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 칼럼] 의사 안중근의 가슴으로 본 오늘의 불매운동
[섬진강 칼럼] 의사 안중근의 가슴으로 본 오늘의 불매운동
  • 박혜범 논설위원 <hmk0697@hanmail.net>
  • 승인 2019.08.08 1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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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어떤 정치적 명분 즉 일방적이고 독선적인 정치적 주의주장에 세뇌되어 빠지면, 얼마나 어리석고 잔인한 살인마가 되는지
-섬진강은 안개를 삼키지 못한다 

 

박혜범 본지 논설위원

[서울시정일보] 오래전 2001년 9.11 테러로 세계의 모든 인류를 경악시키며 두려움과 공포에 떨게 했던, 이슬람 근본주의를 지향하는 알카에다의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이 영웅시되던 어느 해, 자세한 내막은 공개할 수 없지만, 공개적인 토론의 모임에서 있었던 일이다.

요약하면 사람이 어떤 정치적 명분 즉 일방적이고 독선적인 정치적 주의주장에 세뇌되어 빠지면, 얼마나 어리석고 잔인한 살인마가 되는지를 설명하면서, 대표적인 사례로 빈라덴을 이슬람주의를 가장한 잔혹한 인간 살인귀라는 것이 촌부의 논지였다. 이에 외세로부터 즉 미제의 식민정치로부터, 민족의 자주적인 독립을 이루어야 한다고 외치는, 자타가 인정하는 진보사상가인 어떤 학자가 반론에 나서서, 일제강점기 안중근과 윤봉길 두 의사를 거론, 시대는 달라도 빈라덴과 같은 테러리스트였다며, 촌부를 향하여 친미 친일사고에 세뇌된 무식한 민중이라 하였다,

알기 쉽게 요즘말로 개돼지라는 욕이었다. 그때 내 나이 혈기 왕성한 40대 후반으로, 나름 피가 끓는 때라, 참기 힘든 인격적인 모욕에 언성이 높아질 뻔도 했지만, 뒤집히는 속을 차분히 달래며, 안중근과 윤봉길 두 의사와 빈라덴의 차이가 뭔지를 나름 소신껏 설명한 끝에, 일행들로부터 박수를 받았었다.

익히 잘 알다시피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 처단한 안중근과 폭탄을 투척 일본의 군부와 관부 인사들을 폭사시킨 윤봉길 두 의사와 9.11 테러를 비롯하여 수많은 무고한 인명들을 무차별 학살한 빈라덴의 차이가 뭔지를 생각해본 사람들이 이 땅에 몇이나 될까?

특히 지금 국민적인 반일 감정을 부추기고 있는, 조국 전 청와대 민정 수석을 비롯하여, 정치인들과 수많은 사회단체 수장들과 자칭 열혈 애국주의자들 가운데, 이 차이가 뭔지를 정확히 아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안타깝게도 지금 독립운동은 못했어도 불매운동은 한다며 벌이고 있는 무분별한 반일 감정의 행태를 보면, 안중근과 윤봉길 두 의사와 테러리스트 빈라덴의 차이가 뭔지를 정확히 아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는 것이 촌부의 판단이다.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상대인 주적은 말할 것도 없고, 아무런 관련도 없는 국가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무고한 사람들을 무차별 학살한 빈라덴은 불의(不義)한 사람으로 한낱 테러범일 뿐이다. 이에 비하여,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명령을 따른 안중근과 윤봉길 두 의사는, 침략국 일본인들을 무차별 죽인 것이 아니고, 정치적 군사적으로 조선을 침략한 원흉들과 책임을 물어야 할 대상들을 가려서 저격 처단하였는데, 이는 바른 의(義)를 따라 의전(義戰)을 행한 것이므로, 정당한 행위를 한 의사(義士)라 하는 것이다.

좀 더 알기 쉽게 설명하면, 당시 나라 안팎에서 독립운동을 이끌어가고 참여한 이 땅의 민중들이, 일본인들을 무차별 죽였다면, 빈라덴과 같은 테러리스트라 해도 할 말이 없다. 그러나 우리의 애국지사들과 국민들은,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할 일본의 정치인들과 군인과 경찰들 가운데 그것도 문제가 되는 수뇌들과 조직원들을 죽였을 뿐, 나라의 독립을 위해 고군분투하면서도, 무고한 일반 일본 국민들은 절대로 죽이지 않았다.

이는 개화한 오늘날의 사고로 생각해도, 시대를 놀라게 하고 시대를 앞서간 인본주의를 바탕으로 펼친 의로운 전쟁이었으며, 오늘을 살고 있는 지구촌의 인류가 규범으로 본받아야 할 인간사랑이고 의로움이다. 한중일 삼국의 국민들이 서로 협심하여 평화로 번영하자는 안중근의 “동양평화론”을 깊이 들여다보면, 그 뿌리가 무엇이고 나무가 어찌 생겼고, 바라는 바람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알 수가 있으며, 이것이 독립운동의 과정에서 죽여야 할 대상을 분명하게 가린 명분이고, 일제강점기에 일본인들이 한반도에서 안전할 수 있었던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할 것이다.

부연하면, 이러한 사상을 바탕으로, 당당하게 의로움을 실천한 안중근과 윤봉길 두 의사가 있었기에, 당시는 물론 오늘날까지도, 일본인들이 부끄러워하고, 중국의 정부와 식자들이 크게 자존심을 상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오늘 지금 우리들은 어떠한가? 날마다 반한 감정을 부추기고 있는 일본의 아베 정권과 그 지지자들과 언론들이 벌이고 있는 작태와, 이에 맞서 반일 감정을 부추기고 있는 문재인 정권과 그 지지자들과 언론들의 작태는, 한마디로 난형난제로 똑같다.

지금 양국 국민들을 극단적인 반일 반한 감정으로 충돌시키고 있는 문재인 정권과 아베 정권을 보면, 스스로 질러놓은 불길에 갇힌 격으로, 어떤 방식으로든 타협을 찾는 쪽은 패배 또는 항복으로 간주되어, 자국의 국민들로부터 가혹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한마디로 자신들이 싸질러놓은 불길에 자신들이 타죽는다는 말이다. 사실이 이러함으로 자신들의 정권 유지에만 골몰하고 있는 한일 두 정권이, 자국의 국민들을 부추겨 벌이고 있는 감정싸움은, 아베의 임기가 끝나고(2021년 9월) 문재인의 임기가 끝나는 그날까지(2022년 5월) 끝나지 않을 것이고, 양국의 국민들이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인데......

만약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바른 도리를 의로 실천했던, 안중근과 윤봉길 김구 등등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을 이끌어갔던 애국지사들이, 지금 정권의 꼭두각시로 휘둘리고 있는 우리 국민들을 본다면, 그리고 문제의 원인인 아베 정권이 아닌, 일본과 일본 국민들을 적으로 삼아 벌이고 있는, 무분별한 반일 감정을 본다면, 무슨 말을 할지를 생각해보면, 답은 분명하고 자명해진다.

불확실하기 때문에 그래서 더욱 두려운 이 어리석은 전쟁을 끝내는 방법은, 안중근과 윤봉길 두 의사가 그랬듯이, 전향적이고 발전적인 사고의 전환으로, 얼음보다 차가운 가슴으로 조용히 아주 조용히, 아베를 문명의 이름으로 탄핵할 뿐, 일본 국민들을 향하여 함께 평화와 공존으로 번영하여 나가는 메시지를 전하여, 일본 국민들의 손으로 아베를 심판하게 하는 것뿐이다.

끝으로 주권은 국민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므로, 국민이 곧 나라의 주인이니, 너나없이 우리 모두 까맣게 타 죽는 참상의 날이 오기 전에, 모든 국민들 각자는 자신들이 믿는 정당과 사람에 대한 정치적 지지를 떠나, 주인의 자격으로 지금 어떻게 하는 것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가장 합리적이고, 자아자존을 실현하는 것인지를 냉철하게 생각해보고, 그래도 결론이 나지 않는다면, 의사 안중근의 가슴으로 바라보아 주기를 촌부는 간절히 원한다. 섬진강은 안개를 삼키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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