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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포커스] ‘청년다회’ 장건우씨를 만나다

[인물포커스] ‘청년다회’ 장건우씨를 만나다

  • 기자명 김상록 편집국장
  • 입력 2019.05.20 19:30
  • 수정 2019.05.20 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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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차를 좋아하는 이유
- 내가 차를 본격적으로 마시게 된 것은 중국 보이차를 접하면서부터
- 차박람회에서 한국차를 만드는 스님을 알게 된 것이 계기
- 교사로 일하면서 아이들로부터 좋은 차 감별기준이 생겨
- 청년들이 좋아하는 일을 업(業)으로 삼고 그것으로 기성세대와 소통할 수 있기를

[서울시정일보] 20년 전 청년이었던 나도 어느덧 중년 소리를 듣는다. 청년은 쉬이 중년이 되지만 기성세대는 항상 청년들에게 새로운 기대를 건다. 필자는 종종 사회에서 리더로 존중받는 기성세대에게 칼럼이나 투고글을 요청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다지 만족스러운 글을 못받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20대 청년 장건우씨는 그렇지 않다. 글 솜씨만 본다면 청년다회의 리더로서 손색이 없다. 거의 수정이나 편집을 가하지 않은 글을 소개하게 되어서 기쁘게 생각한다. 순수한 유기농 청년 리더의 한국차에 대한 글을 읽어보시고, 더 큰 리더로 성장하도록 기성세대의 관심을 환기하는 바이다(편집국장 소개글).

 

차는 이제 나에게 일상적인 것이 되었다. 아침에 일어나서도 차 한 잔, 일을 할 때에도 차, 식사 후에도 차, 술을 마실 때에도 안주로 차를 마신다. 차라는 것은 알게 모르게 생활에 녹아있고 사람들을 중독 시킨다.

발효차는 줄기째 딴 차잎을 시들게 한 후 짓이는 과정(유념) 후 퇴적하는 과정을 거친다. 장건우 청년이 퇴적된 차를 보며 흐믓해 한다.
발효차는 줄기째 딴 차잎을 시들게 한 후 짓이는 과정(유념) 후 퇴적하는 과정을 거친다. 장건우 청년이 퇴적된 차를 보며 흐믓해 한다.

내가 차를 본격적으로 마시게 된 것은 중국 보이차를 접하면서 부터이다. 보이차를 마시다보니 다구에도 관심이 가지게 되었고 숙차, 생차, 노차 그리고 암차까지 다양하게 마셔보는 시기에 한 스님과 인연이 되었다. 그 전에 나에게 한국차는 가벼운 차 또는 내게 아무 의미 없는 차였다. 중국차의 화려하고 주변에서 접하기 쉽다. 차를 마시러 다양한 차실에 놀러 가면 모두 중국차를 내주시는 환경이었기 때문이다. 나는 차를 내주시는 팽주분의 중국차 예찬을 곧이 곧대로 흡수하였다. 나는 찻자리에서 배운 말을 아무 비판 없이 학습하였는데, ‘녹차는 속을 깎는 차그리고 황차는 풋내 나는 보통차로 치부하였다. 중국차에 젖어 한국차는 관심도 없었다. 보이차로 시작된 관심으로 참석한 차박람회에서 한국차를 만드는 스님을 알게 된 것은 나에게 큰 전향점이 된 것 같다.

완성된 병차는 바로 마시지 못하고 몇년의 시간 후 마셔야 제맛을 낸다.
완성된 병차는 바로 마시지 못하고 몇년의 시간 후 마셔야 제맛을 낸다.

나의 생각에는 차는 김장 김치와 너무 비슷하다. 해마다 초겨울이면 시골에 계신 어머님은 김장을 준비하신다. 직장에 다니는 나와 누나는 연가를 쓰거나 주말을 껴서 3일 정도 김장 작업을 돕는다. 그 준비 작업를 위해 어머니는 일주일가량 재료 구입과 손질을 하신다. 1년을 준비하기 위해 들어가는 돈, 자식들과 본인 스스로에게 쌓이는 피로를 뛰어 넘는, 고되지만 의미 있는 행사인 셈이다. 본인이 만든 차가 최고이고, 누구의 차는 형편없다고 논하는 사람이 가끔 있다. 이런 식의 품평은 사라져야 할 것이다. 각자 가정에서 김장 김치를 만들고 그 김치를 먹는 사람들이 그 입맛에 길들여져 우리 엄마 김치가 세상에서 최고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어릴 때부터 노출된 맛, 익숙한 맛으로 본인만의 기호가 있을 뿐이다. 차도 마찬가지로 어릴 때부터 마셔온 맛, 익숙한 맛에 끌리는 경향도 있을 뿐더러 차를 만드는 정성까지 고려하면 가벼운 품평은 도의적으로도 옳지 못하다.

단, 세상에는 보편적인 가치 평가의 틀이 있기 때문에 평균적으로 맛있는 차는 더 많은 사람들이 인정해준다. 찻잎 선별부터 제다까지 장인정신으로 만든 차는 품격과 맛이 탁월하므로 많은 말과 화려한 광고 없이도 사람들의 입소문으로 인정이 된다. 그래서 이런 기준으로 좋은 한국차를 논하는 것이 더 적절하리라 생각한다.

차 잎을 따고 차잎을 골라내고 마치 집에서 만든 김치나 장처럼 믿을 수 있는 수제 향토차가 필요하다.
차 잎을 따고 차잎을 골라내고 마치 집에서 만든 김치나 장처럼 믿을 수 있는 수제 향토차가 필요하다.

나는 교직에 있는 관계로 학생들에게 차를 내어줄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 어린 학생들은 아직 때묻지 않고 입맛도 연약하다. 내가 만약 나쁜 차를 내어주면 학생들은 바로 몸에 이상반응이 온다. 좋은 의도로 차를 내주고 학생들이 탈이 나면 얼마나 슬픈 일인가그래서 믿고 마실 수 있는 차를 주로 학생들에게 내주었다. 그래서 경험적으로 몸에 좋은 차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는데 그 답은 원산지도 알고 만드는 분도 아는 한국차'였다.

어린이들의 입은 생각보다 까다로웠다. 맛있는 차는 찻잔을 비우고 또 달라고 아우성이었지만, 입맛에 맞는 않은 차는 한 잔 이상 비우지 못했다. 이는 수제 덖음차와 공장에서 대량 생산한 작설차를 내어주었을 때 확연히 차이가 났다. 학생들은 대게 덖음차와 발효차를 선호하였다. 그 중 학생들이 가장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는 차는 바로 한국의 발효차였다.

어린 학생들에게 차를 마실 수 있는 기회를 자주 만들어주고 싶다.
어린 학생들에게 차를 마실 수 있는 기회를 자주 만들어주고 싶다.
아이들은 몸에 좋은 차와 거북한 차를 금방 구별해낸다.
아이들은 몸에 좋은 차와 거북한 차를 금방 구별해낸다.

차는 가볍고 산뜻하게 마실 수 있는 차, 마음을 안정시켜주는 차, 기운을 북돋워 주는 차 등 다양하다. 꼭 식사 후에 마셔야하는 차도 있고, 식사 전 공복에 마실 수 있는 차도 있다. 차를 마실 때는 기분과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하여 내 몸이 원하는 차를 내려 마시는 일도 필요하다. 대게 한국 발효차는 공복에 마셔도 부담이 없었고 기운을 북돋워 주기보다는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차분한 마음으로 독서를 할 때 어울리는 차이며 저녁 시간 하루를 마무리할 때도 어울리는 차이다. 한국차의 좋은 점이 많은데 모두들 중국차만 예찬하는 지금 현실이 아쉬울 뿐이다.

대학가 주변에는 이미 커피, 외국 홍차를 마실 수 있는 카페는 많지만 우리차를 마실 수 있는 카페는 드물다. 수요가 있어야 공급이 있을 수도 있지만 공급이 있어야 수요가 늘어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보면, 한국차를 접해보지 못해서 한국차를 마실 생각을 못 해본 친구들도 있다고 생각한다.

청년들도 전통차에 대해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청년다회'를 시작하였다는 장건우 군.
청년들도 전통차에 대해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청년다회'를 시작하였다는 장건우 군.

이 집의 장맛과 저 집의 장맛이 다르듯이 다양한 발효차를 맛볼 수 있는 카페와 다실이 많이 생기기를 원한다.그리고 출처와 작자 미상의 외국차가 아닌 우리 산하에서 자란 이름있는 한국차였으면 좋겠다. 그래서 잠시 커피와 외국차에 밀린듯한 한국 전통차에 대한 불쏘시개가 되기 위해 외람되게 청년다회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리고 청년에게 기회를 만들어주기 위해 평생회비를 납부해주신 분들과 함께 제다(制茶)를 체험하고 그 맛을 품평할 수 있는 뜻 있는 모임을 섬진강이 내려다보이는 광양에서 시작하였다. 아무쪼록 청년들이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고 또 그것이 취미가 되어 기성세대와 소통할 수 있는 청년다회가 되기를 소망해본다.

*현재 청년다회네이버밴드 검색>>>마로다연을 통해 그 소식을 받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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