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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대통령 下直의 常道... 3·9 이후 정가 산책

[좋은 글] 대통령 下直의 常道... 3·9 이후 정가 산책

  • 기자명 정재호 회장
  • 입력 2022.03.28 19:34
  • 수정 2022.03.28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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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선거의 계절풍이 불면 크고 작은 감투를 탐하는 포식자들이 우두머리의 발자취를 따라 움직인다. 인지상정인가?
■ “대선 패배의 최고 책임은 누구냐 그건 문재인이다”라고 고래고래 소리질렀다. “문재인의 문빠정치가 진보세력을 망쳤다”고 주장

[서울시정일보] 문재인대통령은 달포 뒤엔 벼슬을 내려놓고 향리로 돌아간다. 권불오년(權不五年) 으뜸의 자리에서 국정백반(國定百般)을 다스린 그의 귀향길에 어찌 만감이 출렁이는 귀거래사가 없을 리 있으랴.
   “내 뒷모습을 국민들은 어떻게 바라볼까?” “솔깃한 말에 가랑잎처럼 가볍게 행동해 버린 그 일” “그 때 그랬을 것을...” “그 때 이랬을 것을...” 겹겹이 쌓인 산더미같은 사연들. 여한(餘恨)과 회심(悔心)이 거친 물살되어 가슴을 덮친다. 감동과 희열 그리고 슬픔이 어지럽게 교직(交織)된 추상(追想)들이 차라리 반딧불을 닮아 반짝인다.
   구중궁궐 청와대의 밤을 하얗게 지새운 격무(激務)의 시간과도 작별을 고할 날이 며칠 안남았다.
 
   속마음에 새긴 대통령의 비망록은 언젠가 두툼한 사기(史記)로 변신. 역사의 편린으로 간직될 것이다. 두루마리에 담겨질 ‘문재인실록’은 먼 훗날 오늘을 예리하게 재조명할 후학들의 몫으로 건너갈 것이다.
 
   3·9대선이 막 내린지 19일이 지났다. 대권을 주고받을 두 주인공이 심기불편하여 삐걱거리고 있다. ‘말이 씨가 된다’고 했던가. ‘문재인 어록’에서 아마도 오랜 세월 회자될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초유의 볼썽 언짢은 기싸움의 현장을 우리는 목격하고 있다. 정권 이양의 수순밟기 첫 단계인 신·구 권력 수장의 ‘맞절’은 민주개방사회의 성숙도를 상징하는 의식이거늘.
   무슨 억하심정이 두 사람의 만남을 가로막고 있는가? 이 원고를 다듬고 있는 도중에 문대통령과 윤석열 당선인의 대좌가 가까스로 주초에 성사된다는 발표가 나왔다. 참 잘된 일이다. 통합과 협치의 물꼬가 뚫였으면 좋으련만.
   어쨌든 한가지만은 꼭 짚어야 할 꼭지점 하나가 있다. 권좌를 하직(下直)함에 있어 상도(常道)가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상도’란 “떳떳이 도리에 맞게 행한다”는 뜻이다. 떠나는 대통령이 뒤를 이을 후임자에게 일을 수월하게 할 수 있는 조언을 주어야 할진대 새 대통령 취임식 전날 밤 자정까지는 ‘나의 권한’임을 내세워 뭣에 쫓기듯 헐레벌떡 알박기 인사를 독점하는 ‘놀부’ 심술은 ‘상도’를 벗어난 스스로의 체통을 축내는 자충수다.
   윤 당선인도 사리에 걸맞지 않는 조급증에 갇혀 있다는 비판에 노출된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자칫 밀어붙이기 뚝심에 길들여진 나머지 소신과 오만의 한계를 넘나들면 낭패를 만나게 된다는 훈사일설(訓辭一說)을 덧붙인다.
 
   3·9이후 졸지에 야당 신세가 된 더불어민주당의 행동거지가 가관이다. 고단한 삶에 지친 민생 달래기에 메달려도 시원찮은 판에 173석 몸통이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식상한 검찰개혁에 모든 것을 걸다시피 하니 해괴한 발상이 아니가. 억지로 밀어붙이다가 끝내 ‘윤석열 현상’을 빚어 자승자박의 올가미를 뒤집어 쓴 오늘의 패착(敗着)을 불러들이지 않았던가.
   이른바 ‘검수완박’(검찰수사권 완전박탈)을 정조준한 의도는 뻔하다.
   윤석열 정권 출범 후 이뤄질지 모를 문재인 치하 울퉁불퉁 험상궂은 청와대 개입 권력비리 수사를 원천 봉쇄하겠다는 노림수가 아닌가? 민주당 일각에서 ‘문재인 이재명을 지키자’는 생뚱맞은 목소리가 슬금슬금 굴러다니는 까닭과도 맞물린 초점 빗나간 얄궂은 풍경이다.
 
   가뜩이나 어수선한 분위기가 넘실거리는 가운데 3·9대선 패배의 가장 큰 책임은 문재인대통령에 있다는 돌출발언이 공개적으로 튕겨 나오면서 거야(巨野)의 집안 사정이 몹시 뒤숭숭하다.
   진보성향의 철학자로 호가 난 도올 김용옥교수가 개성넘치는 칼칼한 쇠소리로 절규한 육성은 거침이 없었다.
   자신의 유튜브 ‘도올TV’를 통해 지난 21일 ‘진보는 때를 놓쳤다’는 제목의 강의 영상에서 “대선 패배의 최고 책임은 누구냐 그건 문재인이다”라고 고래고래 소리질렀다. “문재인의 문빠정치가 진보세력을 망쳤다”고 주장한그는 “다시는 문재인같은 대통령이 이 땅에서 태어나지 않도록 빌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도올의 낯설지 않는 특유의 격한 몸짓과 책상을 손바닥으로 내리치는 폼(Form)은 딱히 ‘할리우드 액션’(Hollywood action)을 떠올리게 했다. 그 파장이 만만찮다.
 
   여야는 또 한 판의 진검승부를 앞두고 전열 재정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형국이다. 6·1지방 선거는 과거 어느 때 지방선거보다 의미 부여의 폭이 넓고도 깊다. 3·9대선에서 신승한 국민의 힘당은 지방권력을 크게 건져 올리지 못할 경우, 윤석열 정권의 진정한 ‘값어치’가 ‘반토막’난다는 김장감에 사로잡혀 있다.
   지방선거의 승리를 통해 여소야대의 높은 벽을 넘 볼 수 있다고 보고, 제 3지대의 보수정치세력과의 범여권세 확장에 전략적인 시선을 돌리고 있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의 현주소는 착잡하다. 3·9대선 이후의 당내 분파(分派) 기류를 정돈하는데 힘을 쏟고 있는 모습이다.
   친문(親文)과 친이(親李)로 갈라진 당내 냉전상황은 문재인대통령 퇴임을 고비로 재편성될 것이 거의 확실시 된다.
   6·1지방선거에서 의미있는 승리를 낚아채지 못한다면 당내 세력 분포의 이합집산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아무튼 선거의 계절풍이 불면 크고 작은 감투를 탐하는 포식자들이 우두머리의 발자취를 따라 움직인다. 인지상정인가?
   사고 파는 인간시장(人間市場)의 본태(本態)를 닮았음이 아닌가.
   이미 선진국의 문턱을 넘어선 이 땅의 정치문화가 새로운 지평을 여는 새벽을 맞이하면 좋겠다.
 
   2022년 3월 28일
민족중흥회 회장 鄭 在 虎(정재호)

한편 민족중흥회는 영웅 박정희 대통령의 유지 및 유업을 계승 발전시켜 민족중흥에 기여 함을 목적으로 창립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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