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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최후의 몰입...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의 집중력

[신간] 최후의 몰입...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의 집중력

  • 기자명 손수영 기자
  • 입력 2018.01.30 10:23
  • 수정 2018.01.30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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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갈현열(작가), 김도윤(작가) 저)
(제갈현열(작가), 김도윤(작가) 저)

최후의 몰입이란, 결정적인 순간 끝까지 몰입하여 최고의 성취를 이끌어내는 힘이다. 이 책은 12종목에서 금메달을 거머쥔 33명의 금메달리스트와 그들을 키워낸 3명의 감독, 총 36명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최고의 선수들이 결정적 순간 어떻게 집중력을 발휘하는지 그 노하우를 파헤친 책이다.

“일단 자기가 목표를 정하면 마음가짐이나 체력, 생활 패턴, 운동량 그 모든 것이 목표에 따라 새롭게 설정돼요. 상비군이 되고 싶다면 상비군이 되는 목표에 맞게,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고 싶다면 그에 맞게 다른 노력이 필요한 거죠. 무턱대고 집중한다고 해서 목표를 이룰 수 있는 게 아니에요. 선수라는 이름만으로 죽어라 운동하는 사람과 올림픽에서 무조건 메달 하나는 따겠다고 덤벼드는 사람 중에 누가 금메달을 딸 확률이 더 높을까요? 중요한 건 강도 높은 훈련이 아니라 자기 목표에 맞게 훈련 계획을 세우는 거죠.”(31쪽)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려 하면 가랑이가 찢어지듯이, 스스로 이루지 못할 버거운 목표를 세우면 언젠가 그 목표는 독이 되어 돌아온다. 목표란 크기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자신의 현재 능력으로 그 목표를 이룰 수 있는가, 없는가에 대해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자신의 능력이 현재의 목표를 이루기에 부족하다면, 이를 인정하고 목표를 하향 조정해야 한다. 작은 목표라도 먼저 달성해보는 것이 무작정 높은 목표를 정하는 것보다 훨씬 자신에게 도움이 된다. 전체의 과정을 밟을 수 있는 하나의 계단으로 만들었을 때, 비로소 자신이 원하는 큰 목표로의 단계적 진입이 가능해진다."(43~44쪽)

"그들은 몰입하기 위해, 집중하기 위해서는 철저히 혼자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을 고립시키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개인주의적인 인간으로 변할 수밖에 없어요. 왜냐하면 지금 눈앞에 놓인 ‘나’라는 대상을 이겨야 하니까.”라고 말했던 권투계의 전설이자 1988년 서울 올림픽 복싱 부문 금메달리스트 김광선 선수를 비롯해 수많은 선수들의 말은 우리에게 큰 깨달음을 주었다.
‘목표’에 더 깊이 몰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떤 마음가짐과 태도가 필요한 것일까. 그 질문에 선수들은 단호하고 분명하게 말했다. “누구를 위하지도 다 함께하려고도 하지 마세요. 몰입은 일단 마주한 지금의 나와 치열하게 맞서고 그 존재부터 넘어서는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다른 사람을 신경 쓸 겨를이 있을까요? 오직 ‘나’에게만 집중하면 됩니다.”(69~70쪽)

"최고의 선수들이 가지고 있는 반 이타적 성향은 어떻게 보면 우리가 취해야 할 ‘전략적 무능함’의 태도와도 맞닿아 있다. 전략적 무능함이란, 자신에게 몰입하기 위해 방해가 될 만한 주변 상황들을 최대한 제거하는 것을 일컫는다. 가령 직장인으로서 일을 잘한다는 이미지가 과업과 관계없는 과도한 업무를 안겨준다면 미련 없이 그 이미지를 버려야 한다. 이해심이 깊다는 이유로 주변 사람들의 고민을 들어주느라 정작 자신의 일에 몰입하지 못한다면 이 역시 버려야 한다. 자신에게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을 빼앗는 것이라면 무엇이 되었든 버려야 한다. 이리저리 휘둘리느라 집중하지 못하는 삶에서 오직 자신을 위한 몰입이 일어나기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주변 일에 신경 쓰지 않고, 타인에게 비난받을지언정 자신에게만 몰두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는 데 더 적극적이어야 한다."(80쪽)

"부러진 발목을 동여매고 세계주니어선수권 대회에서 종합 우승을 했던 이정수 선수에게는 독함이 있었다. 후배 선수들을 강력한 경쟁자로 보고 죽을힘을 다해 물리쳤던 김광선 금메달리스트에게도 독함이 있었다. 그밖에 태권도 발차기 기술 하나를 완성시키려고 도복이 다 젖을 때까지 한 동작만 연습한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태권도 부문 금메달리스트 김소희 선수, 화장실 갈 때는 토끼뜀으로, 밥 먹을 때는 악력기를 손에서 놓지 않았던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유도 부문 금메달리스트 최민호 선수…. 인터뷰를 했던 대부분의 선수가 금메달을 따기 위해 자신만의 독기로 덤벼들었다. 이 독함이 선수들 각자의 목표에 몰입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2012년 런던 올림픽 양궁 부문 금메달리스트 오진혁 선수는 불확실한 목표 앞에서 흔들리지 않으려면 자신을 다잡을 수 있는 독한 마음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4년 동안 포기하지 않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 달릴 수 있는 힘은 바로 선수 자신의 ‘독한 의지와 마음’에서 나온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준 말이었다."(86~87쪽)

"담대함이 선수들이 말한 자기 암시를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거라면, 결국 그 담대함이란 고난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생긴 내성 같은 것이었다. 최고의 선수들은 그 내성이 강한 사람들이었다. 그 누구도 자신에게 닥친 고난과 시련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 경우는 없었으니 말이다. 그들은 자신의 고난을 담대함으로 만들었고, 현재에 몰입하고 집중하는 도구로 사용했다. 이성진 선수는 “한때 부상 때문에 슬럼프를 겪으며 많이 좌절했지만 재활하고 다시 운동하면서 그런 마음이 생기더라고요. ‘그때 그렇게 힘들어하면서 다 잃을 뻔했는데 여기까지 왔잖아. 지금이 그때보다 더 힘들겠어? 올림픽 결과가 어떻든 뭐가 중요해?’ 그 마음으로 한 발 한 발 쐈고 덕분에 재기에 성공했죠.” 2012년 런던 올림픽 유도 부문 금메달리스트 김재범 선수는 '어렸을 때 겪은 수많은 상처, 부모님과의 헤어짐, 사람들의 멸시와 손가락질, 이런저런 말들…. 그땐 그 말들이 정말 힘들었는데 견디면서 단련된 것 같아요. 커서 어떤 말을 들어도 동요되지 않더라고요. 지금처럼 단단해진 데 도움이 된 과정이라고 생각해요.' '나를 죽이지 못한 모든 고통은 결국 나를 성장시킨다.' 니체의 이 말을 그들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던 듯했다."(121~122쪽)

"선수들이 말하는 몰입에 필요한 ‘진짜 흥미’가 과연 무엇일까? 도대체 어떠한 기점에서 무슨 일이 있었기에 선수들은 자신이 한때 ‘싫어하기까지’ 했던 운동을 다시 좋아할 수 있었을까? 물론 시기는 저마다 차이가 있었지만 그 시기에 겪었던 일은 대체로 비슷했다. 바로 성취였다. 장혜진 선수가 그랬다. “고등학교 2학년 때 처음으로 전국 대회에서 은메달을 땄거든요. 그때 이후로 양궁이 재밌어졌어요. ‘아, 메달을 따면 이런 맛이구나.’ 짜릿하더라고요. 더 잘하고 싶은 욕심도 생기고요. 한 분야에서 자신감을 갖고 오래 하려면 확실히 결과물을 통한 성취감이 필요한 것 같아요. 성취감은 끝까지 해도 되겠다는 확신을 주거든요.” 양학선 선수는 현존하는 어려운 기술들에 도전하여 달성하는 것뿐만 아니라 성취를 통해 자신의 신기술도 개발했다. “국내에서 고등학생이 여2(여홍철 선수가 최초로 개발한 기술. 구름판을 정면으로 밟고 2바퀴 반을 돌아 도마를 바라보고 착지.) 기술과 스카라 트리플 (체조 중 도마 종목에서 선수들이 사용하는 고난이도 기술. 도마 측면으로 손 짚고 3바퀴 비틀기.)을 성공시킨 사례가 없었는데 제가 해냈어요. 그 덕분에 그 당시 실업팀이나 대학생 형들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던 것 같아요. 그렇게 잘한다,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도마에 대한 흥미나 도전 의식을 더 높여준 것 같아요.” 결국 선수들은 크고 작은 성취를 통해 자신감을 얻고 인정받기 시작하면서 자신의 종목을 좋아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런 성취를 통해 얻은 흥미는 지속적으로 목표에 몰입하는 데 큰 힘이 된다."(129~130쪽)

서울시정일보 손수영 기자 hmk069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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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몰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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