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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칼럼] 나는 오늘 무슨 나무를 심을까?

[문학칼럼] 나는 오늘 무슨 나무를 심을까?

  • 기자명 김한규 기자
  • 입력 2022.08.25 10:10
  • 수정 2022.09.07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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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지오노의 소설 '나무를 심은 사람'에서 배우다

              민병식 칼럼니스트
              민병식 칼럼니스트

[민병식 문학칼럼] 장 지오노의 소설 '나무를 심은 사람'에서 배우는   나는 오늘 무슨 나무를 심을까?

프랑스의 소설가 장 지오노(1895~1970)는 프랑스 남부 ‘마노스크’에서 구두를 수선하는 사람의   아들로 태어났고, 가난한 집안 형편으로 학교를   마치지 못하고 은행원이 되었다가 1차 세계대전   에 참전했다. 지오노는 참전한지 20년이 지난 후   에도 "그 시절의 공포가 항상 나를 따라 다닌   다"고 썼다. 그래서 그런지 전쟁 반대, 무절제한   도시화 반대, 행복의 추구,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기쁨 등이 그의 작품 철학 대부분을 이룬다.

주인공인 '나’는 고산 지대를 여행하고 있던 중 그곳에서 우연히 양치기 한 명을 만나는데 그의 이름은 '엘제아르 부피에'다. 그는 매일 100개의 도토리를 골라 골라 정성스럽게 심는다. 알고 보니 그는 3년 전부터 이 황무지에 홀로 나무를 심어 왔다고 한다. 쉰 다섯인 그는 아내와 아이를 잃고 고독하게 살면서 죽어 가는 땅을 살리고자 나무를 심고 있다고 했다. 또 너도밤나무 재배법을 연구하며 묘목도 기르고 있었다. 시킨 사람도, 보는 사람도 없는데 그는 왜 혼자 묵묵하게 나무를 심는 것일까.

두 번의 세계대전이 일어나는 어지러운 가운데 '부피에'는 여전히 나무를 심고 숲을 지키고 있었으며 그가 87세 되던 해 '나'는 그를 마지막으로 만나게 된다. 그 때 황무지였던 마을은 물소리가 끊이지 않고 채소밭에 채소가 가득했으며 사람들이 희망을 가지고 함께 일구어 놓은 새로운 마을이 되어 있었다. 나는 위대한 혼과 고결한 인격을 지닌 한 사람의 끈질긴 노력과 열정에 감동을 받았고'부피에'에게 큰 존경심을 품게 된다. 살아 있는 것이라고는 전혀 없는 헐벗은 땅, 난폭하고 서로를 미워하는 사람들이 메마른 현실에 ‘풍요’와 ‘행복’을 싹 틔운 것은 나무를 심고 가꾼 '부피에'의 끈질긴 노력과 열정이었다. 절망적인 상황을 바꾸어 보겠다는 결심과 실천이 아름다운 기적을 만들어낸 것이다. 결국 부피에가 심은 것은 나무가 아니라 희망인 것이다.

지금의 우리 사회는 편법이나 불법을 저지르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 바르게 살고 법과 규범을 지키라고 하는 사회지도층은 위장전입, 논문 표절, 자녀 이중국적, 부동산 투기, 갑질, 철지난 이념분쟁 등으로 일반 국민들은 상상도 못할 비도덕적인 행태를 저지르고도 태연하다. 변명도 다양하다. 그땐 그랬다. 몰랐다. 죄송하다 로 모두 퉁 치려고 한다. 이러고 보니 청렴은 일개 하급 공무원이나 국민 들에게만 적용되는 옥죄임의 형태로 나타난다.

그렇다면 우리 개개인도 옳지 않은 것에 눈감고 대충 지나가거나 따라가야 할 것인가. 결코 아니다. 결국 황무지를 옥토로 변하게 한 것은 '엘제아르 부피에'라는 한 사람으로부터 시작되었다. 부피에의 포기하지 않는 노력이 바탕이 된 것처럼 나부터라도 바른 마음, 바른 생각을 갖고 실천한다면 바른 사회를 만드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우린 깨끗하고 정당한 나라를 후세에게 물려주기 위해부피에처럼 누가 보지 않아도, 알아주는 이 없어도 외롭고 힘들어도 도덕의 나무, 양심의 나무, 치유의 나무를 심어야할 의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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