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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여행] 보성 티벳박물관에서 들은 관세음보살 탄생설화

[사찰여행] 보성 티벳박물관에서 들은 관세음보살 탄생설화

  • 기자명 김상록 기자
  • 입력 2020.01.05 00:16
  • 수정 2020.01.05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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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최초의 티벳박물관이 있는 전남 보성 대원사를 찾다.
- 사랑과 자비의 마음이 필요한 현대에 울리는 관세음보살의 자비 메세지

 [서울시정일보] 옴 따레 뚜따레 뚜레 소하

이것은 따라보살 만트라이다. 유튜브에서도 쉽게 이 만트라의 아름다운 음률을 들을 수 있는데, 류시화시인의 수필집에도 언급된 진언(眞言)이다. 시인이 북인도의 어느 마을을 찾았을 때 길거리에서 추운밤을 보내는 한 가족을 만나서, 그들은 전재산을 처분하고 인도 전역을 성지순례한다는 얘기를 듣고 짜이(차종류)를 사주고 약간의 여비를 드리자 그들이 십분 넘게 이 진언을 들려주었다고 한다.

전남 보성군 대원사에 위치한 티벳박물관 전경
전남 보성군 대원사에 위치한 티벳박물관 전경

인도에서 불교가 거의 사라진지 오래 되었지만 아직도 인도 일부에서 구전되는 만트라인가 보다. 전남 보성의 대원사와 함께 있는 티벳박물관을 방문하면서 내심 이 따라보살 만트라를 물어보리라 작정했던 나에게, 티벳에서 왔지만 한국말에 능숙한 스님이 계셔서 직접 이것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진언을 중요시하는 것은 밀교불교의 전통인데, 티벳스님에게 직접 들은 따라보살 이야기인 만큼 믿을 만한 정보(?)일 것이라 생각한다.

티벳박물관의 안내를 맡은 티벳스님이 전시된 관세음보살상을 설명하고 있다.
티벳박물관의 안내를 맡은 티벳스님이 전시된 관세음보살상을 설명하고 있다.
티벳의 관음상은 10개의 머리와 맨 꼭대기에 아미타불의 두상이 있다.
티벳의 관음상은 10개의 머리와 맨 꼭대기에 아미타불의 두상이 있다.

인터넷에 제목만 검색해보더라도 따라보살은 관세음보살의 눈물에서 탄생한 존재로 묘사된다. 관세음보살 자체가 자비의 대명사임에도 고통받는 존재들에 대한 연민(눈물)을 더 강조한 따라보살의 탄생신화가 따로 있다는 것이 이채롭다. 아마도 그만큼 사바세계 존재들의 고통이 크기 때문에  힘들고 어려운 시대일수록 따라보살 만트라를 찾는 사람들이 많고 더 많이 불리기 때문일 것이다.

관음보살의 눈물에서 탄생했다는 설화의 따라보살 그림
관음보살의 눈물에서 탄생했다는 설화의 따라보살 그림, 여인의 모습을 하고 있다.

박물관의 티벳스님이 알려준 따라보살의 탄생신화는 조금 더 자세하다. 관세음보살은 항상 눈물을 흘리는 존재라고 한다. 그리고 그 눈물의 바다에서 큰 연꽃이 21개의 연잎과 함께 솟아올랐다고 한다. 그리고 각 연잎마다 따라보살들이 태어나서 울지마세요. 저희가 함께 중생을 구제하겠습니다.”며 위로하였다고 한다.

21명의 따라보살을 그린 불화
21명의 따라보살을 그린 불화

갑자기 외국 스님이 물어왔다. “혹시 관세음보살 탄생설화를 아시나요?” 글쎄요. 지장경에는 지장보살의 탄생설화가 자세히 언급되어 있는데 관세음보살은 아미타경에서 아미타불의 왼쪽에 있는 존재로만 알려졌을 뿐 탄생설화는 들은 적이 없었던 것이다. 스님은 관세음보살의 염불을 많이 하는 한국 불자들이 탄생설화를 알기를 원한다며 자세한 탄생설화 얘기를 들려주었다.

 

관세음보살은 아미타불의 극락세계에서 탄생한다. 극락세계에는 신분도 남녀의 구분이 없지만 리더급 존재는 있었나보다. 한 왕이 있었는데 슬하에 자식이 없었다고 한다. 연꽃 화생으로 태어나는 극락세계에서 부모자식의 관계는 필자는 이해하기 힘들지만 아마도 자식같은 후원자의 관계가 아니였을까하고라 이해했다. 그래서 아미타불이 이를 아시고 왕에게 어디에서 자식의 인연을 가진 존재가 태어날지를 알려주었고, 적당한 때가 되자 알려준 그곳에서 커다랗고 만삭 모양의 연꽃 봉오리가 생겨났다고 한다. 왕이 그 얘기를 듣고 감동하여 피기전의 연꽃을 보고 감사드리며 다음과 같이 기도했다고 한다. “이곳에서 태어나는 분이 누구든지 그 존재를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그러자 그 연꽃이 피어서 관세음보살이 탄생하였고 그 존재는 태어날 때부터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왕은 관세음보살을 진언 옴마니반메훔을 외우며 모시고 갔고, 관세음보살은 아미타불을 대신하여 강의를 하면서 자유시간에는 세상을 관()하며 눈물을 흘리더라는 것이다. 시간이 흘러 관세음보살이 더 성장하게 되자 아미타불에게 중생구제를 발원(發願)하기를 “양손으로 쓸어 모으듯이 모든 중생을 구제하고 그래도 구제되지 못하는 중생이 있다면 제 몸이 천개로 쪼개져서 죽겠습니다.”라는 서원했다고 한다. 그 후 보살은 두 손으로 쓸어 모으듯이 수많은 중생들을 극락세계로 인도하였다. 그러나 천명의 중생을 극락으로 인도하고 남은 100명의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사바세계로 갔더니 이미 천명의 중생이 새로 태어나는 것이 계속 반복되더라는 것이다. 끝이 없는 구제작업 중 끝없는 중생의 세계를 깨닫고 관세음보살의 마음에 문뜩 이렇게 해서 과연 모든 중생을 구제할 수 있을까?'라는 잠깐의 의문이 들었고 그러자말자 천개의 몸으로 터져서 관세음보살은 죽게 되었다고 한다. 이를 지켜보던 아미타불은 천개의 몸을 모아서 보살의 몸을 만들어주며 천개의 손과 천개의 눈을 만들어주었다고 한다. 그리고 10개의 머리와 그 위에 아미타불을 모시는 형상이 되었다고 한다.

 

이 탄생설화가 상징하는 의미가 무엇이든 초롱초롱한 외국인 스님이 알려준 관세음보살 이야기는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크다. 개인주의와 함께 이기심으로 점철된 우리사회의 수 많은 문제를 해결하려면 더 많은 배려와 자비심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진정한 자비심은 나와 남을 하나로 보는 마음에서 나온다고 한다. 즉 함께 울어줄 수 있어야한다.   천수천안을 얻어서 더 많은 중생을 찾아내고 더 많은 중생을 건질 수 있는 그리고 21명의 따라보살들이 함께하기에 관세음보살이 더 이상 눈물의 보살이 아닌 행복의 보살이 되기를 바래본다.

한겨울임에도 대원사 뜰에는 낮게 엎드린 꽃이 피어있다.
한겨울임에도 대원사 뜰에는 낮게 엎드린 꽃이 피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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