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정일보 박찬정기자] 재가한 어머니의 일가족을 살해하고 뉴질랜드로 도피했다가 붙잡힌 김성관씨가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 받았다.
24일 수원지법 형사12부(김병찬 부장판사)는 강도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김씨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공범인 그의 아내 정모씨는 징역 8년을 선고 받았다.
이날 법정에 나온 김씨는 재판 내내 무표정한 표정으로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정씨는 연신 눈물을 흘리며 깊은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김씨는 지난해 10월 21일 용인시 처인구의 한 아파트에서 모친 A씨와 이부(異父)동생 B군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같은 날 평창군의 한 국도에서 계부 C를 살해한 뒤 사체를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뉴질랜드 영주권자인 김씨는 범행 후 A씨 계좌에서 1억2000여만원을 빼낸 뒤 범행을 사전에 공모한 아내 정씨와 2세·7개월 된 두 딸을 데리고 뉴질랜드로 달아난 혐의도 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생명에 관한 존중을 찾아볼 수 없는 잔혹하고 파렴치한 범행으로 결코 합리화될 수 없다"면서 "모친이 경제적 지원을 거절하고, 형사처벌 위기에 처하는 등의 사정으로 심리적 불안 상태였다 하더라도 범행을 합리화 할 순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사형 선고는 극히 예외적이고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내려지는 점을 고려해 김씨에게 다소 지나친 형별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한 살인이나 인명 경시 성향이 있는 극단적인 사례는 아닌 점과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에 일부 참작한 만한 사정이 있는 점을 고려할 때 피고인의 생명을 빼앗는 것은 지나치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은 "어떤 이유로도 용서받을 수 없는 범행을 했다는 것을 피고인이 알게 해야 한다"며 김 피고인에게 사형을 구형한 바 있다.
검찰은 1심의 판결문을 검토한 뒤 항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서울시정일보 박찬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