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정일보 박혜범 논설위원] 그토록 저주하던 전두환이 죽었으니, 이젠 속이 시원하다며 축배를 들어야 할 사람들이, 왜 죽어서 원통하다며, 저 난리들을 치는지 모르겠다는 이에게 되물었다.옳고 그름을 떠나서, 이것이 있으면 저것이 있고, 이것이 없으면 저것이 없는 인연생기(因緣生起)의 법을 아느냐고 물었다.이해를 못하기에, 그럼 오랜 세월 전두환이 살아 있어서, 빛나고 좋았던 세월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 누구이고, 전두환이 죽어 사라짐으로, 가장 치명적인 피해를 보는 사람들이 누구냐고 물었더니 묵묵부답이다.답은 간단하다. 전두환이 죽
[서울시정일보 박혜범 논설위원] 다음의 내용은 낮에 섬진강을 방문한 어느 스님과 팽나무 아래 의자에 앉아서, 며칠 전 글의 주제로 쓴 본래 한 물건도 없다는 본래무일물(本來無一物)을 가지고, 이런저런 이야기 도중 스님의 물음에, 저 유명한 종경선사(宗鏡禪師)의 게송(偈頌)으로 답한 것을 정리한 것이다.바라건대, 이 글을 읽은 이들은 촌부가 해석하고 설명하는 견해가 옳다 그르다는 시비를 떠나, 무릇 형상이 있는 것은 모두 허망한 것이니, 모든 상이 실상이 아님을 안다면 바로 여래를 본다는, 금강경 제5 여리실견분(如理實見分)을 알기
[서울시정일보 박혜범 논설위원] 오래전의 일이다. “함부로 인연을 맺지 말라”는 어떤 유명 승려가 쓴 글의 주제를 질문 받은 적이 있었다. 그때 촌부가 내놓은 답은, 본시 인연이라는 것 자체가 선악의 구별이 없는 인연 속에서 오는 것이고, 좋든 싫든 그 인연 속에서 오고가는 인연이 곧 자신의 인연인데 “함부로 인연을 맺지 말라”는 말이 과연 합리적인 것이며, 그것이 자칭 깨달았다는 승려가 해야 할 소리냐고 되물은 일이 있었다.만약 진실로 “함부로 인연을 맺지 말라”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