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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포커스] 본지 자매지 "서울시민문학상" 공모작. 이효 시인의 뜰..."고향에 핀 도라지꽃"

[문화 포커스] 본지 자매지 "서울시민문학상" 공모작. 이효 시인의 뜰..."고향에 핀 도라지꽃"

  • 기자명 황문권 기자
  • 입력 2023.07.21 10:26
  • 수정 2023.07.22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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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효 시인
이 효 시인

[서울시정일보 황문권 기자] 그냥 시골스러운 길을 산책한다.

뚝방길 실개천이 흐르고 온갖 풀벌레들의 합창. 도라지꽃 한 송이 보라빛 미소는 풍선처럼 솟는 희망이다.

보라빛 우주다. 열려진 도라지꽃 5방은 중용의 길이다. 2년의 고난에 핀 보라빛 수줍음에 뿌리 내린 채소는 할머니의 거친 손에서 사랑으로 손녀에게 이어진다.

도라지 무침이 오른 천국의 저녁밥상 시간이다.

고향의 시간은 속세의 혼돈을 넘어선 영원에 흐르는 지금의 할머니 시간.

이효 시인은 노원문인협회 한국신문예, 아태문인협회, 정회원 인사동시인협회 사무국장이다.

제5회 아태문학상수상,

시집으로는『당신의 숨 한 번』이 있다.

●고향에 핀 도라지꽃

                    -이  효-

밥상에 오른 도라지나물

고향 생각이 난다

할머니 장독대 도라지꽃

 

어린 손녀 잔기침 소리

배를 품은 도라지 속살

달빛으로 달여 주셨지

 

세월이 흘러

삐걱거리는 구두를 신은 하루

생각나는 고향의 보랏빛 꿈

 

풍선처럼 부푼 봉오리

두 손가락으로 지그시 누르면

펑하고 터졌지

 

멀리서 들리는 할머니 목소리

애야, 꽃봉오리 누르지 마라

누군가 아프다

 

아침 밥상에 도라지나물

고향 생각하면 쌉쏘름하다

●심사위원장 오선 이민숙 시인(한국문인협회 시분과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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