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정일보 황문권 기자] 밤은 휴식이며 고요다.
달빛 빛나는 밤.
생사의 바다를 건너는 중생의 아픔들~
들숨의 生과 날숨의 死의 교차하는 작은 호흡의 생사를 넘어 침잠하는 찰나 즉 영원의 세상에서 시인의 시각은 유리병을 바라 본다.
고온과 냉각 사이 형상이 서서히 굳어져 간 유리병
용도가 폐기되니 접혀있던 운명이 깨진 모서리들에서 심상의 하모니를 찾는다.
생사의 대해에서 유리병은 뭘까?
인간사 오고가는 거리에서 접혀있던 운명이 깨진 모서리들 바다까지 밀려와 파도 칠 때마다 날카롭게 하소연하며 바다를 찌른다.
자본주의 노예에서의 탈출을 꿈꾸는 비명 소리들.
무소유로 입적하는 생사의 거리는 얼마의 길이일까?
●깨진 이름의 부활, Sea Glass / 정해란
모난 어제가 투명하게 읽히는
둥글게 빛나는 오늘
바다유리 Sea Glass.
견디기 힘든 고온과 냉각 사이
형상이 서서히 굳어져 간 유리병
각각의 사연으로 담긴
용도가 폐기되니
접혀있던 운명이 깨진 모서리들
바다까지 밀려와 파도 칠 때마다
날카롭게 하소연하며
바다를 찌른다.
물고기 붉은 울음 그어 아픔 묻고
해초 베면서 서러움 토해내며
파도의 정수리까지 올랐다가
물의 뿌리까지 휩쓸리기 몇 번이던가.
해체된 이름으로 돋아난 모서리마다
바다의 온갖 기후 통독하며
달과 태양의 인력, 원심력까지 새긴
모래와 함께한 그 오랜 매일
어루만지고 달래주던 파도의 위로.
몸속 생채기까지 다 삼켜준 바다
부서진 이름 바다 유리
모난 어제의 오랜 인고가
둥근 오늘로 그 용도가
투명하게 반짝이니
생명의 빛깔 Sea Glass
빛나는 내일을 입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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