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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 본 세계, 중국 [서호]

시로 본 세계, 중국 [서호]

  • 기자명 김윤자 기자
  • 입력 2013.02.14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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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호
-중국 기행

김윤자

내 죽어 가는 곳이 이리 고우면
삶과 죽음의 경계선은 오늘 사라진 것이다.
하늘에 천국이 있다면
지상엔 항주와 소주가 있다는 옛말은
중국 항주시 전당강물이
삼십삼일 만에 이루어낸다는 서호 15Km의 수변에
버선발로 늘어선 복사꽃 하나로도 족하다.
소제비 비문에 소동파의 철학이 일어서고
*삼탄인월 석등에 서른여섯 개 달이 뜨는 보름이면
적벽부는 붉은 울음으로 밤을 태웠으리
수많은 문인묵객의 발길을 매어둔, 이 고요의 물마루
수상 기와집 유람선은 흰 세월 잘라낸 숫가슴 태우고
그 날 그랬듯이, 비단 물결 위를 푸른 용으로 달린다.
호수 너머 산을 날개로 솟아오르는 래봉탑 다독이며
정숙한 여인으로 호수에 떠있는 꽃무늬 섬들
선녀가 건너갔을 무지개다리 위를 사람이 걷고 있는
신이 소리 없이 내려놓은 걸작품, 서호엔 玉詩가 산다.

*삼탄인월:호수의 깊이를 재려고 세워둔 석등이 3개 있는데, 하나에 구멍이 5개씩, 그 곳에 촛불을 켜면 모두 15개+서호에 비친 촛불 15개+하늘에 뜬 달 1개+호수에 비친 달 1개+술잔에 뜬 달 1개+마주한 사람의 눈에 뜬 달 2개+사랑 1개=모두 36개의 달이 뜬다는 아름다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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