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행사장에서 중국 측 경호원의 폭행으로 부상을 당한 한국 사진기자 2명이 중국 공안 당국의 피해자 조사를 마치고 오늘 15일 귀국한다.

중국 공안 당국은 피해기자 2명에 대한 조사를 마치고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간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새벽 매일경제 이충우, 한국일보 고영권 기자의 피해자 조사를 완료했다고 전했다. 다만 피해자 중 한명인 이충우 기자는 큰 부상으로 경찰조사를 받기 어려운 상황을 감안해 공안 관계자가 이 기자의 병원에 방문에 조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두 기자는 공안 당국에 가해자를 엄벌에 처해달라는 요구를 전했으며, 공안 조사 과정에서의 문제점은 없었다.

또한 공안 당국은 중국 법의 진단서를 접수받아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현재 이충우 매일경제 기자의 입원 기간 동안 한국대사관 직원이 상시 지원할 예정이며 한국대사관 영사가 한국까지 호송할 예정”이라며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날 열린 정상회담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왕이 외교부 부장을 만나 기자 폭행사건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고 재발 방지와 책임자 문책을 요구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도 병원을 방문해 이 기자를 위문하고 중국 공안 담당자에게 철저한 수사와 책임자 처벌을 당부했다.

이번 집단폭행 사건으로 정치권은 ‘굴욕적 외교’ 라는 주장을 보이며 현 정부의 외교에 강하게 반발 중이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수석대변인은 “이는 대한민국에 대한 테러고 결코 묵과할 수 없는 행위”라며 “결코 있을 수도 없고 일어나지 말아야 할 어처구니가 없는 참사가 일어났다”고 강하게 규탄했다.

이어 “문 대통령이 공항에 도착할 때 차관보가 영접하고, 리커창 총리와 오찬이 취소되고, 청와대 기자단이 폭행당하는 굴욕은 외교참사이자 굴욕외교의 극치”라며 “대통령은 방중일정을 즉각 중단하고 중국에서 철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 또한 그간 여당의 정책 노선을 지지했으나 이번 사건에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15일 “중국경호원 기자폭행 사건으로 인해 대한민국 외교가 얼굴을 들을수 없을 정도”라며 “기자가 얻어맞도록 하는 정부가 국민을 어떻게 보호하겠냐”며 규탄했다.

그러면서 “갈가리 찢어진 자존심을 한 조각이라도 찾으려면 귀국과 동시에 외교장관과 주중대사를 즉각 경질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바른정당 역시 비판의 목소리에 힘을 가했다.

유의동 바른정당 수석대변인은 지난 14일 논평에서 “국빈인 대통령은 찬밥신세에 기자들은 중국 경호원들의 주먹과 발길질에 샌드백 취급을 당했다. 이는 외교적 결례를 넘어 의도적인 모욕”이라며 강한 반감을 표했다.

반면 중국 대표 매체인 환구시보는 이날 “가해자가 중국 공안이라는 어떠한 증거도 없다”며 부인했다.

한 매체에 따르면 이날 환구시보는 전날 발생한 집단 폭행사건의 경위를 자세히 설명하면서 해당 기자들이 취재 규정을 어긴 탓에 사건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환구시보는 한국의 일부 누리꾼들의 의견을 인용해 폭행당한 기자들이 취재규정을 어긴다는 비난이 일고 있으며 이전 순방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여러차례 있음을 거론해 책임이 해당 피해자에게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또 “미국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문제의 원인은 한국 측에서 고용한 사람이지 중국 공안이 아니다”는 한국의 댓글을 선택적으로 인용함으로써 한국 내에서도 동정여론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급이 높은 행사일수록 경호 수위가 높아진다. 현장 경호원들은 안전 구역을 설정하고 이에 대한 접근을 막는다”며 가해자를 옹호했다.

한편 중국 측의 이러한 집단폭행 사건은 앞서 이달 초 쥐스탱 트뤼드 캐나다 총리, 지난해 9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방중 당시에도 불거진 바 있다.

외신들은 앞서 “그곳에서 나가라” 소리치거나 손으로 카메라를 가리는 등 불쾌한 일을 겪었다고 밝혔다. 중국 경호원들은 외국 정상을 수행하러 온 기자들과 충돌 사태를 빚은 것이 처음이 아니며 종종 마찰을 빚었다.

이중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리 도착한 백악관 의전팀과 비밀경호국 직원들도 보안검색대에 발이 묶이며 ‘주먹다짐 ’직전까지 가는 고성이 오갔다고 밝혔다.

서울시정일보 박찬정기자 ckswjd206@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