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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강칼럼] 한 컷의 사진으로 보는 우리시대, 우매하고 썩어문드러진 우리들의 자화상

[섬진강칼럼] 한 컷의 사진으로 보는 우리시대, 우매하고 썩어문드러진 우리들의 자화상

  • 기자명 박혜범 논설위원
  • 입력 2023.02.18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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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 커피가 자신의 몸인 잔에 남긴 얼룩, 흔적이 명작이 되었다.
사진 설명 : 커피가 자신의 몸인 잔에 남긴 얼룩, 흔적이 명작이 되었다.

[서울시정일보 박혜범 논설위원] 거두절미하고, 다짜고짜 촌부가 게재한 한 컷의 사진을 보고, 세상 사람들은 뭐라고 하면서 어떤 평가를 하고, 가치를 돈으로 매긴다면 얼마나 될까?

보는 사람들 저마다 평가도 다르고 가치도 다르겠지만, 그냥 뭐 대충 일반적인 상식으로, 어떤 누군가가 제시하는 이런저런 사진과 그림 등을 평가하는 과정을 보면.....

그것이 무엇이든, 그것을 작품으로 볼 것이냐를 시작으로, 시대적 문화적 예술적 가치를 따지는 작품성과 희귀성이 있다 없다는 것은 물론 매입하여 소장할 만한 가치가 있느냐는 등등, 평가의 과정을 통해서 가치가 얼마의 돈으로 매겨질 것이고, 최종적으로 매겨진 그 돈의 가치가 곧 작품의 가치가 되고 생명이며 전부가 된다.

부연하면, 사람들은 자신의 눈으로 본 것을 마음으로 판단 평가하지 않고, 세인들이 매겨놓은 돈의 가치로 자신들이 소장하고 있거나, 또는 선물 받은 사진과 그림 등의 가치를 판단하고 평가한다는 사실이다.

이걸 뒤집어 이야기를 하면, 어떤 사람으로부터 특정한 작품을 선물 받은 사람은, 그 작품에 매겨진 돈의 가치로, 자신이 상대에게 어떤 존재이며, 상대가 자신을 어떤 가치로 보는지를 판단한다는 사실이다.

한마디로 알기 쉽게 설명하면, 선물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자신과 상대와의 이해관계에 따라 돼지고기를 줄 사람과 소고기를 줄 사람을 구별하고, 선물을 받은 사람 역시 돼지고기와 소고기 둘 가운데 어떤 것이며, 소고기라 하여도 어떤 부위를 얼마만큼 선물 받느냐를 가지고, 상대에게 투영되고 있는 자신의 존재와 이해관계를 판단하고 확인하는 것이 일반적인 우리 사회의 인간관계이듯, 사진이나 그림 등의 작품이라는 것 또한 마찬가지다.

이러한 관점에서, 촌부가 제시하고 있는 저 사진 한 컷을 가지고, 촌부가 제아무리 무엇이라고 한들 세인들은 관심도 없을뿐더러, 이걸 돈을 주고 매입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을 잘 안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촌부가 들고 있으면 아무런 가치가 없는 이것을, 이재명이 손에 들고 있거나, 또는 영부인 김건희 여사가 좋은 작품이라고 화랑에 걸어놓고 그 앞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면, 평론가들이 그럴싸한 언어로 쏟아내는 극찬의 평론으로 유명한 작품이 되고, 덩달아 세인들이 바라보고 평가하는 가치 역시 전혀 다른 차원으로 달라져버린다는 사실이다.

여기서 문제는, 두 장도 아닌 한 장 한 컷의 사진을 두고, 이것이 누구의 손에 있느냐에 따라서 가치가 전혀 다른 것으로 달라져버린다는 사실이다.

먼저 이것을 영부인 김건희 여사가 들고 있다면, 이재명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가치 없는 쓰레기를 속물이 들고 있다고 온갖 욕과 비아냥거림을 쏟아 붓지만, 영부인 김건희 여사를 지지하는 사람들에게는 만금이 아깝지 않는 명작 명품이 된다는 것이다.

반대로 지금 더불어 민주당 대표로 더불어 민주당 의원들과 당원들을 쥐락펴락하면서 온 나라를 들쑤시고 있는, 저 유명한 이재명이 이것을 손에 들고 흔들면서, 이것이 무엇이고 어떤 가치가 있다고 한다면, 김건희 여사를 지지하고 있는 사람들은 저 사기꾼이 또 사기치고 있다며 믿지 않지만, 이재명을 믿고 따르는 민주당 의원들과 지지자들은 아무런 의심 없이 믿고 귀히 여긴다는 사실이다.

한마디로 영부인 김건희 여사든, 민주당 대표 이재명이든, 그들이 손에 들고 있고 그런 그들을 믿고 따르며 지지하는 사람들이 믿는 그 순간부터, 촌부가 제시한 아무도 인정하지 않는 이 한 컷의 사진은 작품으로의 가치와 생명을 가지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정치적 힘까지 겸비하면서 나라의 귀물이 돼버린다.

게재한 한 컷의 사진은, 촌부가 연출하거나 그린 그림도 아니고, 어떤 작가의 작품도 아니다. 며칠 전 촌부가 특별한 마음으로 마신 카페라떼라는 이름의 커피가 자신의 몸이라 할 수 있는 잔에 남긴 묘한 얼룩일 뿐이다.

늘 그렇듯 날마다 겨울 찬 기운이 한풀 꺾인 오전에, 구례구역에서 구례읍 오거리까지 걷는데, 걷기를 마치면 집으로 돌아갈 버스를 기다릴 겸 “카페 허밍”에 앉아 젖은 땀을 식히면서, 내 스스로 수고한 나를 칭찬하고 격려하는 차원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고 오는데, 며칠 전 모처럼 카페라떼를 주문하여 마시고 가만히 빈 잔을 바라보다 촬영한 것으로. 하얀 잔에 묻은 커피의 얼룩이다.

촌부가 즐기는 커피의 취향은 블랙커피이며, 커피 그 자체의 향과 맛도 좋지만, 처음 잔을 들고 마주했을 때 풍기는 진한 향기를 좋아하고, 다 마신 후에는 비워진 빈 잔을 가만히 바라보면서, 내 스스로 날마다 비우고 정리해야 할 것들을 마음으로 정리하는데, 며칠 전 모처럼 카페라떼를 주문하여 마신 아주 특별한 날, 내 눈에 특별하게 보이고 내가 특별하게 느낀 것으로, 커피가 남긴 커피의 흔적이다.

오늘 촌부가 별것도 아닌 하얀 잔에 묻어 말라버린 커피의 얼룩을, 이른바 커피가 자신의 몸이라 할 수 있는 잔에 남긴 흔적으로 보고, 우리들의 정치를 비판하는 핵심 주제로 삼은 것은, 지금 문명한 21세기 그것도 최첨단 과학이라는 AI가 인류사회의 삶을 바꾸고 있는 문명한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망국의 현상, 날마다 우리들이 벌이고 있는 썩어빠진 정치와 그들의 화술에 휩쓸리며, 망해가고 있는 우리시대 우리들 자신들 자화상을 보자는 것이다.

끝으로 이재명을 지지하든 윤석열을 지지하든 막론하고 우리 국민들 모두가 털끝만한 의심 없이 분명하고 확실하게 아는 것 하나는......

이것을 우리들의 대법원 대법관들이 손에 들고 있다면, 만배는 만배의 돈으로 매입을 하여 대법관들을 춤추게 하지만, 반대로 만배가 이것을 만배의 가치가 있는 작품이라면서, 대법원 대법관들에게 선물로 준다면, 우리들의 대법관들은 끝까지 사양하고 절대로 받지 않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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