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정일보 이민숙 논설위원] 오늘의 초대시는 오선 이민숙 시인의 "겨울 산"이다
●겨울 산
옷을 벗어도 춥지 않다고
콧등이 빨개진 언 산은
그 뜨거운 여름 잦은 우기에
넉넉히 받아둔 물줄기 덕분에
머리에 하얀 눈을 이고도
겨운 속내는 춥지 않았을까
가진 것이 없어도 배고프지 않다고
속살을 하얗게 드러내고도
저리도 당당한 것은
올곧게 살아 단단히 뿌리내리는
자긍심 때문일까
아낌없이 죄다 내주고도 부족한지
마음이 넉넉한 겨울 산은
비우는 것만큼 다시 채워진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을까
보아라
겨울 산의 의연하고도 담대한 사랑을
들어 보아라 우렁찬 저 외침을
칼바람과 냉가슴이
촘촘히 버티어 보아도
너의 봄 같은 미소 앞에서는
으레 녹을 수밖에 없다고.
●오선 이민숙 시인
*제 20회 탐미문학상 // 본상
*제 9회 매헌 윤봉길 문학상 // 대상
*제18회 황진이 문학상 // 수상
*향토문학상 즉흥 시 짓기 백일장 // 대상
*제10회 전국시인대회 순우리말글짓기// 은상
*2015 서울시의회 의장상 // 수상
*2017 한국문화 예술인 // 금상
한국문학베스트셀러 작가상 // 오선 위를 걷다
오선지에 뿌린 꽃씨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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