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지난 대선에서 “TV토론에서 내용 없는 중도를 표방해 MB아바타 이미지를 강화했다”는 신랄한 비판이 담긴 국민의당 ‘대선평가 보고서’가 공개됐다.
국민의당이 1일 공개한 이 176장 짜리 ‘19대 대선평가 보고서’에는 당 대선평가위원회가 작성한 원문 그대로 공개됐으며, 대선 당시 국민의당과 안철수 후보에 대한 많은 비판적 내용이 담겨 눈길을 끌었다.
보고서에는 “(안철수 후보의)첫TV 토론 후 지지율의 절반 이상이 이탈했다”며 “후보 본인이 정치적 토론에 익숙하지 않은 것은 물론 정치적 레토릭 자체에 대해 잘 이해하지 못했다”며 대선 패배 이유를 사실적으로 분석했다.
또한 대선 캠프에 대해서도 “캠프와 후보 모두 대선을 직접 치를 역량이 없었다”며 “안철수로 시작해서 안철수로 끝나 버린 선거”라고 평가했다.
대선 당시 안철수 후보와 국민의당이 더불어민주당에 대해 각을 세운 것과 관련해서는 오히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각을 세우는 전략이 필요했다고 분석했다.
그리고 대선 경선 당시부터 안 후보가 중요한 전략 결정을 외부 컨설팅 업체에 의존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평가위는 “실제 이 컨설팅 업체와 안 후보의 관계가 단순 거래 관계인지 아니면 ‘이너서클’이라 불릴 만큼 조직인지는 알 수 없으나 국민캠프 내에서도 캠프 내 조직이 아닌 외부 업체에 전략 자체를 의존하는 것에 불만이 많이 표출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평가위는 또한 안 대표의 가장 큰 문제점을 뼈 있게 지적했다. 평가위는 “안철수가 ‘MB아바타’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중도’라는 노선을 채울 수 있는 정치적 공약과 가치가 제시돼야 했으나, 그것을 유권자들에게 일관되게 전달할 수 있는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공약의 선정과 배치가 부재했다”고 밝혔다.
또한 “후보와 캠프는 공약을 전략으로 전환하는데 실패하고 중도 정치 역시 정치이며 ‘새정치’ 역시 정치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채, 반정치적 새정치, 반정치적 중도에 머물렀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민의당 ‘대선평가위원회’가 작성한 이번 ‘19대 대선 평가보고서는’ 국민의당 홈페이지 자료실에서 열람이 가능하다.
서울시정일보 황문권 기자 hmk0697@ms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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