교정에 신흥무관학교 출신들과 홍범도 흉상을 세워 놓은 뜻을 정말로 모르고 있는 것일까? (문가재인이 적극적인 공산주의자 정율성을 온갖 언어로 찬양하면서, 여타 공산주의자들을 포상하고 기리는 뜻)

이종찬이 이러한 역사를 비롯하여 “문가재인”이 은밀히 안배한 뜻을 모른다면 무식한 것이고, 알면서도 이런 헛소리를 한다면, 이종찬이야말로 반역자이고 패륜을 저지르는 후레자식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부연하면 논란이 된 흉상 일부 또는 전부 철거의 문제는 간단하다. 대한민국 육군사관학교의 근원을 신흥강습소로 본다면, 그 설립자인 이시영이라면 이 흉상들을 그 자리에 세웠을 것인지, 과연 어찌 생각할지를 깊이 숙고하여 그 결론에 따르면 된다.

만일 육군사관학교의 근원이 신흥강습소가 아니라 하여도, (필요하다면 전문 학자들의 세미나를 열어서라도) 이시영이라면 (김좌진이라 하여도 마찬가지다) 어찌 생각할지를 생각하고 그 결정에 따르면 되는 일이다. (이종찬을 비롯한 후인들 즉 지금과 같은 찬반 논란은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게재한 사진은 가을비에 스스로 붉은색을 드러내고 떨어진 한 잎 낙엽을 촬영한 것인데 가만히 바라보고 있으려니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비록 자식의 덕으로 얻은 자리이고, 이시영의 직계 후손은 아니라 하여도, 이종찬이라면 다를 줄 알았는데, 최소한 인물값은 할 줄 알았는데….

잘못 뒤틀리고 일그러진 국가관을 바로 하여 국가와 국민을 안정 발전시키면서, 조상의 업적을 더욱 빛내기는커녕, 고작 “문가재인”의 손바닥에서 놀고 있는 이종찬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에 생각나는 대로 주절주절 몇 가지 의문을 던져보는데, 쓸데없이 내리고 있는 가을비만큼이나 짜증스럽기만 하다.

문(門)이 없는 문 허허당(虛虛堂)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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